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충남 공주시 정안알밤휴게소
정안 휴게소

"나 지금 고향(목포) 가는데 같이 갈래?"


뒹굴뒹굴 아무것도 없던 하루하루, 학교 후배가 무심결에 내뱉은 말에 나는 머리에 행복 회로가 맹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목포, 전라남도, 바닷가, 항구, 조선소 등 여러 가지 단어가 연상되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목포행 대중교통 수단을 검색하고 있더라.

 

센트럴시티
센트럴시티 버스터미널

코레일 앱으로 서울-목포 간 KTX 가격을 검색해봤다가 5만 원이 넘는 가격에 놀랐다.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시간에 엄청난 비용이 발생했다. 버스는 그나마 저렴했지만 4시간이라는 긴 운행시간을 자랑했다. 이렇게 길게 버스를 탄 적은 군인일 때 말고는 없었는데 말이다.

 

서울목포 고속버스 요금 가격서울목포 고속버스 운행시간
서울목포 고속버스 운행시간 및 요금

(첫차 우등 06:00, 프리미엄 08:30)

 

후배가 말하길, 편하게 목포를 가고 싶으면 무조건 프리미엄 버스로 예매를 하란다. 프리미엄 버스가 신설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서울-목포 서울-부산 같은 장시간 구간만 운행하는 것은 지금에서야 알았다. 그리고 KTX와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질 않아서 조금 꺼려진 것은 사실이다. 가격은 42,600원, 참고로 우등 32,800원, 심지어 40인승 일반 버스가 존재하지도 않았다. 어쨌거나 목포행 프리미엄 버스로 결제 성공.

 

센트럴시티 5번플랫폼
5번플랫폼 목포익산

9호선 급행을 타고선 고속버스터미널 역에 순식간에 도착했다. 거의 경부선만 타다 보니 센트럴시티 터미널에는 정말 오랜만에 방문해본다. 목포행 버스를 타는 곳은 입구 근처에 있는 5번 플랫폼이다. 곧 탑승시간이라서 화장실에 빠르게 들렀다가 바로 5번 플랫폼으로 향해다.

프리미엄버스 좌석
프리미엄 버스 좌석

비행기 비즈니스 석 같았다. 좌석의 너비는 우등 버스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앞뒤 간격이 엄청나게 넓었다. 사실상 우등이든 일반이든 버스의 가장 불편한 점은 좌석을 뒤로 젖히면 뒷사람의 공간을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좌석이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젖혀진다. 

 

프리미엄 버스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버스 디스플레이

또한 앞좌석에 디스플레이가 달려있어서 여러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지만 좀 느리고 화질이 떨어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내가 완전히 누워버리면 분명 코를 심하게 골테니 그냥 편한 정도로까지 눕히고 안전벨트를 동여맸다. 곧 버스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목포행 프리미엄버스
PREMIUM GOLD

엇차하고 잠에서 깨니까 벌써 1시간 반이 지나있었다. 곧 휴게소에 들를 예정이라고 한다. 정말 오랜만에 휴게소에 가보는 것 같다. 혹시 버스 잃어버릴까 봐 미리 사진을 찍어뒀다.

정안 알밤 휴게소
정안 알밤 휴게소

충남 공주에 위치한 정안 알밤 휴게소다. 이제 막 천안을 지나쳤다니 그렇게 멀리 오진 않은 것 같다. 휴게소에 왜 알밤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을까 궁금했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공주 알밤 빵이 특산품이라고 한다. 으, 아깝다.

 

정안휴게소 꼬치집 정안모꼬지해물핫바
정안모꼬지 해물핫바

화장실을 다녀온 뒤, 매점 근처를 기웃거렸다. 출발 시각이 늦은 오후여서 목포에 도착하자마자 저녁식사가 예정되어있다. 그래서 가볍게 핫바 하나만 입에 물었다. 오징어와 땡초가 팍팍 박혀있는 해물 핫바였다. 가격은 3,500원. 드문드문 매운맛과 기름진 맛이 잘 어울렸다. 속이 니글니글했지만 맛은 있었다. 다행히 버스는 놓치지 않았다.

 

목포종합터미널
목포터미널 도착

다시 2시간 뒤, 목포에 도착하니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휴게소 들르는 시간 포함해서 정확하게 3시 50분이 걸렸다. 장시간 앉아서 뒤척였더니 몸이 찌뿌둥하다. 그래도 반쯤 누워서 왔더니 그렇게 불편한 점은 없는 것 같다. 프리미엄 버스가 비싼 값을 한 것이다.

 

바로 택시를 타고 목포 바로 옆의 무안군 남악리에 있는 후배네 자취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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