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포르투갈 포르토 190212 날씨
190212, 포르투갈 포르토, 매우 맑음, 25일 차 밤


포르투갈 포르토 직접 만든 저녁식사
포르투갈 포르토 마지막 만찬

 

 포르투갈 포르토의 마지막 밤이 찾아왔다. 포르토는 높은 빌딩이라곤 찾기도 힘든 동네이다. 그래서 그럴까? 밤거리를 걷는 것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저녁식사는 숙소로 돌아가서 남은 식재료로 마지막 만찬을 차릴 예정이다. 돌아가는 길목에 있던 카르모 성당에서 엄청난 비밀을 발견하게 되는데......

 


 

 포르토에는 정말 신기한 랜드마크가 많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발자취를 볼 수 있었던 렐루 서점과 마제스틱 카페도 있고, 커다란 타일벽화로 유명한 상 벤투 역과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맥도날드까지 있다. 그런데 우리가 낮에 지나 온 명소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좁은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그곳을 서너 번 지나쳤고, 바로 옆 건물에는 입장까지 했었음에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얼마나 좁은 건물이기에......?

 

포르투갈 포르토 카르모 성당
낮에 본 카르모 성당

 

 맥도날드에서 숙소 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니까 렐루 서점, 그리핀 분수대, 카르모 성당이 모여있는 작은 광장이 나타났다. 낮에 가장 먼저 지나친 장소인데, 다시 들른 이유는 바로, 카르모 성당의 비밀 때문이었다!! 멋진 벽화와 조각품, 그리고 좌측의 종탑까지 정말 멋진 성당이었는데, 밤에는 주황색 가로등 덕분에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포르투갈 포르토 카르멜리타스 성당과 카르모 성당
카르멜리타스 성당 // 카르모 성당

 

 사실 카르모 성당은 하나의 건물이 아니었다. 왼쪽에 있는 종탑과 본당이 Carmelitas(카르멜리타스) 성당이며, 오른쪽에 커다란 대문과 멋진 타일벽화가 있는 건물이 Carmo(카르모) 성당이다. 당연히 카르모 성당에 딸린 부속건물이려니 했었는데, 전혀 다른 두 성당이 붙어있었던 것이다. 항공뷰를 보면 전혀 다른 건물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우리는 낮에 우측에 있는 카르모 성당에 입장해서 미사를 관람하기까지 했었는데, 건물이 두 개라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포르투갈 포르토 세계에서 가장 좁은 건물
Carmelitas 성당 // 좁은 건물 // 카르모 성당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건물이 2개가 아니라는 사실!!!!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친 저 부분이 하나의 독립된 건물이었던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좁은 집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정말 저걸 어떻게 독립된 건물로 생각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성당의 수도사나 수녀들이 기거하던 실제 건물이었다고 한다.

 낮에는 입장료를 지불하면 입장해 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에 살펴볼 기회가 아예 없었다.

 


 

포르투갈 포르토 대형마트 Froiz에서 구매한 식재료
항정살, 바게트, 치즈, 슬라이스 햄, 야채모듬

 

 카르모 성당과 기묘한 좁은 건물을 헛웃음 지으면서 관람한 뒤, 곧장 숙소로 돌아왔다. 엄청 배가 고팠기에, 샤워를 끝마치자마자 식사 준비를 했다. 이틀에 걸쳐 구매했던 식재료들은 얼른 처리해야 했다. 남아있는 돼지고기 항정살과 빵과 치즈, 햄, 야채를 먹어치워야 한다.

 

포르투갈 포르토 바게트 샌드위치 재료
햄 2장과 치즈 2장을 끼워넣은 바게트 샌드위치

포르투갈 포르토 완성된 바게트 샌드위치

 

 가장 먼저 바게트를 먹기 좋게 자르고, 다시 반으로 갈랐다. 햄과 치즈를 끼워 넣고 가볍게 샌드위치를 만들 생각이었다. 햄의 색깔이 아주 샛 분홍색인 것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2장씩 듬뿍듬뿍 넣었다. 그냥 빵에다가 재료를 끼워넣기만 하면 끝이었기에, 정말 간단했다. 다음으로 야채를 적당한 접시에 담았다. 드레싱이 없으니 소금과 쌈장을 넣고 살짝 절였다. 구매한 지 하루가 지났음에도, 돼지고기는 지방과 붉은 살결에서 빛이 났다. 돼지고기에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그냥 볶았다.

 밥이나 면이 없어서 조금 아쉬운 상차림이었다. 길고 커다란 바게트 빵이 사 온 모습 그대로 주방에 있었기에, 한국인의 빵심을 발휘해 보기로 했다.

 

포르투갈 포르토 마지막 저녁만찬
고기는 역시 쌈장이지

 

 윽,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분홍색 슬라이스 햄이 한국에서 파는 길쭉한 분홍색 소시지와 맛이 똑같았다. 맨날 계란옷을 입혀 먹는 그 소시지 말이다. 어릴 때 먹고 토했던 기억이 있을 정도로 이 분홍색 소시지를 아주 싫어한다. 하지만 음식을 남기는 것보단 나아서 꾸역꾸역 먹었다. 치즈에 감싸서 먹으니까 조금 나았다. 하지만 햄과 치즈, 바게트가 아직도 많이 남아서 내일 아침메뉴도 어쩔 수 없이 결정되었다.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리면 조금은 낫지 않을까?

 내일은 저녁 비행기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출발한다. 미리 저가항공으로 예약을 해뒀기 때문에, 짐을 어딘가에 맡겨두고 오후 내내 카페에 박혀서 일기를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19/02/12 지출내역

 

포르토 영수증

에스프레소, 아이스크림(공원) : 2.4 eu

- 자석 구매 : 2.0 eu

- 점심식사(ZENITH CAFR) : 24.5 eu

(에그 베네딕트, 프란세지냐, 맥주 2병)

- 맥도날드(콜라, 밀크셰이크) : 3.3 eu

 

총 32.2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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