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스페인 바르셀로나 190214 저녁 날씨
190214, 바르셀로나, 맑음?, 27일 차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당연히 안토니 가우디를 꼽을 수 있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건축가로서, 일생동안 스페인 곳곳에 독특하고 멋진 건축물들을 지었다. 바르셀로나에는 화려한 저택인 구엘 저택, 정말로 독특한 정원인 구엘 공원, 아파트 카사 바트요, 아직도 완성되지 못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까지....! 바르셀로나에 오면 그의 작품들만 돌아봐도 하루가 모자를 지경이다.

 주관적인 견해로, 그의 작품은 정말로 난해하고 화려하다. 알 수 없는 곡선과 더 알 수 없는 장식들로 인해 나는 큰 혼란이 왔었다. 건축 관련 교양수업을 들을 때는 정말 독특한 건축가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담고 보니 독특이란 말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이게 20세기 초반에 나올 수 있는 미적 감각인가? 한 마디로 '더 이상 이 세상의 작품이 아니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노을을 받은 사그라다 파밀리아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입구 장식
노을을 듬뿍 받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Ciutat comtal에서의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니까 벌써 오후 5시였다. 아침 먹고 먹은 것이 없으니까 점심이 맞다. 우리는 저녁거리와 부족한 소주를 보충하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한인마트로 향했다. 끝없이 반복되는 블록 건물들을 헤쳐나가다 보니, 갑자기 똭! 하고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우뚝 솟은 첨탑이 나타났다. 4개의 높은 첨탑은 막 지기 시작한 노을을 잔뜩 머금고 붉게 빛나고 있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완성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아직도 공사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에 공사를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거대한 크레인이 두 대나 성당을 둘러싸고 있었다. 첨탑 뒤쪽에는 비계가 높게 쌓여있었고, 아직도 공사 중인 것이 분명했다. 예상 완공일은 2026년이라고 하는데, 조금만 더 늦춰지면 공사기간 140년을 채울지도 모르겠다. 성당을 짓는다는 것은 하루에 벽돌 한 장을 쌓아도 충분하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140년은 정말 길지 않은가 싶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붉은색 사그라다 파밀리아
노을에 완전히 물들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한 바퀴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다가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보안검색대 앞에 줄을 섰다. 줄을 서자마자, 직원이 갑자기 금줄을 치고 출입을 막는 것이 아닌가? 오후 6시가 입장 마감 시간인 것 같았다. 내부에서 어머니께 드릴 손목 묵주를 구매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종탑도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 찾아볼 걸 그랬다.

 

입장료(성인)
 - 기본 입장권 : 15.0 eu
 - 입장권 + 오디오 : 22.0 eu
 - 입장권 + 종탑 + 오디오 : 29.0 eu

운영시간
 - 비수기(11월~2월) : 9시 ~ 18시
 - 3월 or 10월         : 9시 ~ 19시
 - 성수기(4월 ~ 9월) : 9시 ~ 20시

-2019년 기준-

 

스페인 바르셀로나 한인마트 LEE 식품
LEE 식품

바르셀로나 한인마트 LEE 식품

 

원래 목표였던 한인마트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단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었다. 가게 이름은 LEE 식품, 사장님이 이씨인가 보다. 크기는 동네슈퍼 정도였지만, 우리에겐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모자란 라면과 햇반을 조금 구매하고, 숙소를 옮기면 한 번 만들 생각으로 카레가루도 구매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주, 빨간 뚜껑으로 넉넉히 구매했다. 가격은 병당 8천 원가량 했지만, 쏘주 없인 못 살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
카탈루냐 광장 분수대

 

 그대로 걸어서 카탈루냐 광장까지 이동했다. 중간에 완전히 해가 지면서 어둑어둑해졌고, 카탈루냐 광장의 분수대에는 화려한 조명이 밝혀졌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밸런타인데이였다. 어쩐지 포켓몬고에서 분홍색 하트 모양 포켓몬이 쏟아져 나오더라니...... 분수대 앞에서 아름다운 키스를 하는 커플들을 쓸쓸히 쳐다보며, 분수처럼 눈물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 분수대
신성한 분수대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

 


 

 숙소 근처에 있는 까르푸 대형마트에 들러서 부족한 식재료를 구매했다. 현재시간이 밤 9시가 넘었는데도, 상점들은 대부분이 계속 영업 중이었고, 거리는 정말 활기찼다. 까르푸는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이루어졌고, 정말 넓었다. 파는 물건도 정말 많았는데, 특히 신선한 생야채와 맛있어 보이는 고기들이 아주 저렴했다. 마침 불고기 양념도 구매했겠다, 오늘은 신선한 야채와 돼지불고기를 함께 먹기로 했다. 상당히 자주 먹는 음식이지만, 이것만큼 맛있고 완벽한 반찬이자 안주를 떠올리지 못하겠다. ㅋㅋㅋㅋㅋㅋㅋ

 

저녁식사 - 북어국과 돼지고기 쌈밥저녁만찬 북엇국과 돼지쌈밥
오늘은 저녁 만찬- 간편 북엇국과 돼지고기쌈밥

 

 숙소로 돌아와 고기를 볶고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우리 옆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어떤 여자가 걸어 나왔다. 우리는 정말 깜짝 놀랐다. 집에 우리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매운 고추양념과 마늘냄새를 팍팍 풍기면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가 눈살을 찌푸릴까 긴장하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쿨하게 인사하고 숙소를 나갔다. 지금 시간이 밤 10시가 넘었는데, 클럽이라도 가는 것일까? 오오, 드디어 집이 완전히 비었다.

 

티비보면서 저녁식사
엑스박스 구비되어 있음

 

 이제는 진짜로 숙소에 우리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텔레비전 앞에 상을 깔고 반주를 하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으로 알아먹지도 못하는 스페인 방송을 보거나, 주인 놈의 엑스박스로 스트리트 파이터를 하는 등 재밌게 식사를 했다. 빨간 뚜껑은 역시 술에 취하기에는 가성비가 최고인 것 같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도 있었지만, 저장된 메모리가 부족해서 실행하진 못했다. 호스트의 게임 저장기록을 지우는 건 좀 아니지 않은가?

 식사를 마친 뒤 설거지를 전부 끝내고, 혹시나 매운 고기 냄새를 싫어할까 봐 환기까지 꼼꼼하게 한 뒤에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가 있는 숙소는 현관문을 열면 엄청난 끼이이익 거리는 소리가 난다. 새벽 5시쯤, 그 대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깐 잠에서 깼다. 옆방 여자가 밤새 놀다가 돌아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옆방에서 나는 걸쭉한 남자 목소리......?

어?????????????????

 


19/02/14 지출내역

 

점심(ciutat comtal) : 32.4 eu

 (꿀 대구, 푸와그라 스테이크, 계란 감튀, 맥주, 에스프레소)

- 점심식사 팁 : 1.6 eu

- 한인마트(Lee 식품) : 38.95 eu

 (소주, 카레가루, 라면, 젓가락 등)

- 저녁 장보기(까르푸) : 13.41 eu

 (고기, 야채, 과일 등)

 

총 86.36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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