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126 오스트리아 빈 날씨
190126, 빈, 비 온 뒤 흐림, 8일차 저녁일정 


 피그밀러에서 나온 후, 우리는 방향을 잡지 않고 걸었다. 떨어지는 비를 맞으면서 처량하게 거리를 구경했다. 하지만 비가 장대비로 변하면서 이동이 너무 불편해졌다. 마침 커다란 동상을 지나고 있었는데, 그 앞에는 고풍스러운 레스토랑이 있었다. 가게 이름이 구텐베르크였다. 최초의 금속활자 발명가인 그 구텐베르크?

 

 비 때문에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친 커다란 동상이 금속활자의 발명가 구텐베르크의 동상이었던 것이다! 여기도 슈니첼이나 학세 등 각종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음식을 파는 식당이었지만,  우리는 이미 Figlmuller에서 식사를 배부르게 했기 때문에 가볍게 커피나 한 잔 하면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무엇보다 기대가 되는 것은 바로 케이크였다. 바로 자허토르테!

자허라는 오스트리아인이 만들었으며, 토르테는 일종의 원형 케이크를 일컫는다.
초콜릿을 넣어 반죽한 스펀지케이크에 살구잼을 바르고, 다시 다크 초콜릿으로 코팅한 것이 특징이다.
빈 케이크 분쟁(Wiener Tortenstreit)이라는 해프닝을 낳은 유명한 케이크다.

자허토르테 정보 출처

 

더위키 :: 자허토르테

호텔은 자허토르테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호텔 이름을 딴 '임페리알 토르테(Imperial Torte)'를 만들었다. 아몬드 가루를 넣어 반죽해 구운 얇은 페이스트리 사이에 초콜릿 크림을 겹겹이 발라 쌓�

thewiki.kr

진열된 초콜릿케이크
초코파이 아님

 형님은 카푸치노를, 나는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사실 뭔지 모르고 주문했는데, 받아보니 에스프레소여서 조금 당황했다. 또한 상큼한 살구쨈이 들어간 초코초코한 케이크는 무진장 달아서 아주 강렬했다. 카페에서 약 한 시간 동안 일기를 쓰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오스트리아 빈 맛집 Gutenberg 내부
카페 내부 모습
생크림과 초콜릿케이크
빈 맛집 Gutenberg 커피와 케이크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자허토르테, This is a Pen

 좋은 분위기 덕분일까, 어제 날짜까지 일기를 모두 쓸 수 있었다. 슬슬 일어날까 싶어서 창 밖을 봤지만, 여전히 비는 후드득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근처에 5성 레이드 알이 엄청나게 생성되었기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다.

 

오스트리아 빈 강 다리
빈 강을 강하게 때리는 빗줄기

 역시 오스트리아는 달랐다. 춥고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포켓몬고를 열정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들 그룹에 끼어 짧은 영어로 열심히 따라다녔다. 우리에게 끊임없이 영어인지 독일어인지 모를 언어로 말을 걸어준 아저씨도 있었다. 열정적으로 말씀하는 것을 보니 포켓몬 이야기인 것 같은데, 1/10도 알아듣지 못했다. ㅜㅠ 우산은 뒤집어지고, 스마트폰 액정에 맺힌 물방울 때문에 터치는 안 되고, 손은 시렸다. 하지만 이렇게 맘 편히 가이오가와 그란돈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에 약간의 장애는 무시할 수 있었다. 강 가에서 마지막 레이드를 끝내고 뭉친 그룹과 헤어졌다.

 

스테판플래츠 야경
해가 진 스테판플래츠
밤의 스테판대성당
밤에 찍은 스테판대성당

 다시 스테판 대성당 앞으로 돌아온 우리는 짧은 쇼핑을 즐겼다. 자라나 H/M 같은 기성복 매장들의 옷이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짧은 쇼핑이었다. 토요일에는 거리에 있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오후 6시에 문을 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 대목인 주말에 이렇게 운영을 하다니 이것이 유럽이구나 했다.


빈 국립 오페라하우스
오페라하우스
빈 국립 오페라하우스 내부
오페라하우스 내관

오페라하우스에 들어가자 관람을 하러 온 손님들로 가득했다. SYLIYA라는 공연이 30분 뒤에 막이 오른다고 했다. 우리는 공연장 내부 모습이 궁금했지만, 검표하는 인원들이 계단마다 서 있어서 진입을 할 수가 없었다. 매표소에 적혀있는 안내판에 적힌 표값은 꽤나 비싸 보였다. 인터넷에 알아보니, 공연장 구석의 입석 관람표는 4.0 eu 이하면 구매를 할 수 있다고 한다. 하루만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관람하는 척이라도 할 테지만 시간이 없었다. 걸어 나가다가 눈 앞에서 카페 자허를 목격했다. 자허토르테의 오리지널 가게인 카페 자허가 오페라하우스 앞에 있었다니 놀라웠다.

 

오스트리아 빈 벨베데레 궁전

멀리서 보이는 빈 벨베데레 궁전 야경
벨베데레 궁전

 트램을 타고 벨베데레 궁전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이 너무 늦어서 입구는 단단히 닫혀있었다. 우리는 그냥 담벼락을 따라 궁전을 크게 한 바퀴 산책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너머로 보이는 궁전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고선 말이다.


 우리는 빈 H.F 역으로 향했다. 벨베데레 궁전과는 3 정거장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금방 도착했다. 끊임없이 내리는 비와 추운 날씨, 무엇보다 불편한 숙소 때문에 빈에 머물 날짜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내일 체코 프라하로 떠날 열차표를 바로 예약했다. 언제나처럼 찾아오는 저녁에는 쌀이 먹고 싶어 지는 병 덕분에 어젯밤에 갔던 동남아 음식점으로 향했다.

 

빈 중앙역 레드커리치킨라이스
레드?커리 치킨 라이스
빈 중앙역 스파이시치킨라이스
스파이시 치킨 라이스

 레드커리 메뉴가 말썽이었다. 우리는 당연히 레드커리니까 매운 카레겠구나 싶어서 주문했다. 하지만 달달하고 끈적한 노란 소스가 가득 담긴 음식이 나왔다. 맛을 보니, 으악! 코코넛 맛이 났다. 그 유명한 코코넛 밀크를 이용한 음식이었던 것이다. 단 맛과 끈적한 소스의 식감 덕분에 입맛을 크게 버렸다. 나는 꾸역꾸역 참고 레드?커리 라이스를 다 먹어치웠지만, 입맛이 크게 가버린 형님은 내가 넘겨드린 스파이시 치킨라이스도 잘 드시지 못했다. 쌀밥 메뉴가 우리를 배신하다니, 아주 슬픈 저녁이었다.

 

빈 중앙역에서 열리는 노상공연
신나는 노상공연

 역 입구에 설치된 하얀색 그랜드 피아노에는 가끔 실력자들이 다녀가곤 했다. 어제도 지나갈 때마다 은은한 피아노를 연주하던 이들이 많았다. 오늘은 어떤 흑인이 젬베는 아니지만 나무상자를 들고 와 미친듯한 박자감과 소울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나가던 안경 쓴 청년이 갑자기 피아노에 앉더니, 함께 연주하기 시작했다. 오오, 귀 호강.

 

오스트리아 빈 지하철 플랫폼
집에 가는 길

 어제 물을 구매했던 오스트리아 올리브영 바로 옆에 큰 마트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제는 왜 못 봤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0.79 eu짜리 맥주와 각종 내일 아침용 음식을 샀다. 그리곤 불편한 숙소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으엑, 맥주맛은는 엄청 쓴 필라이트와 똑같았다. 싼 게 비지떡이라더니, 너무 맛이 없었다. 오늘은 뭔가 스테판 대성당을 제외하고 들른 곳이 없는 것 같았지만, 뭐 어때.ㅋㅋ

 


19/01/26 빈 지출내역

 

지하철 - 24시간 교통권 : 8.0 x2 = 16.0 eu

성당 종탑 입장권 : 6.0 x2 = 12.0 eu

성당 기부 : 0.02 eu

점심 Figmuller : 55.0 eu

카페 구텐베르크 : 11.8 eu

화장실 : 0.5 x2 = 1.0 eu

기차 예약비 : 3.5 x2 = 7.0 eu

저녁 태국 음식점 : 7.4 + 7.9 = 15.3 eu

아침 및 맥주 : 10.23 eu

 

총 128.35 eu

 

빈은 음식값이 꽤나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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