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129 프라하 날씨
190129, 맑음, 프라하, 11일차 저녁 일정


 길거리에서 굴뚝 빵을 전부 섭취한 뒤, 레넌 벽으로 향했다. 여러 번 덧입혀진 그라피티로 가득한 벽이었다. 존 레넌 사후에 그의 초상화와 노래 가사가 적힌 이후로 레넌 벽이라고 불리는 듯하다. 이후 자유와 평화에 대한 작품이 그려지고 있다는데 음...... 나는 잘 모르겠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고, 원색으로 칠해진 커다란 벽이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다. 사진 찍기도 꺼려지는 그런 느낌.

 

체코 프라하 레넌 벽
프라하 레넌 벽
레넌 벽

 이후 프라하 성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프라하 성으로 올라가는 방법은 2가지다. 첫 번째는 카를 교를 건넌 뒤에 그대로 직진해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두 번째는 Malostranská 지하철 역 앞에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카를 교를 건넜다면 조금 더 걸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내려올 때 프라하의 구시가지 밤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또한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훨씬 가까운 것이 두 번째 방법이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역시 두 번째 방법. 언덕이 꽤나 높고 길어서 숨이 찼다. 총을 든 군인들이 성 입구를 막고선 입장객의 짐을 확인해서 조금 긴장했다. 한 병은 꼭 챙겨 다니는 포켓소주가 가방에 있었는데, 괜히 의심받을까 봐 그랬다. 다행히 무사통과, 프라하 성은 입장료가 없다.

 

프라하 성

프라하 성 앞의 전망대에 심겨진 나무
프라하 성 전망대에서 바라본 프라하
프라하 성 입구 앞에서

 프라하 성은 동화 속에 나오는 중세시대 성의 뾰족뾰족한 모습은 아니었다. 네모나고 각진 건물들이 아파트처럼 여러 채 세워져 있었는데, 이게 프라하 성이란다. 오히려 성 중심부에 있는 대성당이 진정한 의미의 디즈니 성처럼 생겼다. 마침 해가 진 시간대라 대성당에 화려한 조명이 감쌌고,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프라하 성 비투스 대성당프라하 성 비투스 성당
비투스 대성당
프라하 성 성문
성문이 좀 무섭다

 성을 올랐으니, 다시 내려가야 하는 법. 성 문에서부터 내리막길의 연속이었다. 주황빛 조명으로 물든 프라하의 모습이 성 위에서는 아주 잘 보였다. 저 특징적인 붉은색 지붕은 무슨 이유로 깔맞춤 한 것 일까 궁금해졌다.

 

프라하 야경
프라하 밤거리
프라하 밤거리
프라하의 화려한 야경
프라하 나무 아래서
잠깐의 여유

 이후 일정은 밤 9시까지 프라하의 모든 랜드마크를 한 번씩 방문했다. 오늘이 그란돈, 가이오가 레이드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가는 곳마다 엄청난 수의 체코 사람들과 함께 휴대폰을 두드렸다. 모든 보조배터리와 스마트폰의 전원이 나갈 때까지 프라하 이곳저곳을 걸어 다녔다. 발이 엄청나게 아프고, 배가 고팠다. 원래라면 체코 요리인 꼴레뇨를 먹을 예정이었지만, 레이드가 더 중요했다. 오늘 하루만 해도 15 회 넘게 레이드를 시도했다. 결국 가이오가 이로치의 보랏빛 목격하지도 못했다.

 그리고 동유럽은 역시 미인이 많은 것 같았다. 창문을 닦는 여자, 길거리를 걷는 여자, 같이 포켓몬을 하는 여자들까지 전부 미인이었다. 진짜루...!

 

광장에서 본 프라하 국립박물관
다음 레이드는 프라하 국립박물관이다.

 저녁은 숙소에 남은 음식들로 먹기로 하고, 남은 맥주에 어울릴 KFC 치킨이나 조금 사가기로 했다. 그런데 힘들고 배가 고파서 그런지, 살짝 폭주를 해서 12 조각이나 사 버렸다. 나는 집에 도착해서야 너무 많이 구매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KFC에서 나오니까 바로 앞에 익숙한 성당이 보였다. 바로 숙소 주변에 있는 그 성당이었다. 우리는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 프라하 2구 초입에 도착해있었던 것이다. 귀가라는 마지막 긴 숙제를 하지 않아도 돼서 기분이 아주 홀가분해졌다. 하지만 우리는 3블록 정도를 걸을 기력조차 없어서 그냥 트램을 탔다. 숙소까지 가는 길이 살짝 언덕이어서 무조건 트램을 타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ㅋㅋ

 

만두, 고추장불고기, KFC, 맥주, 소주
최후의 만찬

 맥주, 소주와 치킨, 만두, 고추장 불고기, KFC 후라이드 치킨까지. 오늘이 마지막 밤인데, 지금 전부 처리해야 했다. 체코에서 체코 음식은 단 한 번도 먹지 않은 것을 깨달은 우리는 어이없이 웃으며 종이컵을 부딪혔다.

(굴뚝 빵은 간식이니까 패스)

 


19/01/29 지출내역

 

- 기차 예약비(체코-> 드레스덴) : 158 czk

- 화장실(카를 교 앞 식당) : 20 x2 = 40 czk

- 화장실(거리 공중화장실) : 5 czk

- 굴뚝 빵 트르들로(카를교 건너서) : 80 + 90 = 170 czk

- 기념품 구매(카를교 앞) : 25 x2 + 59 = 109 czk

- 트램(KFC -> 숙소) : 24 x2 = 48 czk

- KFC 치킨 12조각  : 307 czk

 

총 837 cz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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