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타지마할 외성벽
아그라 포트(성벽)

우리는 타지마할을 뒤에 남겨두고선, 릭샤를 타고 아그라 칸트(AGRA CANTT) 기차역으로 향했다. 나와 소영이는 동쪽에 있는 바라나시로, 아그라에서 만난 동행은 북쪽 뉴델리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이다.

 

사다르바자 거리
사다르바자

 우선 저녁 식사를 위해 기차역 앞에 있는 사다르바자 거리에 초입에 내렸다. 노점과 상점이 엄청나게 많은 번화가였다. 신기한 모습이 거리에 넘쳐났다. 여름 한낮에 인도를 걸어 다니는 것은 너무나도 진이 빠지는 일이다. 덕분에 너무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팠기 때문에 눈앞에 보이는 식당으로 무작정 올라갔다. 

 

인도 식당 메뉴 및 가격
채식주의자 식당 메뉴

베지테리언 전용 채식 식당이었다는 사실은 음식을 전부 먹고서야 알았다. 달(콩 수프), 난, 카레 등 다양한 음식과 콜라 4병을 나눠먹고 나서야 다들 정신을 차렸다. 음식 사진을 찍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이 먹어치웠던 것이다.

 

길거리 피자
길거리 피자

식사를 마치고 정신이 들자, 거리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야간열차에서 먹을 야식으로 길거리에서 바로 굽는 피자를 구매했다. 사다르바자 거리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기차 시간이 임박해서 어쩔 수 없이 거리를 떠났다.

 

아그라 칸트 역
아그라 칸트 역

아그라 칸트 역에 도착하자마자 뉴델리 행 기차가 있어서, 곧장 아그라에서 만난 동행은 열차를 타고 떠났다. 우리는 아직 출발 시각에서 여유가 있어서 대기실에 앉아서 가만히 기다렸다. 오늘 아침에 뉴델리 역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느긋하게 있다 보면 열차가 늦게나마 도착하겠지~'라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안내 전광판에서도 우리가 탈 열차는 전혀 출력되지 않고 있었다.

 

기차표
기차표

소영이가 잠시 화장실 간 사이, 열차 시간과 번호를 다시 확인하고자 기차표를 꺼내 들었다. 열차 시간은 아직 10분 정도 남았고, 열차 번호와 전광판을 비교하던 중에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기차표에 아그라 포트 기차역(AGRA FORT RAILWAY STATION)에서 출발이라고 적혀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유럽에서의 경험이 떠올라서 화들짝 놀랐다. 얼른 지도로 검색해보니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진짜로 아그라 포트 역이 있었다! 

 

아그라 포트 기차역

즉, 남쪽과 북쪽을 오가는 노선은 아그라 칸트 역에서, 동쪽과 서쪽을 가로지르는 노선은 아그라 포트 역에서 기차를 타야 한다. 우리는 뉴델리 역에서 남하했기 때문에 아그라 칸트 역에서 하차한 것이었다. 당연히 아그라 역은 하나라고만 착각해서 벌어진 사고였다.

 

화장실에서 막 돌아온 소영이를 이끌고 미친 듯이 내달렸다. 역 밖으로 나가서, 눈앞에 보이는 아무 릭샤를 타고선 흥정할 생각도 없이 포트 역으로 가달라고 했다. 와! 우리가 급한 것을 알았던 걸까? 릭샤가 거의 부산 택시처럼 도로를 질주해서 10분 만에 아그라 포트 역에 도착했다. 릭샤왈리는 요금으로 100Rs를 불렀는데, 기사의 운전실력에 반해버린 탓에 손에 집히는 잔돈을 더 쥐어주었다. 대충 20Rs를 팁으로 더 준 것 같다.

 

3AC 열차

정말 놀랍게도 도착하자마자 탑승해야 하는 무굴 사라이 방향 열차가 도착했고, 무사히 올라탈 수 있었다. 우리가 예약한 좌석은 3AC 에어컨 3등석 침대칸이다. 저렴한 3등석이라고 걱정했더니, 꽤나 깔끔했다. 유리창도 있으며, 추울 정도로 빵빵한 에어컨, 충전이 가능한 콘센트까지 다 갖춰져 있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소영이를 2층 침대(44번)로 올려 보내고 나는 1층(45번)을 차지했다.

 

밤 7시 30분에 출발해서 다음날 새벽 5시에 도착하는, 약 10시간이 넘는 야간 기차여행이다. 워낙 심심했기에 앞자리에 앉은 인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입대를 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가는 청년, 한글의 모양에 엄청 관심을 가지는 어머니, 밤새도록 게임만 쳐하는 아들내미가 앞에 앉은 구성원이었다.

 

인도의 야간열차에서 잠든다는 상황에 워낙 긴장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작은 소리에도 잠에서 깼다. 실제로도 짐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래서 선잠을 자다가도 앞자리 사람들이 내릴 때마다 벌떡 일어나서 작별 인사를 해줬다. 새벽 1시에 모자가 내리고, 새벽 2시에 청년이 내렸다. 

 

오전 5시에 잠에서 완전히 깨서 지속적으로 구글 지도를 확인했다. 분명 도착 예정시각은 4시 55분인데, 아직도 목적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7시 30분에 무골 사라이 역에 도착했다. 연착 시간이 2시간 30분을 넘다니 대단하다. 서쪽으로 이동해서 갠지스강을 건너기만 하면 바라나시다. 드디어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아그라 끝


06/16/목

점심 길거리 탈리 60

저녁 식당+콜라 180

타지마할 입장료 1000

물 3병 60

타지마할 보관료 20

릭샤 요금

칸트 역 - 타지마할 150

타지마할 - 사다르바자 100

사다르바자 - 칸트 역 50

칸트 역 - 포트 역 120

 

총 1740Rs

(1Rs = 1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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