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India pale ale
IPA

IPA,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 영국인들이 수출용으로 저장성을 향상하기 위해서 높은 알코올 도수와 다량의 홉을 첨가해서 만든 에일 맥주의 한 종류이다. 인도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도에 있는 영국인들에게 수출하기 위해 영국에서 주조했다. IPA는 높은 도수, 강하게 느껴지는 홉의 맛 덕분에 탄산이 적고 쓴 맛이 많이 나지만, 강렬한 맛이 정말 맛있는 맥주다.

 

(2020/07에 작성한 글을 끌올 및 수정한 게시물입니다)


16/04/23 - 정전이 잦은 인도

[무더운 날씨, 가끔 강한 소나기]

아침은 북엇국, 토마토 계란 볶음 / 점심은 라면 / 저녁은 갈비찜.

 

한식
점심 // 저녁

슬슬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버릇이 들고 있다. 너무 편해서 그런 것 같다. 아재는 주말이라서 아침 일찍 골프를 다녀오시더니 함께 오신 손님들과 점심때부터 양주를 개봉하셨다. 소나기가 심해지면 갑자기 정전이 돼서 엄청 당황스럽다. 에어컨이나 와이파이가 완전히 먹통이 된다. 오늘은 30분 만에 전력이 복구됐지만, 심하면 10시간 넘게 복구가 안 될 때도 있다고 한다. 내일은 202호 손님과 함께 근처(차로 2시간)에 있는 성에 다녀오기로 했다.

 

16/04/24 - 프리미엄 브루어리(Brewery) 윈드밀

[뜨거운 날씨]

아침은 안 먹음 / 점심은 잔치국수 / 저녁은 윈드밀

 

점심을 먹고 근처(차로 2시간)의 성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나는 꾀병을 부리곤 방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서머너즈 워 영웅 던전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쓸데없는 일이었다. 오후 1시쯤에는 일하는 직원들이 빨래와 청소를 하러 방으로 들어오는데, 마주칠 때마다 당황스럽다. 서로 화들짝 놀라서 서로 숨곤 한다. 저녁 6시쯤, 아재와 손님은 숙소로 복귀하셨다. 아재는 윈드밀에 가서 저녁을 먹자고 제안하셨고, 윈드밀이 어떤 곳인지 몰랐던 나는 또 인도음식을 먹겠구나 기대를 하고 따라나섰다.

 

인도 벵갈루루 맛집 윈드밀 크래프트워크
WINDMILLS CRAFTWORKS

약 30분을 차를 달려서 도착한 곳은 WINDMILLS CRAFTWORKS 였다. 풍차 양조장이라 뜻이라, 어떤 술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되었다. 크기가 엄청나지만 텅텅 빈 건물 앞에 차가 멈췄다. 건물의 5층으로 올라가니 상당히 고급스러운 커피숍 분위기의 식당이 나왔다. 입구 앞 단상에는 매니저가 서 있었고, 예약 여부를 확인하더니 우리를 자리로 안내해줬다.

 

아이패드 메뉴판
탁한 색깔의 IPA 그리고 메뉴판 아이패드

자리에 앉자 종업원이 아이패드 메뉴판을 건네주었다. 태블릿 PC 이용해서 원격으로 주문을 하는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메뉴는 정말 다양했다. 5종류의 수제 맥주와 각종 음료, 디저트 그리고 식사류까지 있었다. 인도음식이 아닌 대부분 양식이었다. 맥주 한 잔의 가격이 대한민국 강남에 있는 수제 맥주집이랑 비슷했으니, 윈드밀이 벵갈루루에서 매우 고급스러운 맥주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맥주와 안주
맥주와 안주들

맥주는 맛이 상대적으로 옅은 에일 2종류와 밀맥주, 흑맥주, IPA 총 5종류가 준비 되어있었다. 나는 도수와 향이 강하지 않은 맥주부터 차례대로 마시기로 하고 가장 옅은 에일부터 주문했다. 5종류 전부 맛볼 수 있는, 미니컵 메뉴도 있었으나 너무 감질날 것 같아서 시키지 않았다. 안주는 샐러드와 맛탕 같은 달콤한 고구마 졸임 요리를 시켰다.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지만 맥주로 배를 채울 생각이었기에 적당히 주문했다.

 

윈드밀 내부
윈드밀 내부 모습
윈드밀 테라스
테라스에서 본 모습

맥주가 정말 맛있고 시원했다. 그리고 시중의 맥주보다 도수가 훨씬 높아서 두 잔 정도 마셨을 때, 알딸딸해졌다. 순차적으로 올라가고 싶었으나 아재가 마시는 IPA 맛이 정말 궁금해서 3번째 잔은 IPA로 주문했다.

 

IPA
IPA가 반이나 남았다.

IPA. 와! 폭력적인 맛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처음 입에 들어올 때는 맥주가 아니라 약간 한약을 먹는 느낌이 났다. 상당히 강렬하고 씁쓸한 홉향이 놀라웠다. 하지만 그 이후, 시원한 목 넘김이 그 쓴맛과 너무나도 조화스러워서 눈이 번쩍 띄어졌다. 이게 인도에서 먹는 진정한 IPA의 맛이구나! 다음 잔부터는 무조건 IPA만 주문했다. 아재는 그것 보라면서 자신이 IPA만 먹는 이유를 이제 알겠냐고 말씀하셨다.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강렬한 맥주 맛이었다. 살짝의 커피 향이 나는 것은 내 착각일까?

 

안주도 아주 맛있었다. 고급 양식 요리의 냄새가 났기 때문에 조금 어색하긴 했다. 하지만 다음 음식의 맛이 궁금할 정도로 아주 맛있었다. 단점이라면 에어컨이 너무 세서 반팔만 입고 왔기에 너무 추웠다.

 

맥주를 따르는 바텐더
양조장과 바텐더

함께 모시고 온 손님께서도 아주 만족하는 눈치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처음의 에일을 포함해서 총 4잔의 맥주를 마셨다. 상당히 취해서 버거웠지만, 아재와 손님은 오히려 5잔째 주문해서 마시고 있었다. 내가 부족하구나 싶었다. 

 

윈드밀 크래프트워크
윈드밀 크래프트워크

인도 벵갈루루, Windmills Craftworks

 

그렇게 양껏 먹고 집으로 돌아가서 푹 잤다. 내일도 늦잠 잘 것 같다. 호수공원에서 아침 조깅을 하기로 했었는데 숙취 때문에 가능할지 모르겠다.

 

 

728x90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