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스페인 바르셀로나 190215 날씨
190215, 바르셀로나, 맑음, 28일차 저녁


스페인 구엘 공원에서 본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 공원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은 원래 공원이 될 운명이 아니었다고 한다. 안토니 가우디의 최대 후원자이자 친우인 구엘 백작을 위해서 작은 도시를 지어주기로 했는데, 아쉽게도 예산 부족으로 미완성이 되었다. 이것을 바르셀로나 시에서 사들여 공원으로 꾸민 것이 구엘 공원의 탄생 비화이다. 영국의 전원도시를 모델로 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디에서 영국을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가우디의 사심이 가득한 영국풍 공원. (출처: 위키백과: 구엘 공원)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에스컬레이터
구엘 공원 에스컬레이터

 

 바르셀로나 지하철 3호선(초록색 라인)을 타고 Vallcarca 역에 내렸다. 구글 지도의 안내에 따라 최단거리의 경로로 이동한 것인데, 최단경로가 최고경사일 줄은 몰랐다. 엄청난 높이의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우리를 반겼다. 대략 300m의 언덕길에 8개가 넘는 가파른 층계가 있었다. 겨울철에는 구엘 공원이 오후 6시에 입장을 제한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에서도 걸으면서 올라갔더니 무지 힘들었다. 심지어 중간에 2곳 정도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서 더 끔찍했다.

 

후문에 있는 돌탑

 

 다행히도 대문은 크게 열려있었고, 앞에 서있는 경비원도 제지를 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매표소가 있었지만, 입장권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들어갔다. 얼마나 열심히 올라온 것인지 구엘 공원의 중심부는 이곳에서 조금 내려가야 하는 것 같았다. 입장하자마자 만난 것이 거대한 돌탑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이곳보다 높은 곳은 없는 엄청난 전망대였다. 들어가지 말라고 밧줄로 울타리를 쳐 두었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었다. ㅎㅎㅎ 그래서 우리도 올라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파란 하늘
파란 하늘과 바르셀로나 전망
스페인 바르셀로나 노을지는 모습
바르셀로나의 모습
멀리서 보이는 사그라 코크 성당과 티비다보 놀이동산

 

 우뚝 솟은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철저한 계획도시인 바르셀로나의 각진 도로와 건물의 모습 역시 아주 잘 보였다. 동쪽에는 벙커 전망대가 보였고, 서쪽 산 꼭대기에 멋진 성과 관람차가 보였다. 바로 티비다보 놀이공원이 있는 곳이었고, 성처럼 보이는 것은 놀이공원 바로 옆에 있는 사그라 코크 성당이었다.  정말 바르셀로나의 모든 곳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었다! 역시 구엘 공원이라서 그런가 입구부터 엄청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버스킹
커플 그리고 음악

 

 특히 이곳에서는 버스킹을 자주 한다고 한다. 우리가 본 음악가는 하모니카와 통기타로 감미로운 음악을 뿜어냈다. 자신의 음반 CD도 냈는지, 앞에 펼쳐놓고 판매도 하고 있었다. 가끔 락 공연을 하기도 한다는데, 정말 궁금했다. 노을이 서쪽산을 반쯤 넘어가고 있는 광경과 잔잔히 흐르는 음악과 합쳐져 극도로 감성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저곳에 앉아있는 커플처럼 되고 싶다.

 


 

2월???의 구엘공원
구엘공원

 

 바르셀로나의 정경을 한눈에 담고 있자니, 곧 해가 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얼른 언덕을 내려가서 구엘 공원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야자수였는데, 현재 날짜를 의심하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또한 기암괴석처럼 깎아놓은 인공 석굴은 정말 독특했다. 사실 공원이 엄청 넓기 때문에, 가우디의 손이 거쳐간 유명한 작품들은 중심부에 전부 모여있다. 이렇게 넓은 곳에 개인이 도시를 짓기를 희망했다니, 구엘 백작의 재력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설계단계에선 분명 가능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시공을 한 것이 아닐까?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 공원 관광객들
수 많은 관광객들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 공원 타일벤치
구엘 공원의 인공석굴
스페인 바르셀로나 타일의 불규칙함
그냥 막 붙였나?

 

 구엘 공원을 주제로 하면 항상 출현했던 타일 벤치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공원 중심부를 크게 두르고 있는 이 기다란 벤치는 알록달록한 타일 조각으로 이루어진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그냥 예쁜 타일을 잘 구운 뒤에 망치로 깨고 뒤섞은 뒤에 붙여놓은 것 같았다. 가우디는 직선과 반듯함과 질서를 싫어하는 걸까? 곡선, 기괴함, 볼륨감을 표현한 작품이 많다. 특히 인공 석굴은 정말 기괴했다. 그 안을 지나는 것도 꽤나 외계 동굴을 지나는 느낌이 났다. 왜 기둥을 나선으로 표현해서 보는 사람의 기분까지 소용돌이치게 만드는 것일까.

 수많은 관광객들이 벤치에 앉아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곳에도 전망대가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곳에 몰려있었기 때문에 비집고 들어가야만 했다. 심지어 타일 벤치를 밟고 올라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벤치의 내구도가 조금 걱정되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정문
구엘공원 정문

 

 기괴한 동굴을 따라서 언덕을 계속 내려가니 '정문'같은 곳이 나왔다. 우리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던 곳은 후문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내려던 지하철 전 역에서 버스를 타면 곧장 정문에 내려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상당히 머쓱해졌다. 우리의 에스컬레이터 등반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구글 지도가 그렇게 알려줬는데, 정말 최단거리만을 계산하는 우리 구글 지도 칭찬해......! 하지만 정문으로 올라왔으면, 아마도 버스킹과 커플과 노을이 춤추는 멋진 돌탑의 존재는 알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정문으로는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직 공원 좌우측에 있는 후문으로만 입장해서 출구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기념품가게
정문에 있는 사무실

 

 헨젤과 그래텔에서 묘사되었던 과자집처럼 독특한 건물이 정문에 2채 세워져 있었다. 기념품 가게와 사무실을 겸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도 과자집과 버섯집이라고 불리는 것 같았다. 구엘 공원을 빠져나오니 역시 엄청난 길이의 내리막길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후문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말이다. 우리는 가까운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기 시작했다.

 내일은 숙소를 외곽지역의 좋은 곳으로 옮기기 때문에, 미리 답사를 위해 이동했다. 사실 구엘 공원도 답사가 목적인 방문이었다. 답사를 하는 이유는 내일 체크아웃 시간에 꾸꾸리 커뮤니티 데이가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짐을 들고 포켓몬 고를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최적의 장소를 찾아서 이리저리 헤매었다.

 참고로 내일 옮길 숙소는 바르셀로나 FC의 구장 캄프 누와 아주 가깝다.

 

 

 저녁 일정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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