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타임아웃 마켓은 푸드코트 형식으로, 자유롭게 음식과 음료를 구매해서 먹을 수 있다. 가격은 저렴하지 않지만, 리스본 내 유명 식당의 체인점이 한 곳에 모여있다는 점은 엄청난 이점이었다.
우리는 여행 내내 항상 포켓소주를 각 1병씩 가방에 넣고 다녔다. 멋진 풍경을 볼 때 한 모금 마시면서 '크으-즥이네.'라고 외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식사를 할 때, 뭔가 조금 아쉬우면 반주를 위해 가방에서 꺼내어지곤 했다. 오늘은 음식도 엄청 맛있고 구매한 맥주의 양이 가격에 비해 엄청 양이 적었다.
그래서 우리는 포르투갈 쌩맥주에 쏘주를 말아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우연히 만난 리스본의 포켓몬고 유저들을 레이드를 하면서 만났고, 함께 뭉쳐 다니면서 열심히 펄기아를 때려잡았다. 어떤 유저는 주머니에서 휴대폰 6개를 꺼내는데, 완전히 처음 보는 외국인인 우리에게 폰을 맡기고 터치를 부탁을 하기도 했다. 또한 베티라는 여성 유저와 친구를 맺기도 했다. 즐겁게 리스본을 들쑤시고 다녔다. 언덕이 많은 것 빼고는 모든 것이 좋았다.
결국은 그들과 헤어져서 타임아웃 마켓으로 이동했다.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이다. 도착한 타임아웃 마켓은 엄청 크고 넓었다. 또한 시장이라기엔 외관이 새 것처럼 깔끔한 건물이었다.
타임아웃 마켓 내부 역시 아주 깔끔했다. 건물의 사면에는 똑같은 간판과 똑같은 규격의 유명 레스토랑이 입점해있었다. 식당을 제외하면 건물 내부는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식사하는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곳곳에서 풍겨져 왔다.
앗, 방금 젤라또를 사 먹었던 산티니도 여기에 입점해있었다. 리스본 유명식당들을 전부 끌어모아서 만들었다더니 정말인가 보다. 포르투갈 요리, 베이커리, 카페, 햄버거, 젤라토까지 엄청 다양한 가게들이 있었다.
정말 많은 식당이 있었다. 또한 각 식당마다 포르투갈어로 메뉴가 빼곡히 적혀있었기 때문에 원하는 메뉴를 찾기가 힘들었다.
ALEXANDRE SILVA - Bacalhau Lagarei-- (대구 스테이크) + 맥주 2잔 = 13.50 + 1.90 x2 = 17.30 eu
MIGUEL CASTRO E SILVA - Arroz Polvo (문어밥) = 12.50 eu
왜 가게 이름에 실바가 자주 들어가는 걸까? 사장님 이름인가?
우리가 원하는 음식은 대구 스테이크와 문어밥이다. 꾸역꾸역 메뉴판을 해석하고 손짓 발짓으로 점원에게 질문을 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두 음식 모두 주문에 성공했다. 각 메뉴는 서로 다른 식당에서 주문했다. 여기는 카페처럼 진동벨을 준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자, 주변에서 맛있는 냄새가 엄청 풍겼다. 각종 해물로 요리한 온갖 음식들이 이 장소에 모여있었다. 우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진동벨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와! CODFISH(대구) 스테이크는 진짜 미쳤다. 간도 딱 맞지만, 올리브유의 특유의 향이 쫄깃한 대구살을 더욱 돋우고 있다. 대구가 이렇게 탄력 있고 맛있는 생선이었나? 하긴 한국에서는 맨날 대구를 매운탕으로만 먹었다.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감칠맛과 식감이 장난 아니었다.
문어밥은 살짝 매콤한 소스에 각종 야채와 꽤 많은 문어 조각이 담겨 있었다. 문제라면 위에 뿌려진 초록색 잎사귀가 고수같은 향이 강한 향신료였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매콤한 국물과 잘 어울리는 맛이어서 후루룩 넘겼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밥을 먹어서 그런지 아주 술술 들어갔다. 역시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이 최고다.
진짜로 너무 맛있다. 가방에서 절로 소주병이 뛰쳐나올 만한 맛이다!
슈페르복(SUPER BOCK) 맥주는 도수가 살짝 높다. 그런데 여기에 소주까지 끼얹으니, 술기운이 확 올라왔다. 추가 안주가 필요할 것 같다. 아까부터 눈여겨보면 에그타르트 집으로 가서 한 번에 4개를 사 왔다. 너도나도 줄을 서 있어서 꽤 기다려야 했다.
MANTEIGARIA - NATA 에그타르트 4개 = 4.0 eu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NATA. 이건 맛이 진짜 미쳤다! 한 입 베어 물자 달콤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곧바로 겉면의 패스츄리와 캐러멜소스와 노란색 속재료가 그대로 입 안에서 녹아버린다. 와......
꼭 선물로 집에 사가고 싶은 맛이었지만, 여행은 아직 열흘 넘게 남았다. 이 신선한 에그타르트는 하루만 지나도 맛이 가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은 내 뱃속에 저-장.
우리 바로 뒤에는 GROUND BURGER라는 수제버거집이 있었다. 처음 자리에 앉을 때부터 맛있게 구워진 고기 냄새가 내 코를 강하게 공격했었다. 에그타르트를 추가 구매하고 오는 길에 수제 치즈버거도 하나 주문했다. 흐흫흐... 맛있겠다.
GROUND BURGER Cheeseburger (치즈버거) = 9.95 eu
MANTEIGARIA - NATA 에그타르트 2개 = 2.0 eu
냄새에서부터 알아차렸지만, 수제버거 역시 걸물이었다. 적절히 구워진 패티는 육즙을 내뿜다 못해 폭발시켰다. 게다가 버거의 빵은 진짜 미쳤다. 매장에서 바로바로 굽고 있는 빵은 정말 맛있었다. 적당히 소스와 육즙을 머금은 빵은 평생 동안 먹어왔던 쌀밥 맛을 살짝 잊게 만들 정도였다.
아, 정말 맛있다!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타임아웃 마켓을 나왔다. 벌써 대서양은 노을에 물들어서 붉게 변하고 있었다. 와, 해가 서해가 아니라 대서양으로 지다니, 내가 진짜 유럽에 와 있구나?
저녁 일정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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