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130 프라하 드레스덴 날씨
190130, 프라하 -> 드레스덴, 맑은 뒤 흐림, 12일차


아침만찬
남은 음식들을 모두 모아보았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 프라하의 에어비엔비 숙소.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숙소를 청소하고 쓰레기를 정리했다. 특히 돼지불고기를 하면서 가스레인지 곳곳에 튄 기름까지 열심히 닦았다. 모든 청소를 마치곤 냉장고에 있던 모든 음식들을 한 곳에 모아 먹어치웠다.

 그렇게 멀지는 않았지만, 짐들이 신경 쓰였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단 우버를 부르기로 했다. 거리가 꽤 가까웠기에 우버 비용이 64 czk 밖에 안 나왔다. 코루나는 체코를 벗어나면 전혀 사용할 수가 없으니 잔돈을 최대한 처리하려고 64 czk에 딱 맞춰서 요금을 냈다. 그랬더니 우버 기사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진 듯했는데, 착각이겠지 ㅎㅎㅎ;;;

 

프라하의 파란 하늘
프라하의 맑은 하늘

 기차에서 마실 물과 음료수를 살 때에도 잔돈을 최대한 사용하려고 일의 자리까지 맞춰서 계산했다. 아무리 물품의 조합을 맞춰도 5 czk의 거스름돈이 무조건 남았다. 기념으로 동전 하나쯤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점원은 이걸 1 czk짜리 5개로 주는 것이 아닌가!? 으윽, 기념품으로 플라스틱 동전 5개 획득.

 

객실이 있는 드레스덴 행 열차
호그와트 급행열차?

 

프라하 끝


 

 드레스덴은 프라하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도시다. 두 도시 모두 국경 근처에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도 2시간도 걸리지 않아서 도착했다.

 

독일 드레스덴 중앙역
독일 드레스덴 Hbf
드레스덴 역

 사실 독일 드레스덴은 우리의 여행 목적과는 맞지 않는 곳이었다. 최대한 큰 도시, 최대한 많은 볼거리 이 두 가지 요소가 모두 빠져있는 일명 촌동네였다. 하지만 이 드레스덴에는 우리가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다. 바로 망원동 포켓몬고 그룹의 최대 선구자인 최고 하드 게이머 C 형님. 이 형님은 처음 뵀을 때나 지금이나 너무 무섭다. 왜냐하면 포켓몬고 레이드를 시작하면 멈추는 법을 모르신다. 우리는 사실 반쯤 체념을 하고 드레스덴에 들른 것인데, 과연......

 

독일 드레스덴 맛집 Good Friends 쌀국수
점심으로 먹은 쌀국수

 드레스덴 역 바로 앞에 있는 동남아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한 뒤, 숙소로 이동했다. C 형님의 추천으로 로미하우스라는 한인민박을 예약해두었다. 여행의 처음이자 마지막 도미토리이자 한인민박이 되겠다. 2019년 기준 로미하우스는 6인 도미토리 1박에 25.0 eu이며, 한식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로미하우스

 드레스덴 중앙역에서 7 트램을 타고 20분가량을 가야 한다. 꽤 외곽에 위치하긴 했지만, 교통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외관이 깔끔하고 숙소도 엄청 깨끗했다. 6인 도미토리는 주방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조금 시끄러울까 걱정되긴 했다. 하지만 도미토리에 입주한 사람이 우리 둘 뿐이라는 사실이 엄청 좋았다. 민박 주인의 남편인 듯한 독일인이 우리를 맞아주었는데, C 형님이 유창한 독일어 실력으로 이것저것 처리해주었다. 우리는 사실 C 형님이 이태원의 드레스덴이라는 맥주집에서 일하는 것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긴 했었는데, 독일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니 약간의 의심이 풀렸다.ㅋㅋㅋ


츠빙거

독일 드레스덴 츠빙거
독일 드레스덴 츠빙거 내부
독일 드레스덴 츠빙거와 노을
노을과 함께 츠빙거

 궁전 같은 츠빙거의 모습은 무척이나 고풍스러웠다. 청금색으로 이루어진 지붕은 다른 시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문제라면 이 곳이 4시간 동안 돌아다니다가 처음으로 들른 관광지라는 점이다. 프라하와 드레스덴의 거리가 멀지 않다 보니 꽤 이른 시간에 드레스덴의 일정이 시작됐었다. 점심때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한 것이라곤 포켓몬고 레이드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상당히 지쳐있었다. 어젯밤에도 끊임없이 걷고 걸으면서 게임을 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니까 너무 힘들었다. 멈출 수가 없는 행군의 연속이었다. 오늘부터 펄기아가 새로운 레이드 몬스터로 나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으아악!!!

 

독일 드레스덴 궁전
드레스덴 궁전
독일 드레스덴 챔버 오페라하우스
챔버 오페라하우스
세계대전 때 완파된 후 복원된 교회
복원된 개신교 교회
드레스덴 교회 뒷모습
교회 뒷모습

 그리고 드레스덴은 너무 추웠다. 해가 진 후에는 바람이 쌩쌩 불면서 체감온도를 더욱 떨어트렸다. 밤 9시, 레이드가 모두 종료되고 새로운 알이 출현하지 않는 시간까지 미친 듯이 달렸다. 게다가 우리는 점심으로 먹은 쌀국수 이후로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C 형님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우리는 음료수를 사러 대형 마트에 들어갔었다. 독일도 생필품이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고 생각하면서 계산을 하려는데, 모든 음료수와 물에 각 병마다 0.25 eu 정도의 추가 요금이 붙는 것이 아닌가? 이게 뭘까 했지만 독일어는 해석할 수 없었다.

 잠시 뒤, 돌아온 C 형님께 여쭤보니 재활용 환급금이라고 답해주셨다. 마트마다 의무적으로 재활용품 수거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다 마신 페트나 병을 그곳에 넣으면 추가 요금만큼의 금액을 다시 페이백해주는 정책인 것 같다. 그러면서 독일에서는 그런 재활용품을 주워다가 파는 할아버지들이 있는데, 스포츠카를 타고 다닌다나 뭐라나. 한국에서의 폐지를 줍고 다니는 노인 분들이 벤츠 타고 출퇴근한다는 소문과 비슷한 부류인 것 같았다.


드레스덴 커리부어스트 맛집 Curry 24
동네에서 가장 인기있는 소시지! 빨간고추가 무섭다.

2층 맥스 말고 1층 Curry24

 

독일음식 커리부어스트
커리부어스트

 레이드가 더 이상 생성되지 않자, 드디어 C 형님은 우리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ㅋㅋㅋㅋ 먼저 커리부어스트를 맛볼 수 있었다. 소시지와 매콤한 소스, 그 위에 뿌려진 카레가루가 전부인 그 음식이 어찌나 맛있던지. 여기는 특이하게 매운맛 정도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마치 예전의 닭꼬치 폭탄맛 1, 2, 3을 보는 듯했다. 우린 무난하게 1~10 단계 중 4단계를 선택했던 것 같다.

 

드레스덴 케밥 맛집 Babos
바보..들?
드레스덴 맛집 Babos 메뉴판
바보들의 메뉴

 그다음은 되너였다. C형님이 독일에서 한참 공부할 때, 싸고 양 많이 먹을 수 있었던 초대형 케밥이라고 한다. 독일 음식과는 조금 멀리 있지만, 로컬의 추천음식이라니 기대가 되었다. 포장이 나오자 나는 꽤 놀랐다. 내가 두 손 가득히 펼쳐야 잡을 수 있는 크기의 포일 덩어리가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체코에서 사고 남은 캔맥주를 곁들여 되너를 먹었다. 대충 계산해보니 오늘 하루 걸은 거리만 해도 18 km가 넘는 엄청난 강행군이었다......

 

엄청난 크기의 Babos 되너
엄청난 크기
되너와 맥주 한 잔
맛도 아주 좋았던 바보들의 되너 케밥

 


19/01/30 지출내역

프라하

 

- 물과 음료(프라하 역 매점) : 86 czk

- 우버 : 64 czk

총 150 czk // 잔액 1,445 czk

 

드레스덴

 

- 트램 1일권 6.0 x2 = 12.0 eu

- 화장실 이용 = 0.5 eu

- 되너 3개 = 4.0 x3 = 12.0 eu

- 트램 가족권(내일) = 9.0 eu

- 음료수 구매 : 1.14 eu

- 잔돈 처리(기부) : 0.01 eu

 

총 34.65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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