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219 모스크바 날씨
190219, 바르셀로나-모스크바-인천, 맑음


러시아 모스크바 눈 쌓인 비행사진
눈 쌓인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내부에는 흡연구역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공항 내부에 흡연구역을 없애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흡연자의 입장에서는 장시간 비행기간 동안 절연하는 것이 엄청나게 힘들다. 그래도 과연 불곰의 나라 러시아라는 것일까? 정말 사람들이 거침이 없다. 공항 이용객들은 정말 대놓고 화장실에서 끽연하기도 한다. 만약에 공항경비대에 적발되어도 5만 원 상당의 벌금을 물 뿐이라고 하니, 리스크가 별로 없는 안전한 모험을 시도한다. 벌금을 물어야 할 공항직원도 가끔 그 무리에 끼어있거나, 담배연기를 뿜으면서 화장실 변기 칸에서 나오기까지 한다......

예전에는 아이코스 라운지, 글로 라운지 등 연초형 전자담배 전용 라운지도 있었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전부 폐쇄되었다.

 


 

 귀국 편으로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모스크바 행 비행기가 예약되어있다. 남은 북엇국에 계란을 하나 풀어서 먹고선, 숙소에서 체크아웃했다. 어젯밤에 구매한 하몽 덕분에 배낭과 캐리어가 정말 빵빵하다. 하지만 여행 첫날보다 무게는 오히려 줄었다. 왜냐하면 가져온 소주를 전부 처리했으니까 그렇다. ㅋㅋㅋㅋㅋㅋ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가기 위해선 L9, 9호선을 타고 가야 하는데 마침 우리가 있는 TORRASA 역과 연결되어있었다. 우리 숙소가 핵심지역으로 가는 1호선과 공항까지 연결된 9호선을 모두 가진 엄청난 역세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지어 조용하고 사람들이 친절하기까지 한 아주 좋은 동네였다. 9호선의 문제라면 플랫폼이 엄청나게 엄청나게 깊게 있었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려고 내려가는 것보다 조금 더 깊은 정도였다. 그래도 열차는 금방 도착해서 바르셀로나 공항 제2 터미널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개찰구를 통과하려고 보니까, 우리가 가진 T10(10회 교통권)으로는 통과를 하지 못했다. 공항까지 오면서 추가 요금이 붙었기 때문인데, 옆에 있는 자판기에서 따로 티켓을 추가 구매해야만 했다. 어젯밤에 모든 동전을 사용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애를 썼는데, 여기서 다시 동전이 생기게 돼서 살짝 열 받았다. 2명 분 추가 요금이 9.8 eu라서 자판기에 20유로를 넣었다. 당연히 10유로 한 장과 10센트 2개가 나올 줄 알았다. 놀랍게도 5센트 4개와 2유로 5개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동전이 엄청나게 생겼다. 아오 빡쳐.

수하물을 체크인하고 출국심사까지 모두 마친 뒤에 점심 겸 동전 소비용으로 버거킹에 가서 햄버거와 음료수를 구매했다. 키오스크가 없어서 말로 주문을 했는데, 주문하지도 않은 추가 치즈가 들어가는 바람에 동전이 더 발생할 뻔했다. 손짓 발짓으로 겨우 짜 맞추니까 5센트 2개와 1센트 3개를 남기는 기적을 만들었다. 그래도 5개나 된다........ 졸지에 기념품이 생겨버렸다.

 


 

눈 덮힌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러시아 모스크바

 

 모스크바 행 비행기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엄청 여유롭게 좌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3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했는데, 창 밖에는 온통 눈밖에 없었다. 여행 시작 때처럼 눈보라가 휘몰아치지는 않았지만, 온통 하얀 세상뿐이었다. 비행기는 외부에 내려서 공항 게이트까지는 걸어서 이동했다. 나는 정말 큰 용기를 내서 게이트 입구에 서 있는 여성 공항직원에게 물었다. "Can i smo....", "No!"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돌아오는 거절. 근데 러시아 직원 진짜 이쁘다.

 공항 내부에서 입국 수속과 경유 심사를 받기 시작했다. 작은 비행기에 100명도 안 되는 승객뿐이었는데, 엄청나게 더디게 진행되었다. 우리는 일부러 맨 끝에서 여유롭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형님께서 화장실에 다녀오시더니 얼른 따라오라고 하셨다. 경유 심사 장소에 있는 유일한 화장실은 문이 엄청나게 큰 장애인 화장실이었는데, 공간이 아주 넓었다. 이미 화장실 외의 냄새가 나고 있었고, 그 냄새에 적당히 보태고선 밖으로 빠져나왔다. 혹시 몰라서 한 명씩 천천히. 아직도 경유 심사대의 줄은 엄청나게 길었다.

 한 시간의 기다림 끝에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진입할 수 있었다. 약 3시간의 대기시간이었기에 탑승게이트 앞에 앉아서 밀린 웹툰을 보면서 기다렸다. 탑승시간이 되어서 게이트가 열리자 앞에서 대기 중이던 승객들이 게이트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인천행 비행기에는 정말 많은 한국인들이 탑승해있었다. 다들 여행을 끝마치고 귀국하는 길일까? 또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가득 차 있어서 엄청나게 복잡했다. 짐을 넣을 수 있는 찬장에는 이미 짐이 가득 차 버려서 작은 짐은 의자 밑에 넣어야만 했다.

 

러시아 아에로폴로트 기내식
아에로폴로트 기내식

 

 비행기가 도착하는 시간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8시 반 정도였다. 문제라면 잠이 전혀 오지 않아서 밤을 꼴딱 새우는 기분으로 약 10시간 가까이 깨어있었다. 앉아서 소설을 읽거나, 앞에 설치된 스크린을 조작하거나, 일기를 썼다. 또한 음료나 기내식이 나오면 열심히 먹었다. 첫 번째 기내식은 정말 맛있었지만, 두 번째 기내식은 물려서 먹다가 남겼다. 어서 서울에 가서 얼큰한 음식에 소주 한 잔을 먹고 싶다. 다행히도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에 모든 일기를 쓸 수 있었다. 

 

일기의 끝
일기 끝!!!!!!!!!!!!

 

 인천공항에 착륙하자마자 눈살이 찌푸려졌다. 왜냐하면 엄청난 미세먼지가 하늘 가득히 끼어있어서 시계가 정말 흐릿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맑은 하늘과는 정말 천지차이였다.

곧장 집으로 가서 짐을 풀고, 상수동으로 이동했다.

 

그리운 한국에 도착했지만, 바로 유럽이 그리워지는 모순 속에서 여행이 끝이 났다.

 

 

뒤풀이 이야기로 계속......(찐찐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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