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인도식 만두 사모사

16/05/15/금 - 인도 이발소에 가다

벵갈루루 이발소 Follicle

무더운 오후, 아재와 함께 이발을 하러 가기로 했다. 꽤 자란 더벅머리 때문에 모자만 쓰면 머리가 삐져나오는 모습이 너무 신경 쓰였던 찰나였다. 아재도 단골 미용실이나 이발소가 없는지, 운전기사 시바에게 추천받으셨다. 운전기사 시바의 추천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남성 전용 이발소 Follicle Salon 이었다.

 

Follicle이라는 단어는 난생처음 봐서 곧장 검색을 해봤다. 난자를 생성하는 난소의 일종이라는 여포라는 뜻이어서 조금 당황했다. 다행히 Hair Follicle은 모낭을 뜻해서 조금 납득이 갔다. 그래도 이발소 이름으론 좀 아닌 거 같은데 ㅋㅋㅋ

 

이발소 내부에는 미용사 2명과 손님 세명이 앉아있었다. 잠시 기다리자 금방 차례가 왔고, 자리로 가서 앉았다. 미용사는 내 목에 미용천을 대충 두르고는 어떻게 자를까 물어봤다. 솔직히 당황했다. 뭐 옆머리가 뜨니까 조금만 자르고 앞머리는 이러쿵 윗머리는 저러쿵 등의 세부적인 사항을 영어로 설명해야 한다고? 내 실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했다. 결국 나는

 

"I Want Cool"

 

이라고 대답해버렸다. 아 ㅋㅋ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미용사는 찰떡같이 알아먹고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발사는 젊었고 기술이 좋았다. 바리깡을 주로 사용하긴 했지만, 가위질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상당히 빠르고 정확하고 실수 역시 거의 없었다. 약 15분의 'COOL'한 스타일링의 결과물은 짧은 스포츠머리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군인 머리, 학생 머리 같았지만 나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사실 벵갈루루가 너무 더워서 더 Cool해지기 위해서 더 짧게 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인도식 스포츠머리ㅋㅋ

인도의 이발소는 한국 이발소랑 다른 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손님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 것 빼곤 말이다. 이발 비용은 단돈 100루피. 2016년 기준 1700원이다.

 

16/05/16/토 - 인도식 만두 사모사

인도 만두 사모사

주방 직원들은 대부분 주방에서 음식을 해 먹지만, 한식이 질리면(?) 밖에서 인도음식을 가끔 사 온다고 한다. 참고로 주방 직원들은 전부 인도인 여성들이다. 덕분에 점심에는 인도식 튀김만두인 사모사를 얻어먹어볼 수 있었다. 사모사는 내부에 야채, 콩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카레나 향신료로 양념을 한 뒤, 반죽을 바삭하게 튀긴다. 고기나 계란이 들어있는 것도 있다고 하지만 내가 먹은 것은 전부 베지였다. 감자크로켓의 맛이랑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색이나 모습은 조금 못하지만, 맛은 정말 좋았다. 

 

오늘은 내가 손님 한 분을 공항에서 픽업해야 한다. 비행기 도착시간은 오전 1시였기 때문에 최소한 자정에는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 벵갈루루의 지랄 맞은 교통상황은 언제나 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은 정체 없이 쌩쌩 달려서 공항에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다. 손님께서 나오시는 1시간 30분 동안 운전기사인 시바와 어색함을 나눠야 했다. 거의 오전 2시가 되어서야 픽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차량 안에서 처음 보는 손님과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나마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라서 훨씬 나았다.

 

오늘은 새벽 5시에 잠이 들었다.

 

16/05/17/일 - 깨져버린 생활패턴

인도 망고 가격

망고는 과즙이 너무 많아서 먹기가 진짜 힘들다. 그래도 가끔 먹으면 이렇게 달콤할 수가 없더라. 길거리에서 사면 훨씬 저렴하지만, 번지르르한 마트에서는 인도 망고는 Kg당 70~100루피정도 한다. 1100원~1700원.

 

생활리듬이 완전히 깨진 것 같다. 오전 5시에 잠들었는데, 카톡 알람 소리 때문에 오전 9시에 깨버렸다. 오늘은 상키에게 영어 수업을 쉬자고 문자를 보낸 뒤, 하루 종일 쉬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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