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갠지스강 일출
해가 뜬다

강, 시체, 그리고 일출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대충 세수를 하고, 보트를 함께 타기로 한 인원들을 깨웠다. 소영이는 노크 한 번만에 벌떡 일어났지만, 다른 방 식구들은 엄청나게 미적대었다. 벌써 동이 트고 있다.

 

갠지스 강 나루터
나루터

다행히 나의 노력 덕분에 오전 5시 정각에 갠지스 강가에 모두 도착할 수 있었다. 미리 나룻배를 점검하고 있는 선재 아저씨를 만날 수 있었다.

 

출발
출발

비몽사몽 한 눈을 비비면서 다들 배에 탑승했고, 능숙한 보트 왈리 선재형의 외침과 함께 보트는 강 중심으로 나아갔다.

 

갠지스 강 중심
강 중심 도착

키만 선재형이 잡고 있고, 노는 우리가 돌아가면서 저어야 했다. 괜히 속도를 내어도 좋지 않아서 천천히 보트 왈리의 지시에 따라 노를 저었다.

 

어제는 일요일이라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강변에서 수영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또한 보트 경주도 열려서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했다고 한다. 어? 우리 어제 뭐했길래 그걸 못 봤지? 아, 바라나시 시내에 쇼핑하러 나갔었다......

 

수중 기도
기도 중인 힌두교 신자들

앞의 일기에서도 말하지만, 선재형은 한국말을 엄청 잘하는 인도인이다. 우리는 갠지스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갠지스 강의 최대 수심, 화장터 이야기, 갠지스 강의 시체, 하루의 화장되는 시체의 양, 결혼 풍습, 장례 풍습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를 수없이 풀어내었다.

 

갠지스 강 일출
해가 뜬다

특히 화장터 이야기는 정말 재밌었다. 갠지스 강의 화장터는 여러 개인데 각자 주인이 따로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주인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지 아주 자세하고 상세하게 질투를 담아서 이야기해줬다.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랑 비슷한 점이 있어서 주의 깊게 들었다. 우리나라는 관과 수의의 등급에 따라 장례비용이 크게 갈린다.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위해 비싼 장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인도에서도 화장 전에 고인을 감싸는 수의로 엄청나게 남겨먹는다는 것이다. 수의의 등급에 따라 화려함이 다르다고 한다. 땅덩어리가 넓은 인도에서 신성한 바라나시까지 고생해서 고인을 모시고 왔는데, '온 김에' 비싼 수의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화장 비용은 따로다.

 

알록달록 갠지스 강
알록달록

또한 갠지스 강의 시체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가슴 아팠다. 위의 화장터 이야기는 돈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인도인들은 갠지스 강이라는 신성한 강에 고인을 모시는 행위는 최고의 사후 효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도인들은 대부분 가난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느냐? 어떻게든 고인을 모시고 바라나시에 도착한다. 이미 여비로 대부분의 돈을 사용해버려서 수의도 화장도 불가능하다. 결국 고인을 대충 천으로 둘둘 싸서 갠지스 강에 던져 넣는 것이다! 화장이라는 완전한 장례 형태는 아니겠지만, 신성한 강에 수장을 함으로써 내세의 안정을 비는 것이다. 갠지스강에 시체들이 둥둥 떠다니는 이유가 바로 가난 때문이었다.

 

뱃놀이 끝
돌아왔다

다행히 보트를 타면서 시체를 보지는 못했다. 수상한 천 뭉치는 봤지만, 애써 무시했다. 다시 라자 가트 선착장에 도착하니 벌서 아침 7시였다. 순식간에 갠지스 강 위에서의 2시간이 지나갔던 것이다. 아쉽게 일출을 못 봤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견문이 엄청나게 넓어진 기분이다. 

 

다들 잠을 별로 못 잔 덕분에 숙소에서 곯아떨어졌다. 우선은 좀 쉬고 점심시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약 3시간 뒤인 10시쯤 다시 일어나 보트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메구카페 가츠동
메구카페 가츠동

오늘 점심 메뉴는 일식이다. 메구 카페에서는 김초밥, 오야코동, 가츠동 등 다양한 일식 메뉴만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오랜만에 돈까스가 먹고 싶어서 가츠동을 시켰다. 달콤한 데리야끼 소스와 계란에 버무려진 돈가스가 정말 맛있었다. 인도에서 먹는 가츠돈부리라니 색다르다.

 

핸드메이드 악세사리
영수네 악세사리 가게

식사 후에는 다들 흩어졌다. 소영이는 영수네 액세서리 가게에서 열심히 비즈 액세서리를 만들었다.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방문하면 한국어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정말 재밌다. 구슬로 팔찌를 하나 만들어왔다.

 

수박주스
수박주스

나는 숙소로 돌아왔지만, 엄청난 천둥번개를 동반한 스콜성 폭우 때문에 정전이 되어버렸다. 너무 후덥지근해져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카페로 이동했지만, 대부분이 정전에 에어컨이 돌아가지 않았다. 레바 카페에 들러서 어제 배드민턴으로 얻은 음료권으로 시원한 수박주스 한 잔 마시고 근처를 돌아다녔다.

 

멍멍이
멍멍이

다행히 전기가 다시 들어와서 멍 카페에 가서 만시와 마이마와 그림 그리기를 하면서 놀았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속독하고 갤럭시 노트 2로 아이들과 그림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죽였다. 그렇게 저녁이 찾아왔다.

 

인도 길거리 음식
도사 롤 챠민

오늘은 바라나시의 마지막 밤이다. 내일 심야에 떠나는 카트만두행 버스를 소영이와 함께 예약하고 왔다. 버스 예약은 작은 여행사에서 했는데, 이곳에서 하는 것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작은 곳이었다. 해당 정보는 승민이와 레바 카페 사장님께서 알려주셔서 진행했다. 갑자기 카트만두로 떠나는 이유는 승민이가 불어넣은 바람이 크게 작용했다. 인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네팔과 히말라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나 뭐라나....... 

 

예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도사와 롤 챠민(볶음국수)를 구매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으로 생각하고 같이 승민이랑 동준이랑 나눠먹었는데, 자꾸 치킨에 맥주를 먹자고 꼬신다. 마지막 밤이니까 기분이다 하고 오늘 아침 보트 그룹과 철수 카페에 모여서 치킨과 맥주를 먹었다. 무려 후라이드 한 마리, 양념치킨 한 마리였다. 내가 가져온 소주도 이 날 다량 풀어졌다. 밤 10시가 넘도록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철수 아들 민수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숙소의 내 방으로 다시 모여서, 술 게임을 하면서 새벽 1시까지 놀았다. 중간에 술이 부족해져서 어쩔 수 없이 맨 정신에 게임을 해야만 했다. ABC, 369, 쿵쿵따 등 고전적인 놀이였지만 왜 이렇게 재미있지?


16/06/20/월

물 20

수박주스 50(무료)

망고주스 20

점심 - 메구 카페 돈부리 360

담배 80

아침 보트 100(1인당)

저녁 - 롤 짜민 100

치킨 250

맥주 420

바라나시 - 카트만두 버스 1500

 

총 2880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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