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126 오스트리아 빈 날씨
190126, 빈, 비온 뒤 흐림, 8일차 오후

 


 우리는 저주에 걸린 것이 분명하다. 도시를 이동할 때마다 날씨가 바뀌는 저주. 아침 일찍부터 진눈깨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한 마디로 엄청나게 개 추웠다.

 

오스트리아 빈 지하철 노선도
빈 지하철 노선도

 빈의 지하철 노선도를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스테판플래츠(Stephansplatz) 역에 성당 그림이 그려져 있고, 다른 역과 다르게 차지하는 면적이 컸다. 빈에 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기 때문에 행선지를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스테판플레츠 역에 무작정 내려보았다. 내리자마자 여기가 빈의 중심가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엄청 커다란 성당이 바로 보였다. 지하철 노선도에 대표 관광지 그림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 스테판플래츠 역
명동거리같은 스테판플래츠
오스트리아 빈 스테판대성당
스테판 대성당
거리를 지나는 이두마차
똥 뿌리니까 접근금지

 날씨만 빼고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거리 중간중간에는 번쩍이는 동상들과 분수들이 눈을 심심하지 않게 해 줬고,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유럽의 거리를 직접 걷는다는 감동이 밀려왔다. 심지어 마차도 다닌다!


스테판대성당 내부
성당 내부

 스테판 대성당 내부는 크고 웅장했다.

 

스테판대성당 종탑 엘레베이터 요금
스테판 대성당 종탑 엘레베이터 비용

 그리고 성당 최상층의 종탑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려 1인 당 6.0 eu라는 요금을 요구했다. 으음... 가장 낮은 곳인 거리에서도 빈이 아름다워 보였는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얼마나 더 좋을까?

 

Shut up! and take my money!
즉시 구매

 긴 줄을 기다렸다가 탑승한 것은 원통형의 엘리베이터. 대머리 아저씨가 엘리베이터 보이 겸 가드를 서고 계셨다. 잠깐 올라가자 커다란 종과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펜스가 보였다. 높기는 엄청 높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경치였다. 펜스에 가려서 잘 안 보이는 것도 있지만, 종탑보다 높은 첨탑과 지붕이 풍경을 반 가까이 가리고 있었다.

 

스테판대성당 종탑에서 본 빈
안 보여
스테판대성당 종탑 풍경
스테판대성당 종탑 풍경3
스테판대성당 종 설명문
아아, 이것은 '종'이라는 것이다.
종탑에서 본 스테판플래츠

 

 


 내려와서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갔다. 숙소의 호스트에게 물어서 맛집으로 립이 맛있는 카페슈니첼이 맛있는 집을 소개받았는데, 스테판 대성당과 가까운 슈니첼 맛집으로 향했다. 성당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FIGLMULLER

 꽤나 유명한 집 같았다. 내가 유명하다는 기준은 외국인 관광객 수와 블로그 포스팅 수 기준이다. 빈에서 살고 있는 로컬 호스트까지 추천했다면 삼위일체의 유명도가 아닐까? 정말 맛있겠지 생각하고 줄을 섰다. 한 3분 뒤, 웨이팅 보드를 적는 것 같은 종업원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러고는 예약했냐고 우리에게 물었다. 알고 보니 우리가 서 있는 줄은 예약 손님 용 줄이었던 것이다. 종업원은 바로 근처에 있는 다른 지점으로 가라고 안내를 해주었다. 조금만 더 오래 서 있었으면 억울해서 배가 안 고플 뻔했다 ㅎㅎ

 

오스트리아 빈 슈니첼 맛집 Figlmuller
비가 와도 웨이팅

우리가 먹은 지점, 예약 줄을 선 지점은 현재 구글맵에선 폐업했다고 나온다.

 여기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무진장 바빠 보이는 웨이터를 겨우 불러서 주문을 했다.

 

 

빈 맛집 FIGLMULLER 메뉴판
FIGLMULLER 메뉴판

 우리는 돼지고기 슈니첼(Figlmuller schnitzel), 소고기 슈니첼(Wiener schnitzel), 감자수프, 샐러드와 맥주 두 잔을 시켰다. 오랜만에 돈가스와 비프가스를 먹을 수 있다니 정말 기대됐다.

 

빈 맛집 FIGLMULLER 돼지고기 슈니첼
돼지고기 슈니첼
엄청 크다
빈 맛집 FIGLMULLER 소고기 슈니첼
소고기 슈니첼
FIGLMULLER 감자수프빈 맛집 FIGLMULLER 샐러드
감자 수프와 샐러드
빈 맛집 FIGLMULLER
슈니첼 한상

 드디어 나온 엄청난 크기의 고기튀김 슈니첼!! 맛은 정말 좋았다. 소스 없이 레몬즙만 뿌려서 먹기에는 조금 느끼했지만, 튀긴 고기를 먹는다는 것이 이렇게 즐거울 줄 몰랐다. 느끼한 것은 케첩과 맥주로 씻어 내리면서 맛있게 먹었다. 소고기 슈니첼은 조금 독특한 맛이었다. 사실 비프가스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비교는 못하겠다.

 원래 정통 슈니첼이 소고기를 이용한 음식인데, 전쟁으로 가난해지자 돼지고기를 이용해 대체품으로 만들었던 것이 돼지고기 슈니첼이라고 한다. 메뉴판에서 소고기 슈니첼이 Wiener schnitzel으로 표기되어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빈 사람의 슈니첼이라니! 이건 무조건 먹어야 해! 하지만 Wiener schnitzel은 돼지고기 슈니첼에 비해 꽤 비싸고 양이 적다. (사진의 작은 두 덩이가 20.5 eu 였다.)

우리는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섰다. 다른 관광지를 둘러보기 위해서 나름 경로를 짜 두었다. 하지만 밖에서는 강한 비가 내리고 있었고, 우리는 비를 피할 요량으로 디저트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저녁 일정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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