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빵집이
더
맛있을까?
김정림선지해장국이 있던 민어의 거리에서 조금만 이동하니 많은 상점이 모여있는 상점가가 나왔다. 가장 발전한 목포역 앞이지만, 지금은 상권이 많이 사그라들었다고 한다. 그 골목 어귀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코롬방 제과점이 보였다. 목포역에서도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서 정말 가까웠다.
이곳은 바게트가 제일 유명하다고 한다. 바로 크림치즈 바게트와 새우맛 바게트! 크림치즈 바게트나 마늘 바게트는 먹어본 적이 있지만, 새우맛 바게트는 도대체 어떤 맛일까 궁금해졌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입구에서 방문자 등록과 발열체크를 하고 진열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주광색 조명과 다양한 빵들이 어우러져 무척이나 맛있어 보였다. 매장 넓이에 비해서 진열대 간격이 넓어서 빵 종류가 부실해 보이는 단점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바게트들은 좌측 진열대 한 곳에 모여있었다. 크림치즈 바게트 한 개, 새우맛 바게트 한 개 그리고 맛있어 보였던 슈크림 하나와 츄로스 하나를 선택하고 계산했다. 가격은 총 17,000원, 개별 가격은 정확히 기억나질 않지만 바게트는 개당 5,000원이었다.
코롬방 제과점 2층에서는 카페도 운영 중이어서 아래층에서 구매한 빵을 커피나 음료와 함께 먹을 수도 있다. 우린 딱히 커피를 또 먹고 싶지는 않아서 자몽에이드와 패션프루츠 에이드 한잔씩 총 2잔을 주문했다.
음료가 나오기 전까지 바게트를 조금씩 뜯어먹어 보았다. 빵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부러 자르다 만 것 같은데, 이 부분이 너무 짜증이 났다. 왜냐하면 잘 뜯어지지 않아서 힘을 주다 보면 빵이 늘어나버렸고, 그러면서 크림이 손에 잔뜩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깊숙이 잘라서 먹기 편하게 해 주면 좋겠다.
크림치즈 바게트는 바게트보다 크림치즈가 많아서 정말 맛있었다. 질깃한 겉면과 부드러운 속살 사이사이에 크림치즈가 잔뜩 스며들어서 아주 좋았다. 그런데 새우맛 바게트는 조금 당황스러운 맛이었다. 머스터드소스에 새우 향을 첨가한 맛이 났기 때문이다. 바게트와 새콤달콤한 크림의 조합이 내 입맛에는 조금 맞질 않았다.
곧 주문한 음료수가 나왔고, 먹고선 바로 후회했다. 미친 듯이 너무 달다. 달달한 크림치즈+새우 바게트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따로 구매했던 슈에는 레몬향이 첨가되어있어서 맛이 복잡했고, 추로스는 그냥 평범했다. 음료와 빵을 대충 먹고선 밖으로 나와서 CLB 베이커리로 이동했다.
코롬방 제과점에서 골목을 가로지르면 바로 앞에 CLB 제과점이 있다. 처음에는 이니셜도 똑같고, 위치도 엇비슷해서 분점 같은 개념으로 생각했었다. 또는 대전의 성심당처럼 전문분야가 분화된 빵집인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롬방, CLB 두 제과점간에 상표권 분쟁이 있는 것 같았다. 주력으로 하는 빵은 크림 바게트로 동일하면서 위치까지 가까우니 혼란스러웠다. 사정은 모르겠지만, 누가 원조인지는 손님들에겐 중요하진 않다는 점이다. 둘 중에서 더 맛있는 곳이 승자일 뿐.
솔직히 말하자면 빵 종류는 코롬방 보다 CLB가 더 알차다고 생각했다. 개수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CLB가 훨씬 눈길을 끄는 빵들이 많다.
CLB 제과점의 바게트는 계산하는 카운터 앞에 진열되어있다. 손님이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포장을 해주는 구조이다. 다른 빵들을 고른 뒤, 계산하면서 바게트도 같이 구매하면 된다.
CLB 제과점의 카페는 빵 진열대 바로 옆에 있다. 역시 빵을 구매해서 커피나 음료와 같이 먹을 수 있다. 코롬방에서의 교훈을 명심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했다.
새우맛 바게트는 비닐에 크림치즈 바게트는 은박지와 비닐에 포장되어있다. 종이백에는 코롬방과 마찬가지로 Since 1949가 적혀있다.
CLB의 새우맛 바게트 상단에는 달콤한 소보루가 얹어져 있는데 이게 상당한 별미였다. 크림치즈 바게트는 큰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 코롬방과는 다르게 잘린 바게트가 손쉽게 떨어져서 기분이 좋았다.
새우크림의 머스터드의 시큼한 맛이 덜해서 정말 맛있었다. 바게트 자체에도 새우깡을 뿌린 듯이 새우 향이 은은하게 났다. 대신 크림치즈 바게트의 맛은 비슷했다. 대신 코롬방보다 크림치즈이 양이 적다고 느껴졌다.
우리나라에서 누네띠네로 통칭해버리는 저 길쭉한 과자는 '스폴리아티네 글라사테'라는 이름을 가진 이탈리아 제과다. 이름도 길고 과자도 길쭉해서 아주 좋았다. 무심결에 집었던 초코케익은 크림으로 꽉 차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두 제과 모두 가루가 엄청나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두 빵집의 큰 차이는 없어서 더 좋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면 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CLB 베이커리가 조금 더 좋았다. 뒤쪽 좌석에는 온통 바게트 빵만 가득 실려있다. 한동안 바게트는 질려서 못 먹을지도.
코롬방 | CLB | |
바게트 | 1 | 1 |
음료 | 1 | 1 |
종류 | 1 | 1.5 |
접근성 | 1 | 1 |
맛 | 1 | 1.5 |
종합 | 5 | 6 |
커피 선짓국 바게트까지 3단 해장을 끝내고선 다시 남악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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