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김정림 선지해장국
김정림 선지해장국

드림카카오

아닙니다.


스타벅스 프라푸치노를 쪽쪽 빨면서 목포역으로 향했다. 엄청 맛있는 선짓국 식당이 목포역 근처에 있다고 한다. 목포역은 목포시 정중앙에 있어서 남악에서 출발하니까 30분 정도 걸렸다. 목포가 이렇게 큰 동네라는 것을 처음 느낀 시간이었다.

 

목포역
호남선종착역 목포역
호남선 종착역 목포역

예전에 내일로 기차 패스로 전국일주를 할 때, 무지성으로 목포를 목적지로 잡았었다. 그때 이후론 거의 10년 만에 방문해본다. 역 앞에 있는 분식집에 엄청 쭈뼛거리면서 들어가서는 순두부찌개를 시켜먹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작은 분식집 순두부찌개에 조개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역시 항구도시 목포!'라고 생각한 부끄러운 기억도 있다.

 

목포맛집 김정림선지해장국
입구

목포역 앞 길가의 화려한 구조물들을 지나 민어의 거리라는 곳으로 진입했다. 꽤 발전한 목포역 앞과 달리 엄청나게 오래된 느낌을 주는 동네였다. 낡고 낮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고, 음산한 느낌이 드는 호텔 건물이 눈에 띄었다. 그나마 민어와 제철 생선회를 파는 횟집들과 식당들이 많아서 사람들은 많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골목 어귀에 차를 대고 오늘의 목적지인 김정림 선지해장국으로 향했다.

 

나무패 번호표
번호표 2번

오후 1시쯤 도착했는데, 2그룹 정도의 대기손님이 있었다. 번호표로 받은 나무패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했다. 2번! 그러나 5분도 지나지 않아서 식당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회전율이 정말 좋다.

 

해장국맛집 김정림선지해장국
내부

발열체크와 방문자 등록을 마치고 테이블에 앉았다. 코로나 거리두기 때문에 웨이팅이 조금 생겼나 보다. 주방 옆에 있는 공간에도 좌석이 많이 있다고 한다.

 

김정림 메뉴 및 가격
메뉴 및 가격

선지 해장국과 콩나물국밥 딱 두 가지 메뉴만 파는 식당이었다. 선지해장국으로 전부 통일해서 주문했다. 곱빼기는 없냐고 후배한테 물었더니, 양이 진짜 엄청 많아서 필요 없다고 한다. 정말?

 

밑반찬
밑반찬

김치와 깍두기, 새우젓, 청양고추가 전부인 단출한 밑반찬 구성이다. 전라도식 김치는 나에겐 살짝 짜고 젓갈 냄새가 많이 났지만 맛있었다. 하지만 가장 신기했던 것은 저 붉은색 새우젓이다. 단순히 양념된 새우젓인 줄 알았는데, 정말 신기한 맛이 났다. 참기름? 들깻가루? 고소한 맛이 새우젓의 짠맛과 섞여있던 것이다. 이게 도대체 뭐지?

 

뚝배기
부글부글

잠시 뒤 부글부글 끓는 선짓국이 담긴 뚝배기가 나왔다. 강렬한 붉은색과 매콤한 냄새가 입맛을 자극했다. 우선 국물부터 한 숟갈 맛보기로 했다. 와!! 김정림 눈나!!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엄청난 맛이었다. 매콤하고 얼큰하고 칼칼한 맛이 단 한 숟갈만에 해장이 되는 느낌이었다.

 

청양고추와 커다란 선지
청양고추 가득

선지! 밑반찬으로 나온 청양고추 썰은 것을 가득 퍼서 넣었다. 청양고추의 시원한 매운맛이 첨가되면 훨씬 맛있을 것 같다. 고추에 묻혀버린 선지를 하나 건져서 후후 불은 뒤에 베어 물었다. 속이 꽉 찬 선지가 너무나도 뜨거워서 입 안에서 데굴데굴 굴리면서 먹어야 했다. 굳은 젤리 같은 말캉푸석한 오묘한 식감이 너무나도 좋다.

 

내장 가득
내장 가득

내장! 선지해장국에 선지만 있지 않다. 쫄깃쫄깃한 내장도 엄청 많이 들어있다. 선지와는 정반대의 식감을 제공해서 훨씬 맛있는 선짓국으로 만들어준다.

 

콩나물 가득
전라도 특) 콩나물

콩나물? 전라도 국밥에는 콩나물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법이라도 정해져 있나 보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특유의 시원한 맛이 정말 조화롭다. 

 

김정림 새우젓
새우젓? 새우장?

선짓국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간이 강했기 때문에 따로 김치나 깍두기를 챙겨 먹지 않았다. 그런데 후배가 새우젓을 밥이랑 같이 먹어보라고 추천했다. 김정림 새우젓 특유의 고소한 맛이 얼큰 칼칼 매콤한 선짓국의 맛을 해칠까 봐 손도 대지 않고 있던 참이었다. 국에 직접 넣지 말고, 크게 국밥 한 숟갈을 푼 뒤에 위에다가 듬뿍 새우젓을 올려서 먹어보라고 했다. 음?

 

솔직히 말하면 나한테는 엄청 짰다. 하지만 그 짠맛을 묻어버리는 엄청난 감칠맛의 폭풍이 몰려왔다. 고소함과 칼칼함이 만나서 아주 놀라운 맛이 났다. 우리는 그 후에 새우젓만 3 접시나 추가해서는 염분 과다 섭취의 장을 열어버렸다.

 

빈 뚝배기
꺼억

단 한 그릇 국, 한 공기의 밥이었음에도 엄청나게 배불렀다.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밥을 먹었으니, 이제 빵을 먹어야 하지 않겠냐는 후배의 뒤통수를 어이없는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김정림선지해장국집을 나왔다. 목포의 성심당이라고 불리는 코롬방 제과점으로 향했다.

 

김정림선지해장국

061-245-3796

전남 목포시 대의동1가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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