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201 드레스덴 파리 날씨
190201, 흐림->비, 드레스덴->파리, 14일 차


드레스덴 한인민박 로미하우스 조식
로미하우스 조식, 미역국-제육덮밥

 드레스덴의 마지막 한식 아침식사는 제육덮밥에 미역국이다. 짐을 챙긴 후, 2박 요금과 숙박계를 쓰고 나왔다. 어제가 드레스덴에서 얼마 없는 정말 좋은 날씨였다는 것을 밖에 나오자마자 알 수 있었다. 영하의 기온을 머금은 강풍이 우리의 손을 꽁꽁 얼게 만들었다. 마침 포켓몬고에서도 강풍 날씨로 인식되어서 날씨 버프를 받은 펄기아 레이드를 마지막으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꽁꽁 얼어버린 손 때문에 포획에 성공하지 못했다.

 레이드가 끝난 뒤, 모두 함께 드레스덴 역으로 이동해서 열차를 기다렸다. 독일에서 C 형님과 같이 다닐 줄은 꿈도 꾸지 못한 3일이었기에 실감이 나질 않았다.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작별인사를 한 뒤, 기차에 올라탔다. 지옥에서 탈출한 느낌이었다. 이후부터 나는 포켓몬고가 조금씩 질리기 시작했다ㅎㅎ.

 

드레스덴 끝


 

 약 2시간쯤 지나자 기차가 어떤 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기차는 약 10분 넘게 출발하지 않았고, 기나긴 독일어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무슨 문제가 생긴 건지 승객들 중 일부가 기차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전혀 독일어를 이해할 수 없었기에 불안해졌고, 그래서 방송을 녹음해서 C 형님께 보내서 통역을 부탁했다. 잠시 뒤, 금방 출발할 테니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내용이라고 회신이 왔다.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었던 건지, 정말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기차는 출발했다.

 

독일철도청 DB 로고가 박힌 밀크초콜릿
독일철도청 초콜릿

 기차가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하자, 승무원들은 돌아다니면서 승객들에게 DB 로고가 새겨진 초콜릿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기차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


 우리는 파리행 기차로 환승을 위해서 프랑크푸르트 역에 내렸다. 1시간 정도 여유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시내를 조금 돌아다니면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프랑크푸르트는 드레스덴과 비교하면 정말 발전된 도시였다. 수많은 고층빌딩 숲 사이에 프랑크푸르트 역이 있었다. 이틀 전에 먹었던 되너의 맛이 갑자기 생각나서, 역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케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대충 검색해서 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향했다. 케밥 하우스, 케밥집이라고 하기엔 뭔가 조금 이상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밥과 카레 등 각종 인도음식들이 진열대에 주르륵 나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크프루트 커리 맛집 Lahore kebab house
인도카레천국

 케밥도 팔긴 했지만, 메인 요리는 카레였다. 알고 보니 파키스탄 요리를 파는 식당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작은 케밥 하나와 치킨커리를 시켰다. 오랜만에 먹는 정통 커리는 정말 맛이 좋았다. 딱히 느끼하거나 향신료가 강하지 않은 것이 딱 적당했다.

 

프랑크푸르트 케밥 맛집 치킨커리
치킨커리
프랑크푸르트 케밥
꽉 찬 케밥

 식사를 마치고 바로 역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부족해서 근처를 더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프랑크푸르트도 발도장을 하나 찍긴 찍었다. ㅋㅋ 알고 보니 우리가 예약한 열차는 그 유명한 TGV(테제베)였다. 2층 기차에 무료 Wifi까지 엄청 빵빵하고, 속도도 더 대단한 그 프랑스 고속열차! 덕분에 이번에도 밀린 일기는 쓰지 못하고, 열심히 인터넷 서핑만 했다.


 밤 9시가 가까운 시간에 파리에 도착했다. 열차 유리창에 자꾸 물방울이 맺히는 것이 불안했는데, 역시나 파리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우리가 탄 TGV가 이렇게나 길었는지 처음 알았다. 역사까지 걸어 나가는데 정말 멀었고, 그만큼 비를 많이 맞았다. 우리가 내린 역은 파리 동역, 숙소로 가기 위해 메트로를 타려면 파리 북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동역에서 북역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짐을 이끌고 북역으로 향했다. 근데 동역이랑 북역이랑 무슨 차이지? 남역 서역도 있나?

 문제라면 비가 많이 왔다. 진짜 많이 왔다. 패딩점퍼와 배낭은 점점 젖어들어가고 있었다. 가까운 거리라던 북역이 이렇게나 멀게 느껴질까 싶었다.

 

Paris Gare de l'est


파리 기차역 종류 및 정보

 

[유럽여행정보] 파리 기차역 정보

용산역과 청량리역의 역할이 서울역과 조금 다르지만 대부분 서울역에서 모든 이동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파리에서는 기차역이 너무 많다. 심지어 역 이름까지 전부 파리로 시작한다......! �

kosimpler.tistory.com


 

 파리의 숙박비는 어느 도시보다 비쌌다. 파리 중심구에는 엄두도 못 내는 가격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외곽지역인 '드엉시'에 숙소를 잡았다. 북역에서 RER B 선을 타고 4 정거장만 가면 되길래 꽤나 가까운 줄 알았다. RER 선은 우리나라 공항철도 급 구간을 가진 메트로였던 것이다.

 

프랑스 파리 RER B 노선도
RER B 선을 타고 외곽도시로

 

 파리의 지하철은 우리나라만큼이나 노선이 많고 복잡했는데, 심지어 존(Zone)이 나뉘어 있기도 했다. 파리의 중심가는 1 zone으로 지하철 요금이 가장 저렴했다. 하지만 3 zone 이후부터는 꽤나 부담스러운 추가 요금이 붙기 시작한다. 드엉시는 3 zone에 위치해 있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몰랐기 때문에 가장 기본 표를 끊고선 메트로에 탑승했다. 역에 도착해 보니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역사와 개찰구는 닫혀있고, 옆에 나 있는 쪽문으로 그냥 빠져나가게 해 놓았다. 그 덕분에 우리는 zone의 개념을 하루 늦게 알게 되었고, 엄청 당황하게 된다.


 드엉시는 엄청 조용하고 어두운 동네였다. 큰 건물은 드엉시 역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죄다 주택뿐이었다. 역에서 내려서 긴 다리를 건너, 마을 골목으로 진입해서 에어비엔비 숙소를 찾았다. 우리는 빈에서의 경험 때문에, 독립적인 공간을 원했다. 그런데 옵션에 '초소형주택'이라는 것이 있었다. 과연 무엇을 초소형이라고 하는지 정말 궁금했다.

 호스트는 늦은 시간임에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우리를 뒷마당으로 데려갔다. 뒷마당 정원에 있는 헛간의 문을 열고 보니 정말 초소형 원룸이 우리를 기다렸다. 주방과 작은 화장실, 그리고 커다란 2층 침대 겸 소파 등 필요한 건 다 있다. 전형적인 대학가 원룸이었다. 그리고 꽤나 아늑했기에 숙소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짐을 풀고, 비에 젖은 옷을 세탁하려고 했다. 세탁기에 적힌 꼬불꼬불한 프랑스어는 번역기를 돌리면 된다지만, 세제는 어디서 구할까 고민하다가 호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세제가 어디 있냐고. 밤 11시가 넘은 시간인데 후다닥 뛰어와선,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세탁 캡슐 두 개를 주고는 다시 사라졌다. 정말 친절한 호스트를 만난 것 같다.

 

파리에서 진라면 한 그릇
류현진~라면
파리에서의 만찬
파리 도착 기념 수지와 한 잔

 무진장 배고팠기에 라면을 두 개 끓이곤, 고이 모셔두었던 처음처럼 큰 병을 깠다. 춥고 배고팠기에 정말 맛있는 라면이었다. 형님이 라면을 드시다 말고 자꾸 '류현 진~라면'이라고 하신다. 쪼끔 당황스럽다.

 


19/02/01 지출내역

드레스덴

- 로미 하우스 숙박비 2박 : (25.0 x2) x2 = 100.0 eu

- 트램 1시간 권 : 2.4 x2 = 4.8 eu

 

프랑크프루트

- 점심(파키스탄 식당) : 15.0 eu

 

파리

- 지하철 : 3.8 eu

 

총 123.6 eu

(파리 에어비엔비 2박 3일: 163,606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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