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탄두리 치킨
탄두리 치킨

인도음식 중 가장 유명한 것이라면 카레탄두리 치킨이 있다. 카레는 한국 카레와는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어색했지만, 탄두리 치킨은 어떨까 궁금했다. 오늘은 인도 현지 식당으로 가서 탄두리 치킨을 먹어보기로 했다.

 

(2020/07에 작성한 글을 끌올 및 수정한 게시물입니다)


16년 4월 22일 금요일, 역시나 엄청 뜨거움.

 

인도 벵갈루루는 적도와 가까운 동네다. 방콕이나 호찌민과 위도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태양이 정수리 꼭대기에 있어서 거리에 그늘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우기가 막 시작되는 시기라서 습도까지 엄청 높아서 진정한 한증막 더위였다.

벵갈루루 MORIZ Restaurant
MORIZ Restaurant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거리를 15분 정도 걸어서 식당에 도착했다. 모자가 없으면 머리카락이 전부 익어버릴지도 모르겠다. MORIZ 식당은 꽤 크고 깔끔했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라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우리는 여유롭게 테이블에 앉았다.

 

MORIZ 식당내부
식당 내부 모습


인도 벵갈루루는 카르나카타 주의 주도다. 대충 경상도의 대구광역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도는 땅덩어리가 넓기 때문에 언어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인도인이라고 전부 힌디어가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카르나카타 주에서는 칸나다어를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영어로 전부 해결한다!

 

인도의 공용어
인도의 공용어 종류, 출처:나무위키


갑자기 언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식당에서의 주문 때문이다. 아재께서 어떻게 주문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재는 간단하게 영어로 주문하고 끝이었다. 흠, 조금 실망했다. ㅋㅋ

 

난과 버터치킨
갈릭-버터-플레인 난 그리고 버터치킨

우리는 난을 종류별로 시키고, 버터 치킨을 시켰다. 또한 탄두리 치킨을 2종류와 치킨케밥까지 주문했다. 남자 둘이 와서 조금 많이 주문한 것 아닐까? 아재는 내가 모두 먹어치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물론 가능하다 ㅋㅋ

 

난을 먹는 방법 찍먹
찍먹 vs 부먹
야채 초절임
인도식 야채 초절임

버터 치킨이 무엇인가 하니, 난을 먹을 때 곁들이는 양념장을 말하는 것이었다. 조금 기름지긴 하지만 닭고기와 향신료가 정말 조합이 잘 되어있어서 아주 맛이 좋았다. 기본, 버터, 갈릭 세 종류의 난을 돌려서 먹는 것도 풍미를 극대화시켰다. 야채 초절임은 사실 손도 안 댔다. 아직 인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생야채 류는 될 수 있으면 섭취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한다. 물갈이도 하는 데, 익히지 않은 음식은 몸이 더욱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탄두리 치킨
탄두리 치킨들

난을 어느 정도 먹자, 탄두리 치킨이 나왔다. 인터넷에만 보던 탄두리 치킨의 진짜 모습을 영접했다. 살짝 타서 탄두리 치킨인 줄 알았더니, 닭을 굽는 화덕의 이름이 '탄두르'라고 한다. 엄청나게 새빨갛게 보여서 매운 양념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전혀 맵지 않았다. 레드 칠리나 레드 카레 같은 향신료를 바르고 화덕에 굽기 때문에 빨갛게 색이 나올 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저런 색깔이면 무조건 엄청나게 매울 것인데 말이다.

 

탄두리치킨
기본맛 // 양념맛

 

그리고 함께 나오는 저 초록색 소스, 저게 그 유명한 민트소스이다. 유명한 인도영화 세 얼간이 에서 란초가 항상 저 소스로 마법을 부렸다. 비싼 신발과 비싼 정장에 주욱 부어버리면, 물건의 가격을 말하게 된다는 마법을 말이다.

 

민트와 고수가 주 재료인 소스여서 엄청나게 독특하다. 닭고기 자체의 향신료와 소스의 향신료까지 합쳐지면, 엄청나게 자극적인 맛의 폭풍이 휘몰아친다. 못 먹을 정도로 심한 향신료 맛은 아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탄두리 치킨은 겉모습은 강렬하지만 소스만 안 찍으면 그냥 구운 치킨일 뿐이다.

 

냠냠쩝쩝
냠냠쩝쩝

식사를 전부 마치고 입가심으로 콜라를 마시고 있는데, 종업원이 신기한 것이 담긴 그릇 두 개를 가져다주었다. 레몬이 떠 있는 물그릇과 새하얀 조약돌이 담긴 그릇이었다.

 

레몬수와 박하사탕
레몬수와 박하사탕

바로 레몬수와 박하사탕이었다. 레몬수는 마셔도 되지만 보통은 가볍게 손을 씻는 용도로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야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했지만,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손으로 음식을 먹으니까 말이다. 또한 돌멩이처럼 생긴 박하사탕은 동글동글한 것이 정말 예뻤다. 입냄새 제거 및 입가심 용으로 한 두 알 씩 먹는 것 같았다. 물론 먹거나 마시지는 않았다. 누구나 손을 대는 공용 그릇 같았기 때문이다.

 

식당 화덕
Moriz의 화덕담당 요리사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왔더니 탄두리 치킨을 굽는 화덕이 밖에 있었다. 물론 탄두르라는 전통 화덕이 아닌 흔한 그릴이었지만 말이다. 더운 날씨에 가게 밖에서 화덕으로 요리를 하고 있는 요리사가 대단해 보여서 사진을 요청했다. 잘 먹었다고 말하면서 사진을 한 방 찍었는데, 센스 있는 V 자를 보라 ㅋㅋ 이 날씨에 외부에 대충 담긴 야채를 보면 생야채를 안 먹기를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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