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가감없이 쓴 일기를 그대로 옮긴 이야기라서 사진보다 글이 더 많은 여행 이야기, 시작합니다.

 

밤에 빛나는 에펠탑
19.02.02 / 겨울에 빛나고 있는 에펠탑

사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하루하루, 어쩌다가 B 형님이 꺼낸 이야기에 나는 마음이 동했다. B 형님은 마침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기 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유럽에 대한 동경을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 15년 초에 떠났던 혼자만의 유럽여행에 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끔찍한 매너리즘을 벗어나 새로운 장소와 새로운 경험을 찾아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들었다.

 

 우리는 포켓몬 고를 하면서 만났다. 사실상 게임 앱이라기보단 운동 앱에 가까웠던 나에게는, 피폐하고 히키코모리 같은 생활을 조금 벗어나게 만들어주었던 게임이다. 사는 곳은 신촌임에도 어쩌다 보니 망원동의 일원이 되어, 망원동 주민들과 주변 일대의 모든 포켓몬을 쓸어 담으면서 지냈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망원동 구석구석을 걸어 다녔다. B형님도 망원동에 살면서 근 1년간 많은 술자리와 레이드를 함께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이 여행의 40%는 포켓몬 고를 하면서 다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다.

 

 서유럽, 최대한 많은 나라, 최소 한 달의 일정, 무계획을 전제로 잡고 경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무계획의 장점은 나라를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의 자유로움이었다. 하지만 IN OUT은 정해야 했고, 정해진 기간상 최소한의 루트 짜기는 필수였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로마 IN에 바르셀로나 OUT을 선택하였다. B 형님은 반드시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가고 싶어 하셨고, 나도 가보지 못한 나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일정에 추가했다. 하지만 서쪽 끝이라는 두 나라의 특성상 장기간의 기차여행이 반드시 포함되어서 하루 이상의 시간이 사라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로마-나폴리-베네치아-비엔나-프라하-드레스덴-스위스-프랑크프루트-파리-파리남부-마드리드-리스본-포르투-바르셀로나 라는 이상한 루트가 완성되었다. 시작을 포르투갈로 해서 로마까지 하나의 선을 그으면 정말로 좋겠으나, 인천-마드리드 간 항공권 가격이 미쳐 날뛰었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이 일정의 두 가지 문제점은 드레스덴이라는 도시의 방문과, 파리에서 마드리드를 가려면 바르셀로나를 거쳐야 하는 웃기는 상황이었다. 또한 포르투에서 바르셀로나로 가기 위해서 저가항공을 타야 하는데 항공권 가격과 수하물 규정이 너무나도 신경 쓰였다. 꼬여버린 루트는 가서 고민하기로 하고, 더 싼 가격의 항공권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에서 예약해야 할 사항은 비행기와 첫 숙소, 그리고 유레일 패스권뿐이었다.

비행기

 비행기는 1월 중의 모든 날짜와 2월 말 근방의 출발, 도착 일로 모든 루트를 인터파크에서 검색하기 시작했다. 최적의 항공사와 항공권 가격, 그리고 경유 시간을 선택하기 위해서 형님과 나는 근 3일을 인터파크 홈페이지의 새로고침을 반복했다. 놀라운 점을 발견했는데, 같은 경로, 같은 항공사의 항공권이 로그인 한 사람에 따라 검색 횟수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변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의 동방항공은 30~50만 원 대로 정말 저렴했지만, 우리는 조금 무서웠던 탓에 조금은 더 비싼 아에로플로트(러시아), 에미레이트(두바이), 케세이퍼시픽(홍콩) 중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적정 가격 대는 70~90만 원 사이. 놀랍게도 싼 동방항공이 눈에 밟혔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생각에 과감히 포기했다. 항공사가 중요한 이유는 경유지가 그 항공사의 국가로 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국가와 도시를 찍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네덜란드를 무려 귀국 시에 23시간 경유하는 항공권도 크게 고민했지만, 빡빡한 일정보다는 여유로움을 추구하자는 생각에 과감히 포기했다. 흠... 암스테르담...

 

최종 결정으로 2019.01.19 인천 출발 - 로마 도착 // 2019.02.21 바르셀로나 출발 - 인천 도착인 아에로플로트 항공.

 

숙소와 패스

 유레일패스는 대행사에 여권 정보와 돈만 내면 쉽게 받을 수 있다. 최소 2주는 걸리기 때문에 미리미리 신청해야 한다.  여행 일정과 구매 가능한 패스의 날짜가 너무 상이해서 고민을 많이 해야 했다. 30박 32일 일정에 21일짜리 유레일패스를 구매했다. 

 

 숙소는 15년도의 유럽여행 때처럼 무작정 싼 호스텔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이도 나이고 예전에 갔던 것처럼 무작정 도미토리에 지내기에는 엄청 불편했다. 그래서 우리는 에어비엔비라는 새로운 숙소 형태를 고민해보기로 했다. 호텔은 너무 비용이 비쌌다. 나에겐 에어비엔비라는 개념은 너무나도 생소했기에, 첫 에어비엔비 숙소는 형님이 예약하셨다.

 

준비물

나는 캐리어는 너무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행을 다닐 때, 최소한의 물품만을 배낭에 넣어 다녔고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일 예정이다. 준비해야 할 물품이 아주 많았기 때문에 대형마트와 다이소를 여러 번 왔다 갔다 했다. 충전기, 여행용 어댑터, 나무젓가락 등의 잔잔한 생필품을 다이소에서 싸게 구매하였고, 소주나 생존용 가공식품을 대형마트에서 구매했다. 라면은 가서 사면 된다는 생각에 전혀 구입하지 않았는데, 로마에 가보니 꽤나 비싸서 후회를 조금 하긴 했다. 옷은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옷(청바지와 셔츠) 한 벌과 다량의 운동복, 티셔츠와 겁나 뜨뜻한 패딩 하나를 챙겼다. 빨래하면서 움직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기타 물품은 여행용 준비물 체크리스트를 참고하여 최대한 꼼꼼히 챙겼다.

 

해외여행 준비물 체크리스트
해외여행 준비물 체크리스트

 

홈플러스 영수증다이소 영수증
소주를 더 살 걸 그랬나......

 

와이파이 수신기

가장 중요한 와이파이 수신기! 유심은 해당 통신사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만 가능하고, 무료 와이파이는 너무 한정적인 행동반경을 강제한다. 로밍은 지불해야 할 금액이 너무 컸다. 하지만 와이파이 수신기를 이용하면, 하루에 7천 원(1인당 3천 원 꼴)에 무제한으로 해외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여러 업체 중에 그나마 프로모션을 통해 가장 저렴한 와이파이 도시락을 선택했다. 당일 공항 픽업, 귀국일 공항 반납이라서 대여 및 반납이 아주 용이했다.

 

상비약

여러 약국에 들러서 각종 상비약(감기약, 복통약, 소화제, 해열제 등)을 구매하고, 코골이에 특효라는 코골이 밴드와 뿌리는 코골이 약을 샀다. 이 당시 살이 엄청 쪘고, 코골이도 아주 심했기 때문에 최대한 형님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현금

현금은 대략 인 당 50만 원씩 총 100만 원가량을 환전해서 800유로 정도를 만들어갔다. 일부러 친구가 일하고 있는 은행까지 가서 환전해왔다. 각종 해외용 체크카드 및 신용카드도 준비했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수수료가 이렇게나 끔찍할 줄은 몰랐었다.

 


-여행 준비 비용

 

왕복 항공비: \ 791,800

유레일 22일(youth): \ 478,749

포켓 wifi 33일: \ 123,250 x2

물품구매(다이소, 홈플): \ 41,380 x2

로마 에어비엔비 3,4: \ 56,459 x2

800유로 환전 : \512,500 x2

(기업은행 99% 우대율 1EU = \ 1281.19)

 

총 \ 2,004,138

(공동비용을 반으로 나눈 값, 개인당 사용금액 파악용)

 

모든 준비 끝! 출발은 2019년 1월 19일이다.

 

 

다음 이야기 - 전야제와 공항까지

 

[유럽여행] 전야제 (19.01.18)

18일 밤, 망원동 모 치킨집에서 형님들이 환송회를 하자고 해서 모였다. 사실 짐을 하나도 싸 두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했었다. 다시 못 보는 것도 아니고 한 달 동안 여행을 다녀오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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