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스페인 시체스 190218 날씨
190218, 바르셀로나<->시체스, 구름 한점 없음, 31일 차 오전일정


스페인 시체스 해변으로 가는 골목길
스페인 시체스, 해변으로 가는 골목에서

 

 스페인 시체스는 바르셀로나 서쪽에 있는 해변 관광도시다. 규모는 조그맣고, 해변을 따라서 하얀색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정말로 이국적이다. 여름에는 엄청나게 많은 방문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근처에서 휴양을 즐긴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2월이며, 겨울이다. 한국에서 겨울 바다를 보러 갔던 기억을 뒤져보면 오직 차가운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우중중한 하늘, 남색 바다 그리고 차갑고 강렬한 바람까지. 하지만 따뜻한 지중해의 겨울바다는 어떨까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전 내에 시제스의 바닷바람을 맞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오전 11시를 달려가고 있었다. 형님께서도 비슷한 시간이 기상하셨기에,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며 웃었다. 낮잠을 아주 푹 자기도 했으며, 어젯밤 음식이 맛이 좋아서 과식을 했더니 도저히 일찍 잠들 수가 없었다. 형님은 새벽 3시쯤, 나는 5시에 잠이 들었던 것이다. 우리는 한국시간으로 시차 적응을 미리 했다고 합리화했다. 

 

아침식사, 간편 스프, 빵, 오렌지

 

 아침을 챙겨 먹고, 마지막 여행지로 출발했다.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잔뜩 긴장하면서 주변을 살폈다. 비록 전부 미수였지만, 여러 번 겪어 본 소매치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의심스러웠다. 특히 개찰구에서 만난 껄렁껄렁한 외국인 3명 무리가 무척이나 의심스러웠다. 줄이 없음에도 내가 서 있는 개찰구 뒤를 바짝 따라온다거나, 다른 호선을 타려는 움직이었다가 갑자기 우리 쪽으로 따라온다는 등 내 신경을 바짝 곤두서게 만들었다. 지하철 내부에선 벽을 등지고 그들을 지속적으로 응시했다. 경계가 심해서 포기를 한 것인지, 건실한 청년들인데 우리가 착각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들은 몇 정거장 뒤에 지하철에서 내렸다. 휴...

 

BARCELONA-SANTS 역, 바르셀로나 상트 역

 

 바르셀로나 상트 역에 내려서 경춘선 느낌의 시외 경전철로 갈아타야 했다. 지하철과 노선이나 요금이 전혀 달랐는데, 덕분에 엄청 혼란스러웠다.

SITGES 가는 법과 요금

- BARCELONA_SANTS 역에서 R2 탑승.

- 1회 편도요금 : 4.2 eu (왕복 8.4 eu).

 지하철 10회권은 10.2 eu밖에 하지 않으며, 동행끼리 여러 번 찍을 수도 있다. 그런데 R노선은 1회권이 무려 4.2 eu나 되었다. 심지어 기본노선이 R1부터 R12까지 12개가 있었으며, 몇몇 구간의 종점이 다른 덕분에 노선 개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전광판 앞에 서서 노선체계를 이해하기 위해 5분 가까이 눈에 힘을 줬다. 하지만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다른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탑승하는 열차를 따라서 타기로 하고, 계속 눈치를 봤다. 다행히 따라 탑승한 열차가 시체스를 지나는 노선이었다.

 

시제스 역, 눈부신 햇살
시체스 기찻길 옆 이정표

 

 기차는 지중해를 끼고 해변을 달렸다. 좌석도 여유롭고, 내부도 깔끔해서 아주 쾌적했으며, 정차역도 적어서 금방 도착할 것 같았다. 약 40분 만에 시체스에 도착했다. 시체스 역은 작은 간이역 같은 느낌이었다. 역과 주변 건물들이 하얀색과 병아리 색으로 이루어져서 아주 눈이 부셨다. 또한 야자나무가 푸른 잎을 자랑하고 있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스페인 시체스 이국적인 골목스페인 시체스 해변 앞 골목
이국적인 골목

 

 강렬한 햇빛, 차갑지 않은 바닷바람, 그리고 이국적인 골목까지. 강한 햇빛 덕분에 눈에선 눈물이 났다. 특히 포켓스탑도 충분히 많았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펄기아 레이드도 타이밍 좋게 부화를 해서 한 마리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곤 곧장 바다내음을 따라서 해변으로 향했다. 역에서 해변까지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이고, 도시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길을 잃은 염려는 없었다.

 

스페인 시체스 모래사장
하얀색 건물들과 모래사장
스페인 시체스 파도치는 해변
파도치는 해변
요트가 모여있는 선착장

 

 해변에 도착해보니 지금이 2월이 맞는 것인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왜냐하면 햇살과 바람이 너무나도 따스해서 살짝 땀이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수평선에 닿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 모래사장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 모래사장을 따라서 식당과 상점들도 문을 열어두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머물렀다. 나름 비수기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심지어 일부 관광객들은 수영복을 챙겨 입고 선 파도를 가르고 있었다. 꼬맹이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물장구를 치고 있었으며, 그 아이의 부모님들은 고운 모래에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이것이 연중무휴로 따뜻하다는 지중해성 기후구나라고 생각했다.

 

스페인 시체스 성 바톨로뮤 성당
성 바톨로뮤 성당

 

 시체스의 골목은 꽤나 복잡했다. 그러한 골목골목에는 사진을 찍으면 좋을 포인트가 정말로 많았다. 마치 숨은 보물을 찾는 기분이었다. 커다란 성당과 그 주변을 따라서 침입을 막는 성벽이 증축되어 있었는데, 가만히 앉아서 수평선을 눈으로 따라 그리기 아주 좋은 장소였다.

 

스페인 시체스 대포
네오 암스트롱 제트 사이클론 암스트롱 포

 

 시제스에 도착했을 때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있었기에 무척 배가 고팠다. 샹그릴라와 감바스가 그렇게 맛있다는 식당을 미리 수배해뒀다. 완벽한 해변에서의 점심을 위해서 열심히 검색한 결과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모래사장에 우리들의 발자국을 남기며 식당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

 

 

오후 일정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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