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낚임
해변에는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닷바람이 불고 있었다. 다행히 텐트는 어디 날아가지 않고 잘 붙어 있더라.
없어진 물건이 있나 확인도 해보고, 어질러진 집기를 적당히 정리했다. 입구를 전부 동여매고 내부에서 조금 휴식을 취했다. 바람 진짜 쥰내 세다. 텐트가 어떻게 날아가지 않고 버티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잠시 뒤, 낚시용품을 챙겨 들고 해변으로 나갔다. 아까 곰소항에서 미끼용 지렁이를 잔뜩 사 왔다. 먹다 남은 상한 소고기 구이도 있어서 미끼는 충분했다. 모항해수욕장 바로 좌측에 살짝 돌출된 바위산이 있어서 그쪽으로 이동했다.
바위산은 높지 않아서 쉽게 올라왔다. 다만 넘어지면 얄짤없이 큰 부상을 입긴 하겠다. 그만큼 엄청 거칠거칠해서 미끄러질 염려는 없었다.
낚싯대를 처음 만져봤는데, 진짜 세부 부품이 많았다. 옆에서 동료들이 끼릭끼릭 조립을 하는데 신기해서 쳐다보기만 했다. 곧 기다란 장대와 낚싯줄을 연결하더니 곧 바다로 던져졌다.
지렁이 미끼도 소고기 미끼도 사용해봤지만 아무런 입질이 오지 않았다. 진짜 세월이랑 햇살만 낚고선 말았다. 바람이 너무 강해서 바위틈에서 과자랑 음료를 까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바닥에서 전복을 주워오겠다며, 형이 갑자기 옷을 벗더니 바다로 뛰어들었다. 물안경은 언제 가져온 걸까? 분홍빛 수경이 영롱하게 빛난다. 바위 근처가 그렇게 깊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낚시와 물질을 마치고 텐트로 돌아왔다.
나와 후배는 차를 타고 저녁장을 보러 갔다. 목포는 벚꽃이 막 지는 시기였는데, 부안은 만개를 했다. 너무너무 크고 아름답고 가득 펼쳐져 있어서 넋을 잃고 바라봤다. 어느 도로는 전체가 벚꽃나무 터널로 만들어져서 아주 아름다웠다. 사진으로 찍으니 감동이 반의 반도 안된다.
변산반도의 최심부에 위치한 격포항까지 이동했다. 그나마 대형마트라고 할 수 있는 하나로마트 격포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항에서 격포항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여서 차가 없으면 이동이 힘들다. 이곳에서 숯과 화로, 목살 3근, 다량의 술과 음료 과자를 구매했다. 오늘 저녁 내용은 돼지고기 목살 직화 구이다!
하나로마트 격포지점
063-582-8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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