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맥시칸치킨 오룡점 닭강정
맥시칸치킨 오룡점

'맥시칸'이랑

'멕시칸'이랑

'멕시카나'랑

전부 다른 브랜드였음. ㄷㄷ


목포종합터미널
목포터미널 도착

목포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꽤 오랫동안 이동했다. 완전히 처음 오는 동네라서 방향도 잡히지 않아서 당황했다. 멍하니 창 밖의 목포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다. 후배가 말하길 지금 우리는 '무안군 남악리'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분명 목포시에 여행 왔는데 왠 무안군이라니? 무안, 남악이라는 지명은 생전 처음 들었다. 무안군 남악리는 목포시 동쪽에 바짝 붙어있는 지역이며, 전라남도청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사실상 목포 취급을 당하는 동네라고 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무안군 남악리 오룡지구였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깔끔한 동네가 눈에 들어왔다. 프루지오니 호반이니 유명 브랜드의 아파트가 들어서서 상당히 번화가에 왔구나 싶었다. 하지만 곳곳에 있는 공터와 저 멀리 보이는 널찍한 전답들, 길게 늘어진 공사 중 펜스들까지. 오룡지구라는 강렬한 이름의 도시와 촌의 경계에 나는 서 있었다. 낯선 지역에 오면 본능적으로 동서남북 사방위를 확인하는데, 그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혼란스러운 곳이었다. 어디가 북쪽인 거지......?

 

맥시칸치킨 오룡점
맥시칸치킨 오룡점

늦은 저녁이라 사람도 자동차도 다니지 않은 을씨년스러운 동네였다. 아파트 상가에는 세탁소, 편의점, 여러 개의 부동산중개소들이 불이 켜져 있었지만, 식사를 할 만한 곳은 치킨집이 유일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맥시칸 치킨 오룡점으로 들어갔다.

 

솔직히 말하면 살면서 맥시칸 치킨은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아이유 신호등 치킨으로 유명한 맥시카나, 호프집 멕시칸, 그리고 맥시칸까지 전부 동일한 치킨 브랜드로 알고 있었다. 맥시카나야 몇 번 먹어보긴 했지만 닭강정이 메인 메뉴인 맥시칸은 정말 생소했다.

 

맥시칸치킨 메뉴 및 가격
맥시칸치킨 오룡점 메뉴 및 가격

그런데 놀랍게도 전라도에서는 맥시칸 치킨 닭강정의 위명이 대단했다. 목포나 광주 출신의 대학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맥시칸 닭강정을 모두 좋아했다. 서울이나 경상도에서는 근처에 있는지 없는지 존재 유무도 잘 알지 못한 곳이 전라도에선 핫플레이스라는 것이 신기했다. 또한 닭강정이 메인이라는 사실까지 신기했다. 메뉴판만 봐도 순살 닭강정이 가장 좌측에서 뼈 치킨을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곳에선 이 사실을 모르는 내가 소수였다. 이런 낯선 느낌이 정말 좋다.

 

양배추샐러드맥시칸 오룡점 생맥주
양배추 샐러드와 시원한 생맥주

자리에 앉자마자 양배추 샐러드를 가득 담은 접시가 나왔다. 샐러드를 안주로 생맥주를 한 잔 하면서 닭강정과 약간의 사이드 메뉴를 주문했다. 

 

맥시칸 치즈볼
치즈볼과 웨지감자

사이드 메뉴는 금방 나왔다. 웨지감자는 잘 튀겨져서 기름과 탄수화물에 짠맛까지 폭발적이었다. 엄청 맛있다는 뜻이다. 치즈볼은 다른 유명 B브랜드 치킨집 치즈볼이랑 비슷한 느낌이 나는 건 왜일까? 입속에서 치즈가 터지듯 새어 나오니 심하게 맥주가 당겼다.

 

맥시칸치킨 반반닭강정
매콤달콤 반반 닭강정

서울에서 목포, 목포에서 무안까지 긴 여행이었기에 무척 배가 고팠다. 그래서 두 마리를 주문하려고 했지만, 후배랑 사장님이 말렸다. 조리 전 순수 닭고기의 양이 700g이라 양이 엄청 많다고 한다. 약 15분 뒤에 나온 달콤한 기본 닭강정 반과 매콤한 닭강정 반. 무슨 닭강정이 이렇게 크고 길쭉하지?

 

맥시칸치킨 하림닭강정
하림닭강정

맥시칸 치킨의 가장 대표 메뉴인 하림닭강정은 하림 100% 국내산 닭다리살에 달콤한 특제소스를 이용해서 만든다고 한다. 고기가 크고 두툼한데, 막 튀겨진 바삭바삭한 표면에 달달한 소스가 스며들어서 엄청난 맛이 났다. 길쭉한 닭강정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반만 베어 물면 나는 '와작' 소리가 아주 기분이 좋다. 단맛이 입속에서 끈적하게 남아있지만, 맥주로 씻어 내리면 아무렇지 않은 정도다. 색깔은 붉지만 매운맛은 거의 없다.

 

맥시칸치킨 매콤닭강정
매콤 닭강정

매콤 닭강정은 그렇게 맵지는 않았다. 캅사이신을 듬뿍 때려 넣은 끔찍한 매운맛이 아니라, 코 속을 맹렬하게 자극하는 고춧가루의 상큼한 매운맛이어서 아주 좋았다. 그래도 꽤 강렬한 맛이니 맵찔이들은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사진은 없지만 간장 닭강정도 몇 조각 먹어봤는데, 달콤 짭짤한 간장소스에 청양초가 가득 들어있어서 살짝 매웠다. 매콤대신에 간장으로 시키걸 그랬다. 진짜 맛있다.

 

빈 접시
꺼억

둘이서 한 마리를 겨우 먹었는데, 배가 불러서 당황했다. 생맥주를 마시긴 했지만 양이 진짜 많았다. 하지만 깔끔하게 먹어치웠다. 먹는 내내 배달기사들이 수없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니, 진짜 맥시칸 치킨이 전라도에서 모 B치킨이랑 맞먹는다는 말이 진짜인 것 같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 적립하곤 치킨집을 나와서 후배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맥시칸치킨 오룡점

010-5795-8117

무안군 일로읍 오룡리 6 호반써밋3차상가 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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