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포켓몬고 스페인 서울간 거리 10000km
너와 나의 거리 정확히 10,000 km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한국시간으로 오전 9시쯤 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은 흐릿한 미세먼지가 가득한 풍경이었다. 또한 차가운 칼바람이 부는 날씨는 너무나도 추웠다. 곧장 스페인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 지게 만들었다. 10,000km 너머에 있는 따뜻한 파라다이스여......

 


 

  우리는 입국 수속이라는 가장 큰 난관만을 남겨두었다. 선물용으로 구매한 다량의 하몽이 과연 세관을 무사통과할 수 있을지 전혀 모르겠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축산물가공품은 반입이 금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나는 엄청나게 걱정을 했다. 지난번에 말했듯이 하몽을 사서 들어온 사람들은 1)신고하고 통과, 2)신고해도 뺏기니 구매하지 않기, 3)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운이 좋게 통과의 세 가지 유형이 있었다고 한다. 이미 구매를 끝마쳤기 때문에 2번은 글렀고, 1번과 3번 중 선택해야만 했다.

 짐을 수령할 수 있는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우리 수하물이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짐에 검사 요망 태그가 붙어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휴, 다행히 아무 표시도 없다. 다음으론 세관신고서를 작성하고 입국장을 무사히 빠져나가는 것이 남았다. 우리는 전부 '아니오'에 체크 후에 작성을 마쳤다. [3번 선택] 세관직원들은 출구 앞에 있는 보안검색대 앞에 서서 세관신고서를 하나하나 걷고 있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신고서만 제출하고선, 곧장 출구로 향했다. 우리도 그 행렬에 은근슬쩍 끼어들어서 통과했고, 무사히 인천 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하물이 비행기에서 내려져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때, 검사를 통해 대부분의 금지품목들은 걸러진다고 한다. 그래서 짐에 검사 요망 태그가 붙지 않는 이상, 나머지 사람들은 세관신고서만 받아서 통과시킨다. 물론 수상해 보이는 사람, 전과가 있는 사람 같은 임의의 몇 명의 사람을 콕 집어서 정밀검사를 하기도 한다고 한다.

 

인천공항 제 2터미널 입국장
인천공항 2터미널 입국장, https://www.airport.kr/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각종 처리할 일들을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우선 가볍게 끽연한 뒤에, 와이파이 도시락을 반납하고, 근처 환전소에서 남은 현금을 전부 환전했다. 그러다가 문득 손이 조금 가볍다는 생각을 했다. 두꺼운 옷을 따로 모아둔 쇼핑백 하나가 없어진 것이다! 나는 깜짝 놀아서 우리가 들렀던 곳을 찾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다가 아까 세관신고서를 작성하는 테이블에 두고 온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미쳤다. 그런데 공항 내부로 역행할 수 있을까? 출구 앞에 서 있는 보안요원에게 문의했더니, 가능하니까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하셨다. 인터폰으로 연락을 하니까 안쪽에서 직원이 나와서 나를 데려갔다. 내가 분실물을 습득할 때까지 같이 동행한 뒤에 다시 출구까지 안내해주었다. 이로써 모든 걱정이 끝이 났다.

 


 

 곧장 공항철도를 타고 홍대입구 역으로 갔다. 약 한 달만에 집에 돌아오니 뭔가 어색했다. 짐을 모두 내려놓고 바로 상수동으로 향했다. 나는 해외를 다녀오면 뒤풀이로 반드시 먹는 김치볶음밥이 있다.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은 전부 혼자였기에 김치볶음밥은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형님과 함께였으므로, 다른 뒤풀이 메뉴를 선택해야 했다. 상수동에 있는 아주 맛있는 닭볶음탕 집으로 결정했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여기가거기 닭볶음탕
여기가거기 닭볶음탕

 

 예전에 비 오는 날 갑자기 닭볶음탕이 당겨서 닭도리탕 집을 찾던 중이었다. 집 근처에 있는 여기가거기를 발견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딱 한 번 먹어보고는 평생 단골이 된 이 가게는 정말 미쳤다. 마늘과 고춧가루를 아낌없이 써서 국물이 엄청나게 한국적인 맛이다. 또한 닭고기가 큼직큼직해서 고기 양도 적지 않다. 그리고 부침개나 두부김치 같은 사이드 메뉴 안주가 균일가이기 때문에 가난한 대학생들이 든든하게 술 먹기에도 정말 좋은 곳이었다. 닭도리탕을 다 먹고 나면 김과 참기름이 듬뿍(진짜 듬뿍) 들어간 특제 볶음밥을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얼큰한 한식을 양껏 먹으면서 유럽 음식에 혹사당했던 위장을 달래주었다.

왜 소주가 한 병에 4,000원밖에 안 하지? 원래 9,000원 아니었나?

 

 

 비행기를 내려서 집에 올 때까지는 괜찮았다. 한국시간으로 9시에서 10 시사이면, 스페인 시간으로는 2시에서 3시니까 말이다. 거의 이 시간까지 놀다가 잠들곤 했으니 괜찮았다. 그런데 이제 뒤풀이 장소로 도착하니까 몸이 점점 푹 잠기기 시작했다. 스페인 시간으로 새벽 5시와 6시를 헤매고 있는데, 비행기에서 잠은 한숨도 안 잤으니, 몸이 엄청 무거워졌다. 벌써부터 시차 적응이 시작되었다.

 이 시차 적응을 이길 방법은 오직 술로 적시는 것 밖에 없다. 낮 1시부터 시작된 시차 적응을 위한 대환장 뒤풀이는 밤 11시까지 이어졌다. 두 사람 모두 꾸벅꾸벅 졸면서 소주잔을 비워갔다. 술에 적당히 취해서 밤 시간에 잠들면 시차 적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먹고 마시면서 졸음을 참았다. 서로 잠들려고 들면 깨워가면서 시차 적응을 해야 된다고 외쳤다. 밤 11시쯤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잠을 청하기로 했다. 우리의 선택은 옳았다. 정상적인 시간에 정상적으로 잠들었다!

 

시차적응에 잠들지 못한 두 남자의 카톡
시차적응 못한 남자 둘

 

 

그러다가 갑자기 새벽에 정신이 엄청 말똥말똥해져서 아침 9시에도 잠들지 못했다고 한다.

 

 

 


 

30박 33일 유럽여행 비용 계산기
30박 33일 유럽여행 비용

비행기 삯+유레일패스+환전+기타 물품구매 = 211만

여행 중 출금 및 카드 사용 = 52+58+12+25 = 147만

할인 및 재환전, 기타 환급금 = -( 10 + 10 + 6 + 7 )= -33만

1인 당 326만 원, 1일 평균 10만 원 사용.

 

2019 유럽여행에서 먹은 음식들1유럽여행에서 먹은 음식들2
유럽에서 먹은 음식통계

라면(12) + 햄버거(12) + 빵(13) = 37끼 (약 12일을 패스트푸드만 처먹었네......)

돈 아끼려고 먹은 것이 아닌, 귀찮아서(빵, 햄버거)-정말 먹고 싶어서(라면) 먹게 된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

 

 

 

2019 유럽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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