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포르투갈 포르토 190213 날씨
190213, 포르토->바르셀로나, 매우 맑음, 26일 차


포르투갈 포르토 공항 라이언에어 여객기
포르투갈 포르토 공항, Ryanair 여객기

 

 포르투갈 포르토에서의 머무름은 정말 짧았다. 3박 4일의 일정이 아쉬운 적은 정말 처음이었다. 그만큼 포르토의 매력과 따뜻함에 푹 빠졌다는 이야기다. 사실은 싸고 좋은 숙소에 반했을지도. 오늘 낮에는 포르토에서 쇼핑을 하거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밤 비행기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간다.

 


 

 서유럽 여행의 일정과 경로가 정말 이상한 이유는 비용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서였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를 거쳐서 포르투갈에서 여유롭게 귀국하면 정말 완벽한 여행이었겠으나, 포르투갈에서 귀국하는 비행기는 너무 비쌌다. 그나마 바르셀로나에서 귀국하는 비행기 편이 가장 저렴했기 때문에, 기형적인 역행 루트가 나왔다.

파리 -> 바르셀로나(경유) -> 마드리드 -> 리스본 -> 포르토 -> 다시 바르셀로나

 유레일패스도 21일만 유효한 패스로 가져왔기 때문에, 최대한 일정을 걸쳐서 다녔다. 여행 3일 차에 로마에서 패스를 개시하고, 여행 23일 차에 리스본에서 포르토로 가는 마지막 기차여행을 했으니 효율이란 효율은 전부 뽑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저런 핑계로 의외로 여행일자를 많이 까먹어서 발렌시아나 이비자를 가보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포르투갈 포르토 아침식사
삶은 계란, 슾, 바게트 샌드위치, 오렌지주스

 

 계란을 삶고, 수프 가루를 이용해 간단한 아침을 만들었다. 계란은 라면 먹을 때마다 꼭 넣었지만, 많이 남았다. 그래서 그냥 소금 살짝 뿌린 뒤에 전부 삶아버렸다. 차리고 나서 보니까 의외로 영양 밸런스가 엄청 잘 맞는 한 끼 식사가 되었다. 어제 말했던 대로 바게트 햄치즈 샌드위치를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렸더니, 오우야...... 치즈가 녹아서 춤을 추고 있었다.

 

포르투갈 포르토 신학교
숙소 뒤 신학교

 

 아침식사 후에 가볍게 청소를 한 뒤, 체크아웃을 했다. 오늘 밤 8시 45분 비행기였기에, 해가 떠있는 시간 내내 포르토에서 보내야 한다. 계획은 적당한 카페에서 밀린 일기를 쓰는 것인데, 날씨가 너무너무 좋아서 조금 걱정된다.

 

포르투갈 포르토 보아비스타 회전교차로
Rotunda da Boavista, 보아비스타 회전교차로

 

 웰컴센터로 가는 길목에 보아비스타 교차로가 있었다. 이 엄청난 크기의 원형교차로는 무려 9개의 도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중심부에 있는 공원도 엄청 넓고 경치가 좋아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앉아서 좀 쉬었다. 이곳에서 지그제구리 이로치가 형님 손에 들어갔다.

 

포르투갈 포르토 맥도날드 임페리얼에서 먹은 빅맥
포르토 맥도날드 임페리얼, 빅맥

 

 지하철을 타고, 볼량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 카드를 찍다가 먹히질 않아서 새로 한 장 구매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리스본 지하철 카드를 열심히 찍고 있었던 것이다. ㅋㅋㅋㅋ 공사 중인 볼량 시장을 지나쳐서 다시 Aliados 광장으로 향했다. 곧장 맥도날드로 향했다. 어제는 이곳에서 음료만 마셨는데, 오늘은 드디어 햄버거를 먹어볼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맥도날드에서 먹는 빅맥은 과연 어떤 맛일까? ㅋㅋ 똑같은 맛이다. 맥도날드에서 맥주도 팔고 있다. 

 약 2시간 동안 맥도날드 지하에 앉아서 계속 일기를 썼다. 형님은 가끔 밖에 나가서 쇼핑도 하고 레이드도 하고 오셨다. 그런데 갑자기 포르투 전역에서 5성 레이드 알이 엄청나게 발생하면서 일기장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일기는 아직도 포르토에 도착하지도 못했으며, 약 4일 넘게 밀려있었다. 일기는 밀려 쓰는 게 제맛이긴 하다.

 

포르투갈 포르토 길거리1포르투갈 포르토 길거리2
포르토 길거리

 

 포르토 전역을 활보하고 다니다 보니 금방 오후 6시가 되었다. 웰컴센터로 돌아가서 짐을 찾고, 다시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우리가 갈 곳은 E 선의 aeroporto 역이다. 바로 포르토 공항으로 지하철로 조금만 가면 된다. 포르토에 처음 도착한 날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아직도 노선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5개의 노선이 여러 역에 겹쳐 있었지만, 지하철 역에는 상행, 하행의 단 2개의 철로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여행 중에는 겹쳐진 곳에서만 이동했기 때문에, 그냥 지하철이 오면 아무거나 탑승하면 됐다. 하지만 우리는 E 노선의 종점으로 가야 한다. 그럼 무조건 E 노선을 타야 한다는 건데, 어떻게 구분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하철 앞에 서서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 

포르투갈 포르토 지하철 트램 노선도
포르토 지하철 노선도

 

 

 지하철을 3개를 보내고 나서야, 열차 앞 쪽에 전광판을 발견했다. 그곳에서 알파벳이 점멸하고 있었다! 그렇게 E 노선이 오기를 기다렸고, 드디어 탑승할 수 있었다. 대충 설명하면 신도림 1호선과 비슷하다. 신도림에서 구로역으로 이동할 때는 천안행 열차냐, 인천행 열차인가를 잘 보고 타야 한다. 하지만 포르토 지하철은 분화되는 지점이 좀 많은 것뿐이었다. 열차가 어떤 노선인지만 보고 그냥 타면 되는 거였다! 

 이번에는 형님께서 지하철 카드를 잃어버리셨다. 아까 한 번 더 구매한 카드를 건넸다. 물론 카드엔 돈이 비어있어서, 무임승차에 걸릴까 봐 전전긍긍했다.

 


 

 라이언에어(RYANAIR)는 아일랜드를 거점으로 하는 유럽 최대의 저가항공사이다. 말 그대로 저가항공이기 때문에 최상의 서비스가 아닌, 최소의 서비스 최소의 비용을 목표로 한다. 즉, 내가 엉덩이를 붙일 자리를 사는 것 외에는 전부 옵션이고, 비용이라는 소리다. 예를 들어, 수하물의 무게에 따라서 결제를 해야 하며, 좌석을 지정하고 싶으면 결제를 해야 하는 방식이다.

 기본 항공권은 10kg 이하의 작은(진짜 작은) 짐과 내 몸뚱이를 태울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장기 여행자이므로 커다란 짐덩어리가 2개나 되었기 때문에, 수하물 체크인을 따로 구매해야 했다.

 

포르투갈 포르토 라이언에어 여객기
라이언에어 여객기

 

 포르토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항공권은 아주 저렴한 18 유로짜리를 찾아뒀다. 하지만 10kg짜리 2개와 20kg짜리 1개의 수하물 탑승권의 가격이 사람 한 사람분의 비용과 비슷했다. 그 외의 원하는 좌석지정 등의 부가서비스는 전부 취소했다. 세금과 수수료까지 포함해서 총 65 유로(85,000 원)의 비용이 나왔다. 음, 그래도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가는 비용이랑 비슷허네 ㅎㅎㅎㅎ

 만약 온라인 체크인을 하지 않았다면, 엄청난 페널티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수하물 체크인 권한을 미리 구매하지 않고 현장에서 처리하려고 한다면? 역시 엄청난 페널티 비용이 발생한다. 반드시 자신의 수하물의 무게와 크기를 확실히 파악하고 미리미리 넉넉하게 결제를 해둬야지, 벌금 폭탄을 안 맞는다. 

 정말 엉덩이 권 빼고는 전부 비용 비용이다. 짧은 비행이기도 하지만, 저가항공에서는 기내식이나 음료가 전부 돈을 주고 따로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비행기가 안정되면 각종 제품 판촉을 꼭 한다.

 


 

포르토 공항 출국장

 

 공항에 도착해서 잠시 대기를 하니, 라이언에어 창구가 열렸다. 라이언에어 같은 저가항공은 반드시 탑승 전에 인터넷에서 온라인 체크인이 필수다. 그래서 알람까지 걸어두고, 체크인을 했었다. 우리는 수하물을 맡기기 위해서 창구로 향했고, 가볍게 무게와 크기 테스트를 통과하고 수하물이 잘 처리됐다.

 

포르투갈 포르토 공항 면세점
포르토 공항 면세점

포르토 공항 전광판

 

 괜히 여행 출발 때처럼 늦장 부리지 말고 바로 출국장으로 입장했다. 오랜만에 여권 검사를 맡아본다. 포르토 공항 내부는 그렇게 크지 않았으나, 있을 건 전부 다 있었다. 면세점에서 담배라도 사 볼까 기웃거려 봤지만, 너무 비싸서 발길을 돌렸다. 아, 포르토 공항에도 흡연구역은 없다.

 

포르투갈 포르토 공항 버거킹
포르토 공항 버거킹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면 현지시간(포르투갈보다 스페인이 1시간 빠르다.)으로 밤 11시가 넘기 때문에, 포르토 공항에서 미리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침에도 샌드위치, 점심에도 맥도날드 빅맥인데, 저녁에도 3연 빵으로 버거킹으로 향했다. 꽤나 물리기는 했지만, 마땅히 먹을만한 것이 햄버거뿐이었다. 헠, 그러나 면세지역의 버거킹은 나름 배짱 장사인지, 정말 비쌌다. 햄버거 하나가 만 원이 넘었다.

 무엇보다 패스트푸드점은 식사를 전부 끝내고, 죽치고 앉아있어도 눈치를 전혀 주지 않는다. 일반 식당은 점원들이 접시가 비어있기만 하면 수거해가고, 다 먹었다 싶으면 계산서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사라진다.

 

포르투갈 포르토 16번 게이트
포르토 공항 16번 게이트

 

 식사를 마치고 우리가 탑승할 게이트 앞으로 이동했다. 곧, 탑승 신호와 함께 게이트가 열렸고,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가서 줄을 섰다. 나는 줄이 전부 줄어들 때쯤, 입장하는 것을 좋아해서 끝까지 끝까지 의자에 앉아있었다. 게이트 앞에는 크기와 무게 제한을 넘긴 개인 짐을 가지고 승무원과 승객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가볍게 웃으면서 비행기 앞으로 이동했다.

 

포르투갈 포르토 공항 라이언에어 여객기 밑에서
ryanair 여객기 탑승 전,

 

 좌석지정 서비스 같은 것은 전부 취소를 했기 때문에, 형님과 나는 떨어져서 앉게 되었다. 멀지 않았지만, 바로 옆자리에 모르는 외국인 여자가 앉아 있다는 것이 엄청 신경 쓰였다. 안 그래도 좌석도 엄청 좁은데, 거대한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좁은 비행기에 사람이 엄청 많았다. 짐을 넣는 찬장도 가득 차서 일부 짐은 끌어안고 앉아야 했다.

 약 1시간 반의 비행이 끝나면, 우리의 최종 목적지이자 아웃 지역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한다. 물론 열흘 전쯤에 바르셀로나를 기차 경유지로 거쳐가긴 했지만, 그 기억은 지워버리자. 곧 비행기가 이륙했고, 작은 비행기에 콩나물시루처럼 가득한 승객들과 함께 벌벌 떨었다. 완전히 새로운 지역에 대한 동경을 품고선, 포르투갈의 마지막 불빛을 바라보며 떠나간다.

 

포르투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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