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에는 역시
스타벅스 프라푸치노
아침 일찍 눈이 번쩍 띄었다. 밤늦게까지 그렇게 술을 많이 먹었음에도 평소랑 똑같은 시간에 잠이 깨버렸다. 나는 잠에서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가 힘들다. 여행 첫날부터 하루 종일 숙취와 노곤함에 잡아먹힐 생각을 하니 당황스러웠다. 이럴 땐 당과 카페인과 수분을 동시에 섭취해서 강제로 각성해야만 한다. 해장국이든 해장술이든 그 이후의 일이다.
그나마 일찍 잠든 친구 녀석을 흔들어 깨워서 근처 스타벅스 전남도청점으로 향했다. 방향과 거리조차 가늠이 안되니 친구 차를 타고 이동했다. 당연히 큰 길가에 입구가 있을 거라는 고정관념이 문제였다. 입구 대신 철제 울타리만 빽빽하게 서 있었을 뿐이다. 드라이브 쓰루 매장이라서 그런지 입구가 반대쪽에 있었다. 울타리를 따라 빙 둘러가니 진짜 입구가 보였다.
와! 드라이브 쓰루는 처음 봤다. 도심에는 들어설 자리가 없고 촌에는 들어설 이유가 없으니 볼 기회조차 없었다. 아, 미국 드라마나 유튜브에서 가끔 보긴 했다. 심지어 바로 옆에는 맥도날드 DT도 있어서 점심시간에는 차량이 끝도 없이 줄을 선다고 한다. 통유리로 된 2층 테이블도 있어서 나중에 시간을 죽이러 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커피를 카페인 도핑용으로 주로 마신다. 그래서 대용량 저가 브랜드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셔도 만족하기 때문에 스타벅스에는 잘 오질 않는다. 그런데 마침 생일선물로 스타벅스 모바일 카드를 받아서 공짜 커피를 마시러 왔다.
카운터에는 홀 손님과 드라이브쓰루 손님까지 모두 처리한다고 무척이나 바빴다. 미리 사이렌오더로 주문할까 했는데, 혹시나 매장을 착각할까 봐 그만두었다.
"자바칩 프라푸치노 톨사이즈 휘핑크림 빼고 테이크아웃으로 주시고, 자몽허니블랙티 톨사이즈 하나 추가에 결제는 모바일 카드로 할게요. 아, 현금영수증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띡!-
예전에 빵집 알바했을 때 영수증 안내, 추가 메뉴 안내, 테이크아웃 안내 이런 게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내가 손님 입장일 땐 그냥 말을 못 하도록 만들어버린다. 직원들은 기계적으로 읊는 말이 적을수록 좋다.
나는 휘핑크림이 진짜 싫다. 안 그래도 프라푸치노를 빨대로 먹기가 힘든데 휘핑크림까지 있으면 훨씬 어렵다. 물론 몽글몽글한 하얀색 크림 자체를 싫어하는 점이 더 크다. 자바칩 프라푸치노는 테이크아웃을 해서 시끄러운 빨대 소리를 내면서 먹어야 해장이 잘 된다. 프라푸치노 자체의 달달함과 중간중간 오돌토돌하게 끼어있는 자바칩은 정말 맛있다.
이건 친구가 주문한 거라서 맛은 잘 모르겠다. 자몽과 주황빛을 정말 좋아하는데 다음에 한 번 먹어보고 싶어서 사진으로 남겼다.
음료를 쪽쪽 빨면서 진짜 해장을 하러 목포역으로 이동했다. 엄청 맛있는 선지국이라는데 엄청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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