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포르투갈 포르토 190212 날씨
190212, 포르토, 매우매우 맑음, 25일차 저녁


포르투갈 포르토 노을지는 길거리
노을지는 포르토

 

 포르투갈 포르토의 노을은 정말 붉었다. 시곗바늘이 6시를 가리키기도 전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건물마다 장식되어 있는 흰색 바탕의 파란색 타일들도 살짝 붉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토록 색깔에 민감한 도시라니, RGB 중 빨강과 파랑에 몰려있긴 하지만 말이다.

 


 

상 벤투 역 앞의 성당

 

 해리포터 소설이 탄생했다는 마제스틱 카페를 구경한 뒤, 우리는 다시 Aliodos 광장으로 돌아왔다. 가장 크고 가장 화려한 타일벽화가 있는 곳, 상 벤투 역으로 가기 위해서다. 실제 운영되고 있는 기차역 로비에 엄청난 작품이 있다고 한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맥도날드가 바로 광장에 있다고 한다. 맥도날드가 화려하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포르투갈 포르토 상 벤투 역 앞
포르토 상 벤투 역전

포르투갈 포르토 상 벤투 역
포르투 상 벤투 역

 

 17세기에 지어진 상 벤투 역은 플랫폼이 6개 정도 되는 작은 기차역이다. 포르토 근교로 이동하는 단거리 기차를 이곳에서 탈 수 있다. 우리가 리스본에서 타고 온 기차는 포르토 상 벤투 역이 아닌, 동쪽 외곽에 있는 CHAMPANHA 역에서 정차했다.

 상 벤투 역의 로비는 오직 타일벽화만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져 있다. 화려한 벽화를 전시하기 위해서 모든 집기를 치워버린 듯했다. 그래서 오히려 기차역과 이 로비가 전혀 다른 공간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가, 기차 승객보다 사진을 찍으러 오는 관광객이 많은 이상한 기차역이다. 

 

포르투갈 포르토 상 벤투역 벽화 우측포르투갈 포르토 상 벤투역 우측 벽화
우측면 타일벽화
좌측면 타일벽화

상 벤투 역 로비

 

 정복, 전쟁, 농사, 고기잡이 둥 작다면 작다고 말할 수 있는 3면의 공간에 인간사를 모두 표현해 놓았다. 이러한 벽화는 타일을 붙인 다음에 그린 것일까? 따로 그림 타일을 구워서 짜 맞춘 것일까? 후자라면 엄청난 예술성과 기술에 놀라울 준비가 되어있다.

 

포르투갈 포르토 상 벤투 역 플랫폼입구
6시 7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다른 기차역이라면 반드시 있을 법한 매점이나 매표소가 로비 내부에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 진짜 기차역은 저 벽시계와 전광판이 걸린 문을 지나야지만 느낄 수 있었다. 자동판매기와 매표소, 매점 등은 전부 플랫폼 내부에 있었고, 마치 로비의 화려함 때문에 구석으로 밀려난 느낌이 났다. 로비에서는 전광판만이 여기가 기차역임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우리는 다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멍하니 벽화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사진을 찍고 역을 빠져나왔다. 딱히 감상이라고 할만한 코멘트는 적지 않았다. 해가 지니까 날씨가 살짝 쌀쌀해졌다.

 

 


 

Aliados 광장, 우측 첨탑이 포르토 시청사

포르투갈 포르토 aliados 광장 멋진 건물
aliados 광장, 그냥 옷가게 + 건물

 

  오후에는 aliados 광장을 그냥 스쳐 지나갔었다. 광화문 같은 느낌의 길쭉한 광장이었다. 광화문 대신 포르토 시청사가 서 있긴 했지만 말이다. 양 측면에는 고풍스러운 건물이 도열해 있었고, 무슨 역사와 사연이 있는 건물일까 검색해봤더니, 그냥 옷가게, 그냥 아파트, 그냥 건물이라고 한다. 지금 엄청 멋있고 뾰족한 시계 종탑이 있는 저 건물이 그냥 옷가게라고????

 

포르투갈 포르토 맥도날드 입구
맥도날드 입구

 

 광장의 초입 부분, 상 벤투 역 바로 근처에 맥도날드가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넓은 맥도날드라는 Mcdonald's Imperial de Porto. 이름까지 엄청 화려하다. 임풰리얼이라니!!!

 매장의 입구에는 커다란 독수리 상이 입구를 장식하고 있었다. 맥도날드랑 독수리랑 무슨 상관인 걸까? 복잡한 마음으로 매장 내부로 진입했다.

 

포르투갈 포르토 맥도날드 샹들리에
포르토 맥도날드 샹들리에

 

 가장 먼저 우리를 환영한 것은 커다란 샹들리에였다. 솔직히 여기서 조금 당황했다. 맥도날드에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웬 말인가 싶어서 말이다. 심지어 하나가 아니라, 입구부터 계산대까지 5개의 샹들리에가 매달려서 손님들을 유도했다. 

 

포르투갈 포르토 맥도날드 계산대
포르토 맥도날드 계산대

 

 그리고 계산대 벽면에는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장식품이 매장 측면에는 거울, 조각품 등으로 화려하게 꾸몄다. 또한 지하에도 넓은 매장이 있었는데, 1층보다는 못하지만 충분히 화려했다. 

 

포르투갈 포르토 맥도날드 내부
포르토 맥도날드 내부

 

 저녁은 집에 들어가서 만들어 먹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음료만 구매해서 자리를 잡았다. 지하매장은 아늑하고 따뜻했으며, 화장실이 가까워서 엄청 좋은 환경이었다. 그러나 와이파이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맥도날드 자체의 와이파이도 신호가 엄청 약했으며, 우리의 도시락 와이파이 수신기도 외부 데이터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포르투갈 포르토 맥도날드 임페리얼 포켓스탑
Mcdonald's Imperial 포켓스탑

 

 우리는 그냥 밖에 있는 외부 테이블로 자리를 이동했다. 꽤 쌀쌀해지기는 했지만, 한국의 초가을 기온일 뿐이었다. 약 한 시간 동안 음료수를 조금씩 마시면서 포켓몬고를 했다. 멜탄 이로치 득.

 

 밤 일정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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