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고 아냐고?
청주는 예전에도 방문해봤지만, 정말 여유로운 곳이다. 물론 예전과 비교해서 점점 빌딩과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지만, 여전히 듬성듬성 공간이 남는 도시다. 청주 사는 친구가 맛집이 있다고 해서 함께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다.
친구가 자신 있게 데려간 곳은 청주 성화동에 있는 이찌바 텐동. 솔직히 말하자면 튀김 덮밥, 텐동은 아직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 덮밥집에 가서도 튀김 덮밥을 먹을 바에야 소고기나 돼지고기 덮밥을 주로 시켰기 때문이다. 이찌바에선 오직 텐동만 판매해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메뉴는 오직 텐동. 올라가는 튀김의 종류가 개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었다. 메뉴에 없는 추가 튀김 메뉴도 있으니 마음껏 커스텀해서 먹으면 된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스페셜 텐동. 장어, 새우, 오징어, 야채, 계란, 김까지 모든 종류의 튀김이 올라가는 가장 비싼 메뉴 되시겠다.
미소된장국, 유즈코쇼, 단무지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유즈코쇼는 청유자 껍질과 고추를 갈아서 만든 장인데, 색깔부터 상큼한 것이 튀김에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높고 많다. 보이는 모든 것이 튀김이라고? 무엇보다 가로로 길게 누워서 그릇을 양 옆으로 뚫고 나와버린 아나고(장어) 튀김이 너무 압도적이었다.
순서대로 연근튀김, 새우튀김, 고추튀김, 가지 튀김이다. 해산물이나 고기를 튀긴 것도 좋아하지만 진짜 기대했던 것은 야채튀김들이다. 재료 자체도 엄청 커다랗고, 울퉁불퉁하게 입혀진 튀김옷 위에 마구 뿌려진 소스의 모습이 진짜 아름다웠다. 무질서한 모습이 훨씬 식욕을 당긴다고나 할까.
새우튀김, 바삭바삭하고 곳곳에 스며든 소스 맛을 느끼는 찰나 탱탱한 새우 속살을 맛볼 수 있다. 심지어 2개나 된다.
압도적인 크기의 아나고(붕장어)튀김. 생선살이 엄청 통통하고 꽉 찼다. 단점으로는 살짝 느끼하다는 정도, 엄청 기름지고 진한 맛이 나는 튀김이었다.
스페셜 텐동은 튀김은 종류도 많지만 양이 엄청 많다. 그래서 튀김을 먹다가 보면 점점 속이 니글니글해져서 조금 힘들어진다. 그러나 여기에 유즈코쇼를 곁들여 먹는다면 느끼함을 싸-악 씻겨내려 준다. 상큼하다 못해 쌍큼한 청유자+고추의 매콤 새콤한 맛이 튀김에 너무 잘 어울린다. 덕분에 김치가 덜 마렵다.
이찌바 텐동을 먹기 위해선 가장 먼저 밥 위의 튀김을 제거해야 한다. 튀김 덮밥인데 튀김이 너무 많아서 튀김부터 없애야 하는 모순이다. 몽글몽글 계란을 톡 터트리면 노른자가 주룩 흘러나온다. 이 노른자를 밥과 잘 비벼준다. 간장 소스가 뿌려진 고슬고슬한 밥에 노른자가 스며드니까 진짜 진짜 맛있다.
신메뉴 양파튀김도 따로 주문해봤다. 단돈 천 원! 특별한 것 없이 큼직큼직한 양파를 그대로 튀긴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맛이 좋았다.
다음에 청주에 온다면 반드시 방문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때는 스페셜 텐동 말고 기본 텐동에 튀김을 추가해서 먹어야겠다. 왜냐하면 너무 배 부르다......!
청주 이찌바 텐동
043-292-6435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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