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인도 벵갈루루 공항

인도,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는 날씨에 사리를 입고 이마에 붉은 점을 찍은 여성이 오토릭샤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간다. 인도영화에서 어쩌면 봤을 법한 풍경이다. 적도 부근에 있는 인도는 날씨가 무덥고, 힌두교 여성들은 전통복장으로 사리라는 화려한 천옷을 입는다. 마지막으로 인도 특유의 대중교통인 세발 자동차, 오토릭샤가 도로마다 빽빽이 들어차 있다. 나는 그런 인도로 오늘 떠난다. 두근두근

 

(2020/07에 작성한 글을 끌올한 게시물입니다)


인도 여행 준비물
여행 준비물

 

 2016년 4월 19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케세이퍼시픽 항공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비행기표를 얻을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홍콩행 15시 10분 비행기를 탑승했다. 홍콩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홍콩 공항에서 약 3시간을 대기한 뒤에 벵갈루루행 비행기로 환승할 예정이다.

 

배낭 속에 있던 폼클렌징이 홍콩 입국검사에서 걸렸다. 100ml 넘는 액체류를 기내 반입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전혀 몰랐었다. 아니, 그런데 인천공항에선 왜 안 뺏긴 걸까? 그래서 지퍼백 황급히 꺼내 쭉쭉 짜 넣고 100ml를 대충 맞췄다. 수하물을 놓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짜고 있었기 때문에 출입국 직원들과 탑승객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내가 방금 인천공항의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꽤 비싼 폼클렌징이었단 말입니다. ㅜㅠㅠ

 

홍콩 공항 고기국수와 맥주
홍콩 공항, 이름모를 고기국수와 맥주

대기하다 보니 저녁시간이 되었고, 근처 식당에서 중국어와 영어를 겨우겨우 해석해서 음식을 주문했다. 고기가 많이 떠 있는 면 요리였는데, 맛은 무난했던 것 같다. 이걸 우육면이라고 하던가? 식사를 끝내고 난 뒤, 와이파이를 찾아서 헤매다 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홍콩 공항 와이파이는 왜 전부 유료인 것인가.


인도 벵갈루루에 도착하니 벌써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다. 총 여행시간은 약 12시간이 걸렸다. 날짜도 바뀌어서 4월 20일이 되어있었다. 인도와 한국의 시차는 3시간 30분인데, 도대체 30분의 시차는 뭐지? (참고로 네팔은 3시간 15분 시차다)

 

벵갈루루 공항, 입국카드 작성 중

나는 오촌 외가 친척(이하 아재)이 부탁했던 한국 양념과 조미료, 대형 전기밥솥 같은 것을 수하물 무게 한계치까지 싸들고 왔다. 아재는 도대체 이걸 어디에 쓰시려는 걸까? 물론 인도에서는 쉽게 구할 수가 없으니까 나에게 부탁하신 것 같은데, 어떤 용도인지 알 수가 없다.

막 게이트를 나가려는데, 제복을 입은 공항 직원? 군인? 이 나를 잡았다. 뭐라 뭐라 이야기하더니 내가 따로 들고 있던 커다란 종이박스(밥솥과 내부에 멸치 등의 조미료가 들어있음)를 구석에 따로 있는 X레이 검사기에 집어넣었다.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안에 뭐가 들었냐는 물음에 건어물(dry fish), 조미료(pepper)가 있다고 대답한 것 같다. 그 군인은 그냥 웃으면서 날 보내줬고, 이 상황을 정말 무난하게 넘겼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방갈로르 공항 외부 모습

입국심사를 마치고 겨우 밖으로 나오니까 오전 1시 30분이었다. 다행히 공항까지 마중 나온 아재를 바로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의 4촌이자 나에겐 5촌인 아재는 나는 처음 뵙는 것이었다. 그래서 차를 타고 숙소로 가는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무지 어색했다. 인도에 관해서, 치안에 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들개 무리, 말라리아모기, 한 밤중에는 절대 다니면 안 된다는 등 경고 사항만이 기억에 남았다.

 

인도 벵갈루루 비즈텔 침실
인도 벵갈루루, 침실

거의 새벽 4시에 다 되어서 벵갈루루 중심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 건물은 6층짜리 건물이었다. 아재는 이 건물 전체를 비즈니스호텔로 만들고 운영하고 계셨다. 한국인 출장자를 대상으로 하는 게스트 하우스였다. 나는 넓은 방 하나에 짐을 풀었다. 넓은 침실, 거실과 화장실에 테라스까지 갖춘 호텔 같은 방이었다. 새벽 5시가 넘어서야 잠에 들 수 있었다.

 

 

인도에서의 1박이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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