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213, 바르셀로나, 맑음, 26일 차 자정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 저택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포르투갈보다 시차가 1시간 빠르다. 1시간 30분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시간으로는 2시간 30분이 지나버렸다. 우리는 현지시간으로 23시 30분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즉, 우리가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하면 지하철과 시내버스는 전부 끊겨 있다는 소리다. 

 


 

 오후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있긴 했지만, 밤 비행기와는 가격차이가 4배 이상 났다. 포르투갈 시간만 생각하고 비행기를 예약했더니 상당히 낭패였다. 우리는 숙소까지 갈 각종 방법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정확한 요금을 몰라서 눈탱이밤탱이 맞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절대로 공항 앞 대기 중인 택시는 타지 않기로 했다.

 

1. 우버

 - 체코 프라하에서 우버를 이용했더니 엄청 편하고 가격도 저렴했던 기억이 있어서, 앱을 구동했다. 바르셀로나의 물가를 다시는 무시하지 마라! 휴... 공항에서 숙소까지 거리도 멀고, 기본요금은 엄청나게 비쌌다. 어느 정도냐면, 지금 우리가 방금 타고 온 비행기 삯보다 비싸다. ㅋㅋㅋㅋㅋㅋ 절대 안 타지;;;;; 

요금: 25~30 EU

 

2. MY TAXI

 - 우버와 비슷하지만, 우버는 일반인들의 차량을 렌트하는 개념이라면 마이택시는 콜택시를 선결제로 처리하는 것이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서비스를 하고 있기에, 바로 깔아서 가격을 알아봤더니 역시 우버와 비슷하다.

요금: 23~27 EU

 

 

바르셀로나 지하철 노선도, https://www.mapametrobarcelona.com/

 

 

3. 지하철(공항철도)

 - 막차는 우리가 입국 수속하고 짐 찾을 때 이미 떠났다. ㅠㅠㅠㅠㅠㅠ

요금: 9.8 eu

 

4. 버스

 - 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비용을 줄이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좋은 선택이 지하철인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이미 운행이 멈췄다. 당연히 버스도 멈췄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고려조차도 안 하고 있었는다. 그런데 가까운 버스정류장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줄을 서고 있었고, 갑자기 눈 앞을 지나가는 버스 3대. 버스 번호가 전부 N으로 시작했다. 헉!! 설마?

  곧장 구글에 검색해보니, 심야버스가 아직 운행 중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숙소와 아주 가까운 광장에서 정차하는 버스노선이었다. 우리는 바로 줄에 합류했고, 사람이 조금 많았지만 최대한 끼여서 짐과 함께 몸을 버스에 실었다. 급하게 '동전'을 모아서 버스 요금을 냈다. 

 N16, N17, N18 버스까지 있으며, 새벽 4시에도 운행하지만 배차 간격이 조금 길다. 우리가 탔던 N16버스는 종점이 카탈루냐 광장이다.

요금: 2.2 EU x2 = 4.4 eu

 

 

상당히 외곽지역을 도는 버스라서 그런지, 도착할 때까지 의자에 앉을 수는 없었지만, 갑자기 확 줄어버린 교통비 덕분에 엄청나게 행복했다. ㅎㅎㅎ

 


 

 우리는 공항에 내려서부터 사진을 한 장도 찍지 못했다.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사주경계에 온 신경이 쏠려있었다. 즉, 숙소에 무사히 도착한다는 당장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낮에 찍은 사진으로 대체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날짜가 바뀌었다. 자정이 넘었다는 이야기다. 정류장은 어떤 지하철역 앞이었는데, 넓은 광장이 있었다. 광장에는 열댓 명이 모여서 맥주를 마시면서 춤을 추고 있는 젊은 그룹을 만났다. 오디오에선 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2~3명씩 브레이크 댄스나 각종 춤을 추고 있었다. 신기하게 구경하면서 지나갔는데,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마치 홍대 클럽 앞 거리를 연상시켰다. 분위기는 홍대보다 훨씬 위험해 보였지만.

 맥주를 짝으로 들고 다니는 사람, 골목에 모여서 담배를 피우면서 우리는 쳐다보는 사람. 여성들도 가장 기본적으로 맥주병은 하나씩 들고 있었던 것 같다. 캐리어와 짐을 주렁주렁 끌고 가는, 딱 봐도 초행길로 보이는 동양인 여행객들. 어, 내가 생각해도 정말 한 번은 털고 싶어 지는 조합이다.

 

 

숙소 주변 골목, 숙소가 있는 곳은 훨씬 음침하다

 

 

 다행히도 금방 에어비엔비가 가리키는 주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위의 사진처럼 빨래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고, 엄청 오래된 아파트가 줄지어진 골목이 나왔다. 숙소가 있는 곳은 훨씬 음침하고 어두운 골목 끝이었다. 엄청나게 낡은 대문 하나가 반겨주었다. 호스트는 원격으로 문을 열어주었고, 우리는 안으로 진입했다. 입구와 계단이 엄청나게 좁고 낮았기 때문에 살이 조금만 더 쪘으면 몸이 끼일만했다. 엘리베이터는 당연히 없었기 때문에, 3층으로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갔다.

 끼긱- 끼이익. 엄청난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고, 호스트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아파트는 작은 방 2개, 거실 겸 주방 하나, 화장실 하나의 구성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3박 4일 동안 예약한 숙소는 이 아파트 전체가 아니다. 왼쪽 구석의 작은 방 하나다. 우리는 엄청 실망을 했다. 바르셀로나의 물가가 비싸다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예약을 할 때, 실수를 했는지 1인 숙박으로 예약을 한 것 같다. 인당 10유로의 추가 요금을 내고 짐을 풀었다. 3박에 약 10만 원에 예약했는데, 추가 요금 30유로 덕분에 박당 5만 원 가까이 되는 숙소가 되어버렸다. 참고로 거실, 주방, 큰 방, 욕조가 있는 화장실이 있었던 포르토의 커다란 숙소보다 숙박비가 훨씬 비싸다. 포르토의 행복한 물가로 생각하다 보니, 실수를 한 것 같다. 포르토의 물가가 어마 무시하게 저렴하긴 했다.

 

 

숙소 테라스에서, 숙소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모기장?

 

 

 방에 들어오자 우리는 말이 없어졌다. 마지막 숙소가 이렇게 최악일 수가 있을까? 방이 좁아도 주인의 눈치를 보기는 죽어도 싫었던 우리는 결단을 내렸다! 호스트에게 1박으로 예약을 변경을 요청하고, 곧장 다른 숙소를 찾기로 했다. 형님은 자신이 돈을 더 내더라도 내일부터 호텔이든 비싼 숙소든 예약해서 이곳을 빠져나가기를 원하셨다.

 무조건 독채, 우리만 쓰는 에어비엔비 숙소는 박당 10만 원 전후로 엄청나게 비쌌다. 어차피 마지막 여행지이고, 바르셀로나에서만 일주일 가까이 머물러야 한다.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편히 지낼 곳을 찾기 시작했다. 최대한 합리적이고 가성비가 좋은 숙소를 새벽에 열심히 검색했다. 호스트는 내일부터 사흘간 여행을 간다고 했는데, 우리의 예약 변경 요청을 과연 들어줄까??

 아, 유일하게 이 숙소의 좋은점은딱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는 테라스가 있다는 점이다. 문이 잘 닫히지는 않았지만, 재떨이도 있고 아주 좋았다.

 


19/02/13 지출내역

포르토

- 지하철 : 3.0 + 2.4 = 5.4 eu

(실수로 카드 1장 더 구매함.)

- 점심(맥도날드) : 13.05 eu

- 저녁(포르토 면세점 버거킹) : 22.3 eu

 

바르셀로나

- 버스요금 : 2.2 x2 = 4.4 eu

(N16 공항 심야버스 -> 카탈루냐 광장까지)

- 에어비엔비 1인 숙박 추가 요금 : 10.0 x 3박 = 30.0 eu

 

총 75.15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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