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갠지스 강 건너기
도하 실시

 

바라나시에 있는 갠지스 강, 사람들이 모여사는 가트 주변이 아닌 강 건너편에는 커다란 모래톱이 있다. 강이 굽어 흐르면서 모래가 퇴적된 곳인데, 꽤나 면적이 넓다. 지도에는 샌드비치라고 나오지만 사실상 모래밖에 없는 허허벌판이다. 어제 바라나시에 도착한 한국인 대학생 두 명은 그 모래사장이 엄청 궁금했나 보다. 보트를 빌려서 직접 노를 저어서 갠지스 강을 건넜다. 모래사장이 워낙 넓어서 두 사람이 엄청 조그맣게 보인다. 재밌는 친구들이다.

 

바라나시 시장
바라나시 시장

오늘 밤 22시에 바라나시를 떠나기 때문에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짐을 전부 승민이네 방에 몰아넣었다. 소영이는 영수네에서 다음 단계 팔찌를 배우려고 나갔고, 나는 정작 할 일이 없어서 엄청 심심했다. 이 카페 저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뒹굴거리고 낮잠 자면서 시간을 갠지스 강에 흘려보냈다.

 

그러다 갑자기 닭도리탕을 직접 만들어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다들 재밌겠다는 생각에 닭볶음탕 프로젝트 팀이 결성되었다. 우리는 우르르 몰려서 가트 주변의 시장으로 갔다.

 

야채 노점
야채 구매

닭도리탕의 재료라면 양념을 제외하고는 야채와 닭고기가 전부다. 노점에서 감자 1kg, 양파 500g, 고추 10개, 마늘 3알, 생강 1알을 구매했다. 전부 해서 90루피.

 

생닭닭 도축
닭 구매

가장 중요한 닭을 구매하기 위해 노점 근처에 있는 닭장수한테 찾아갔다. 참고로 이곳의 닭고기는 무려 산지 직송이다. 닭 3마리를 달라고 하니까, 직접 잡고 직접 목을 치고 직접 털을 뽑은 뒤에 직접 토막까지 내주었다. 닭 3마리 420루피, 커팅 비 60루피.

 

숙소로 다시 모여서, 야채를 손질하고 양념을 만들었다. 각자 가진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모두 끌어모아서 어떻게든 빨간색 양념을 만들었는데, 맛이 살짝 이상하다. 하지만 숙소에 있는 주방을 다른 사람이 쓰고 있어서 조금 기다려야 했다. 주방이 사용 가능한 시간이 오후 7시쯤이었다.

 

나는 완성된 요리를 먹고 가도 충분할 것 같았는데, 소영이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고 채근했다. 우리는 최소 오후 9시에는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야 했다. 아쉽지만 닭도리탕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빠르게 승민이 방에서 짐을 챙기고, 저녁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닭도리탕
모나리자 카페 닭도리탕

저녁식사는 모나리자 카페의 닭도리탕으로 결정했다. 맛있다는 소문만 들었지, 언제 먹어보나 고대하다가 바라나시의 마지막 순간에 먹게 되었다. Half 닭도리탕을 시키면 두 사람이서 정말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심지어 맛도 엄청 좋아서 밥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맛있다!

 

고돌리아
고돌리아

고맙게도 승민이가 우리를 끝까지 배웅해줬다. 아직도 닭도리탕은 완성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나? 소영이 말을 안 들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가트 옆 고돌리아에서 릭샤를 잡아타고 이동하니 버스터미널에는 10분 만에 도착했다.

 

버스표
바라나시-카트만두 버스표

인도에서 버스는 처음 탑승해봐서 긴장되었다. 기차처럼 낡고 불편할까 걱정도 되었다. 혹시 빠진 사항이 있나 꼼꼼하게 탑승권을 확인했다.

 

버스정류장
바라나시 버스정류장

약 15시간의 밤샘 여행이기 때문에, 미리 간식거리와 마실거리를 구매했다. 22시에 명시된 플랫폼으로 가니까 멋들어진 커다란 관광버스가 있어서 놀랐다. 내부도 꽤나 깔끔하고 제대로 된 버스라서 정말 안심했다. 우리는 25번 26번 좌석을 배정받았는데, 우등버스 수준은 아니지만 에어컨이 빵빵하고 좌석이 깔끔했다. 이제 낭만과 강이 있는 도시, 바라나시를 빠져나간다. 눈을 뜨면 히말라야와 쿠마리의 나라 네팔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여담으로 나중에야 우리가 만들려고 했던 닭도리탕의 사진과 감상평을 들었는데, 양념이 너무 싱거워서 맛이 너무나도 없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

 

 

바라나시 끝.


16/06/21화

점심식사 300

숙소 추가 요금 500

물 20

콜라 40

저녁(모나리자 닭도리탕) 180

릭샤(터미널 이동) 150

과자(버스 간식거리)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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