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아그라 타지마할
타지마할

붉은 벽으로 둘러싸인 흰색 궁전


Agra cantt Railway Station

 

우리는 아그라 칸트 기차역에서 오후 1시에 도착했다. 역사 내에서 소영이가 예전부터 인도 여행 네이버 카페에서 연락하던 친구를 만나서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에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했다. 3명 모두 아그라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식당을 구글맵으로 찾았다. 

 

아그라 역 앞에서부터 우리를 먹잇감으로 찍은 릭샤 왈리가 끈질기게 쫓아오면서 흥정을 한다. 타지마할까지 얼마가 어쩌고저쩌고. NO를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르겠다.

 

길거리 식당
길거리 식당

그렇게 도착한 곳이 문도 없고 주방은 갓길에 있는 길거리 식당이다. 다들 눈이 동그래졌다. 하지만 진정한 현지의 맛은 이런 곳에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행들을 설득했다. 어차피 다른 식당은 모르니까 과감히 도전해보자고 말이다.

 

인도 탈리
플레인 탈리

탈리(TALLI)는 일종의 인도식 백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3종류의 커리와, 쌀밥, 난, 야채(생 혹은 볶음)가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하나의 밥상이다. 비슷한 것으로 달 밧(DAL BHAT)이 있는데, 이는 네팔과 북부 인도의 백반으로 탈리와는 구성이 약간 다르다.  

 

난 60Rs(약 1,020원) 짜리 플레인 탈리를 주문했는데, 엄청나게 만족했다. 구성은 감자 카레, 콩 카레, 난 1장, 생양파, 생오이, 인디카 쌀밥. 간도 맞고 맛도 있는데 양까지 푸짐해서 정말 좋았다. 다른 일행들도 맛있게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꼭 시도해보고 싶었던 인도 길거리 식사 첫 성공!

 

낙타
낙타마차

와, 미치겠다. 아까 역 앞에서 따라오던 릭샤 왈리가 식당 앞에서 대기를 타고 있었다. 계속해서 지껄이는 그 사람을 무시한 채, 갓길에서 조용히 서 있던 릭샤와 흥정을 했다. 1명당 100Rs 씩 총 300Rs, 꽤 저렴한 가격이라서 바로 탑승했다. 드디어 타지마할로 향한다! 

 

중간쯤 지났을까, 달리던 도중에 기사가 갓길에 멈춰 서서는 우리에게 뭐라고 말을 걸었다. 대충 큰 짐을 맡길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 준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의 친절함에 기꺼워하면 OK를 외쳤고, 우리는 그것이 함정인 줄 꿈에도 몰랐다.

 

 

타지마할은 총 3군데 동문, 남문(중앙), 서문으로 입장할 수 있다. 또한 커다란 배낭, 캐리어 등을 들고 내부로 진입할 수 없다. 그래서 매표소 근처에 위치한 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입장해야 한다. 동쪽은 기차역이랑 가장 멀어서 여행객들은 갈 일이 별로 없다. 남쪽 중앙에는 바로 앞에 번화가가 있다. 서쪽에는 여행객 안내소와 커다란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거대한 보관소가 있다.

 

우리는 서쪽 성문으로 이동해야 맞는 것이다.

 

타지마할 매표소

그런데 우리를 태운 릭샤왈리는 남쪽 성문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는 하는 말, 자신이 조금 더 이동했으니 1인당 50루피씩을 더 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사전에 흥정한 100루피만 내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릭샤 왈리는 큰 소리로 150루피를 내놓으라고 했다. 나는 화가 나서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다.

 

50루피는 우리에게 작은 돈이긴 했지만, 이건 자존심의 문제였다. 지속되는 말다툼에 근처 상인들의 시선이 모이자, 살짝 겁을 먹은 동행들은 추가 요금을 줘버리자고 채근했다. 일을 더 키우기 싫어서 그냥 돈을 줘버리고, 짜증을 내면서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이런 씨발 개같은! 남쪽 중앙 게이트에 짐 보관소가 없잖아!! 으아아아아악!!!

 

입장

짜증을 뒤로하고 우리는 서쪽 게이트로 '걸어서' 이동했다. 그나마 5분 거리라서 다행이었다. 보관소 짐을 맡기고(보관증과 영수증을 잃어버리지 말자.), 매표소에 표를 구매한 뒤 드디어 타지마할로 입장했다.

 

타지마할 입장권
입장권

여행객 타지마할 입장료는 무려 1,000Rs, 입장료 500에 세금이 500이다. 처음으로 1,000루피짜리 지폐를 사용해본다.

 

타지마할

붉은색 성벽을 따라 그레이트 게이트를 넘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사진 같은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모습을 내 눈으로 보는 것은 정말 놀라웠다. 아쉽게도 첨탑을 공사 중이라서 흉물스럽게 쌓여 있는 비계 때문에 살짝 감동이 덜했지만, 감동은 감동이다.

 

타지마할 공원

오면서 짜증도 잔뜩 냈고, 날씨도 미친 듯이 더웠다. 그렇게 내부와 외부에서 열을 두 배로 받으니 열사병이 온 것 같았다. 어지럽고 몸에 힘이 없었다. 입구에서 산 물은 금방 동이 났고, 그늘도 하나 없는 탁 트인 공간이라서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열심히 사진을 찍고, 놀라운 모습들을 눈에 담았다.

 

타지마할 벽
타지마할 벽면

매표소에서 표를 끊으면, 발싸개를 하나씩 준다. 이는 타지마할에 오르기 직전 계단에서 신발을 감싸는 용도로 사용된다. 흰색 지역부터는 신발 싸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타지마할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서 사진이 없지만, 딱히 특별한 것은 없었다. 중심에 커다란 돌로 된 관이 있다는 것뿐.

 

타지마할은 아름답고 커다란 무덤이다. 무굴 제국의 강력한 황제였던 샤 자한의 부인을 안치한 영묘라고 한다.

 

야무나 강
아그라 야무나 강

타지마할의 뒤쪽에는 아그라 야무나 강이 흐른다. 강을 뒤에 두고선 오똑하게 선 흰색 건물이라니 정말 완벽한 풍경이었다. 밖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같이 찍자는 요청을 수십 번은 들은 것 같다. 홍대 거리에 나온 연예인 기분을 대리 체험한다.

 

타지마할 첨탑
시진이 부끄러움

높게 솟아있는 4개의 첨탑은 혹시나 모를 붕괴사고를 대비하기 위해서 살짝 바깥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런데 야무나 강이 점점 말라가니까 기울임이 조금씩 커진다고 한다. 그래서 최대한 보수공사를 실시하는 것 같다.

 

공원
그레이트 게이트

타지마할의 가공할 높이 덕분에 생긴 그늘 덕분에 살았다. 벽에 걸터앉아서 조금 쉬니까 상태가 괜찮아졌다.

 

화장실
유료 화장실

유료 화장실이지만, 외국인은 무료다. 외국인 전용 1,000루피짜리 입장권을 보여주면 된다. 화장실 이용 가격 포함이라니, 몰랐던 옵션이다.

 

바이바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 타지마할에서 떠날 준비를 했다. 짜증 나는 장소였던 중앙 게이트로 나와서 릭샤를 타고 아그라 칸트 역 근처의 사다르바자 거리로 이동했다. 나와 소영이는 동쪽에 있는 바라나시로, 아그라에서 만난 동행은 북쪽에 있는 뉴델리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런데 우리는 몰랐다. 아그라에 기차역이 여러 개라는 사실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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