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127 프라하 날씨
190127, 빈 -> 프라하, 맑음, 9일차 저녁일정


 잠깐의 꿀 같은 휴식을 취하고 나니까 거의 오후 5시쯤 되었다. 프라하 중심가의 한인마트를 가려고 했지만, 일요일에는 전부 문을 열지 않거나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나마 프라하 남쪽 끝에 있는 리틀하노이 구역에 있는 한인마트인 한국마트가 일요일에도 정상 영업을 하는 중이었다.

 

리틀하노이 구역에 있는 한.국.마.트

 우리의 숙소는 프라하 2구에 있는데, 프라하의 경계까지 가야 했다. 대략 광화문에서 일산까지 가는 거리정도였다. 걸어서 2시간, 대중교통 50분, 자동차로 20분 걸린다는 결과가 나왔다. 택시를 타면 금방 갈 수 있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데 혹시 모를 택시요금에 대한 눈탱이밤탱이가 너무 걱정되었다.

 그래서 우버를 처음으로 이용해 보기로 했다. 우버는 목적지를 설정하면 정해진 요금이 미리 산출되고, 추가 요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었다. 앱을 깔고 구글 계정으로 쉽게 로그인할 수 있었다. 그리곤 1. 출발지 설정 2. 목적지 설정 3. 차량 등급 설정 4. 결제수단(직접, 미리) 설정을 순서대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근처를 지나가고 있는 기사가 배정이 되었고, 약 5분 내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정해진 가격, 찾아오는 서비스 이 두 가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가격도 230 czk 약 11,500원, 꽤나 먼 거리(약 17.0 km)를 이동하는데 엄청 저렴하다.

 집 앞에서 현금을 인출한 뒤, 조금 기다리자 멋들어진 폭스바겐 세단 한 대가 우리 앞에 섰다. 차량 등급을 우버 블랙으로 설정하면 추가 요금을 내는 대신 최고급 세단이 오기도 한다던데, 우리는 추가 요금이 없는 기본 차량임에도 꽤나 안락한 자동차가 왔다. 우버 앱에서 기사의 사진과 번호판까지 알려주었기에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손님을 태우자마자 우버 앱에선 모든 경로를 구글 지도를 통해서 알려주었고, 우리도 실시간으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가격협상은 이미 끝났기 때문에 돌아가서 요금을 더 받는 일은 없겠지만, 나도 모르는 곳으로 향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리틀하노이, 여러 아시아 상점과 식당이 모여있고 거주민들도 대부분 동남아 사람들인 것 같았다. 상점 주인도 손님들도 대부분 아시아인밖에 없었다. 우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상점으로 들어갔다.

 

체코 프라하 한국마트
한국마트

체코 프라하 한국마트 진열대
의외로 행복한 사진

 라면과 햇반, 김치를 우선 구매했다. 무언가 메인 요리가 필요할 것 같아서 불고기 양념과 쌈장, 부추만두 등을 구매했다.

 

체코 프라하 한국마트 술 진열대
비싼 소주 약 7,000원

 우리는 솔직히 술 코너에서 가장 많은 고민을 했다. 한국에서 챙겨 온 소주가 아직 몇 펫트 남기는 했지만, 우리가 소주를 마시는 속도로는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 자명했다. 비싼 가격과 즐거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하지만 쏘오주의 유혹이 승리하였고, 무려 4병이나 구매해서 바구니에 담았다.

(1병 149 czk = 7,450 원, 4병 596 czk = 29,800 원)

 

프라하 한국마트 냉동식품
각종 냉동식품들

 꽤나 많이 구매했음에도 1,100 czk(55,000원)이 나왔고, 가벼운 지갑과 무거운 봉투를 들고 상점을 나왔다. 우리는 생고기를 구매하기를 원했는데, 한국마트에서는 따로 판매하지 않았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바로 옆에 있는 동남아 상점으로 가라고 알려주었다. 참고로 한국마트 주인은 한국인도 체코 인도 아닌, 동남아 사람이다. 옆 상점에서 삼겹살 1kg을 단돈 6천 원에 샀고, 직원에게 작게 썰어달라고 부탁했다. 커다란 고기 칼을 든 여성 점원이 고기를 썰기 위해 통나무 도마를 강하게 내려치는데 조금 쫄았다. 또한 큰 양상추 한 통을 사서 고기 야채 밸런스를 맞췄다.

고기 120 czk + 양상추 한 통 30 czk = 150 czk

총 1,250 czk, 소주값만 596 czk로 거의 반을 차지했다. ㅋㅋㅋㅋㅋㅋ 다시 우버를 불러서 숙소로 돌아왔다. 갈 때는 230 czk, 올 때는 215 czk가 나왔는데 도대체 무슨 차이인지 알 수가 없다.


한인마트에서 장 봐온 것들
일용할 양식들

 

  나는 곧장 완벽한 저녁상을 위해 부엌칼을 들었다. 먼저 미리 한국에서 사 온 오뚜기 간편 미역국을 이용해 적게나마 국을 끓였다. 블록이어서 실망했는데, 꽤나 제대로 된 미역국 맛이 나서 놀랐다. 그리곤 양상추를 잘 씻은 뒤, 적당한 크기로 잘랐다.

간단이의 돼지 고추장 불고기 만드는 법!

1. 적당한 크기로 잘린 고기 1kg 양상추 300g을 커다란 그릇에 넣는다.
2. 그리고 마법을 부려줄 청정원 고추장 돼지불고기 양념을 2/3 붓고선 골고루 양념을 묻혀준다.
3. 프라이팬에 넣고, 강불로 굽기 시작해서 중 약불로 볶는다.
끝.

 좀 오래 재워두면 양념이 잘 배서 더 맛있겠지만 배가 무진장 고프기 때문에 무시한다. 하지만 의외로 고기 양이 꽤 많아서 반만 조리하기로 했다. 내일 먹을 때는 완벽하게 재워져서 숙성된 불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고추장불고기 야채 손질
1. 자른다
고추장불고기 양념 재우기
2. 묻힌다.
고추장불고기 굽기
3. 굽는다.
고추장불고기 플레이팅
4. 담는다.
수출용 참이슬 병
5. 마신다.

 소주 4병을 부족하게 만드는 완벽한 맛이었다. 남은 불고기, 라면과 냉동만두까지 안주는 넘쳐났다. 아끼고 아꼈던 배낭 속 소주 페트까지 꺼냈고, 밤늦게까지 이 완벽한 정찬을 이어갔다. 내일 일정은 나도 모르겠닼ㅋㅋ. 발길가는대로 움직일 뿐!

 


19/01/27 지출내역

ATM에서 5,000 czk 인출 -> 290,000원 빠져나감.

(환율이 1 czk=50.0원, 수수료 40,000원 이상)

 

우버(숙소 -> 한인마트) : 230 czk 

우버(한인마트 -> 숙소) : 215 czk

한국마트 : 1,114 czk

(소주 4병, 각종 라면, 햇반, 김치)

동남아 마트(고기 1kg, 양상추) : 150 czk

 

총 1,709 czk (약 8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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