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옥상 위의 룽타
흩날리는 룽타

네팔에서 가장 독특한 모습이라면 바로 룽타가 있다. 만국기처럼 기다란 줄에 흩날리는 오색기 혹은 오색 깃발은 사원이나 명소에 가면 반드시 흩날리고 있다. 숙소나 건물의 옥상에도 어김없이 펄럭이는 룽타를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룽타(風馬) - 직역하면 바람을 달리는 말, 티베트 및 네팔 곳곳에 걸려있는 오색기 깃발로 색깔마다 각자의 오방을 뜻하며,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부처와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황색(중앙, 태양, 대지), 녹색(북쪽, 물), 홍색(서쪽, 불), 청색(남쪽, 하늘), 흰색(동쪽, 바람)

 

바람의 말이 네팔사람들의 행복을 부처에게 전달해주는 느낌이려나...... 나는 아픈 배를 부여잡고선 어서 복통이 낫기를 기원했다.

 

인도 담배
인도 담배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시끄러워서 깼다. 복통과 더부룩함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무척 피곤했다. 점심까지 누워서 쉬다가 배가 너무 고파서 1층에 내려가서 네팔리 티를 한 잔 마셨다. 달콤한 밀크티가 아주 맛있었다. 당장 네팔 루피가 없어서 ATM에 가서 인출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 누웠다.

 

소영이는 같은 방 러시아 여행객 오필리아와 친해져서 카트만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밤에 쿠마리 사원에 야시장이 열린다는 정보를 얻었다. 밤까지 최대한 회복해서 함께 나서야겠다.

 

쿠마리가 사는 탈레주 사원(Taleju Temple)

 

해가 지자, 다행히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무척 배가 고팠기 때문에 얼른 사원으로 가자고 재촉했다. 남쪽으로 걸으면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처음으로 카트만두를 둘러보는 것이 깜깜한 밤이라니 조금 아쉽긴 했다.

 

길이 끊어지고 건물이 성처럼 늘어선 광장에 들어섰다. 거대한 사원을 중심으로 넓은 광장이 펼쳐져 있었다. 밤이라서 쿠마리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서 걷기에 참 좋았다.

 

버팔로 고기 꼬치
직화 버팔로 꼬치

야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던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사원 광장 곳곳에 노점이 몇 개 펼쳐져 있는 정도였다. 이상한 음식을 파는 노점이 쭉 나열한 대만 야시장 느낌을 생각했기에 다들 꽤나 실망했다. 

 

길거리 음식
클로버 10짜리 숟가락

광장을 크게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하다가, 뭐라도 먹어보자 의견에 직화로 구워지고 있는 버팔로(물소) 꼬치 노점으로 향했다. 가격은 하나에 30 네팔 루피(330원), 엄청나게 저렴하다. 신문지로 접은 그릇에 튀밥과 버펄로 고기 몇 점을 올려주는데, 퍼먹으라고 트럼프 카드를 잘라서 준다. 재밌다. 버팔로 고기 맛은 소고기가 똑같지만 살짝 질기고 잡내가 살짝 난다. 꽤나 먹을만하다.

 

 

네팔 원숭이원숭이
옥상 위의 원숭이

짧은 야시장 산책을 끝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다른 음식을 먹기에는 시간이 살짝 늦어서 그냥 루프탑에 앉아서 맥주나 마시기로 했다. 숙소 앞에 있는 상점에서 맥주와 과자를 구매해서 도미토리 앞 옥상에 모두 집결했다. 옆방에 쉬고 있던 외국인들도 합류해서 대화를 나눴다. 대만 사람 2명, 멕시코인 1명, 러시아인 2명, 한국인 2명까지 등 다양한 나라와 다양한 인종들이 다양한 발음으로 영어를 주고받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영어 회화가 엄청나게 부족하다......!


16/06/23목

 

인출 20,000 NRs

 

물 2병 - 80

점심 에그롤 - 100

길거리 튀김 - 20

버펄로 꼬치 - 30

맥주 ?병 - 360

 

총 590 NRs

(1 NRs = 11원)

 

환율도 환율인데, 물가가 미친 듯이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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