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인도 벵갈루루 차나판나할리 호수 공원
차나판나할리 호수 공원

16/05/09/월 - 금요일 밤의 진실

모든 업무를 끝내고 나니 새벽 6시가 넘었다. 아침식사도 거르고 점심 직전까지 계속 잤다. 하지만 오늘은 벵갈루루 삼성 지사에 출근하는 날이어서 오전 10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계산을 하는 내내 비몽사몽 했고, 점심으로 먹은 비빔밥은 맛있었다.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 계속 졸았다. ㅜㅠ

 

오늘 영어 수업의 주제는 6일 금요일 술자리에 관해서였다. 나는 6일 밤 11시 이후의 기억이 전혀 없었다. 상키는 그때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물론 영어로. 나는 아주 멀쩡하게 새벽 1시까지 열심히 놀고 마시다가 한 명 한 명 비어있는 방으로 열쇠까지 쥐어주면서 들여보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나는 말도 안 된다고 상키에게 반문했지만, 분명한 사실이라고 하더라. 모두 방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비틀거리면서 내 방으로 가서 잠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불을 덮은 것도 에어컨을 킨 것도 모두 나라는 소리다. 블랙아웃을 머나먼 인도에서 처음으로 겪다니......

 


 

16/05/10/화 - 인도 모기의 악랄함

인도의 대중교통 릭샤
인도 대중교통 릭샤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갔다가 곧장 되돌아 올라왔다. 식당에는 10명이 넘는 손님들께서 식사를 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어제 새벽에도 똑같은 시간에 2명 더 도착하셨다고 한다.

 

영화 UP은 90분짜리 영화다. 하지만 나는 30분 만에 보고, 60분 만에 영어 리포트를 완성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으로 완성한 홈워크였다. 약간은 내용을 알고 있어서 부릴 수 있는 꼼수였다. 영어수업이 끝나고 새벽까지 뒹굴거리면서 일기를 썼다.

 

새벽 5시 반쯤, 모기에 물려서 잠에서 깨버렸다. 새끼손가락 1방, 팔 1방, 새끼발가락 2방. 한국 모기는 몸의 끝을 물지는 않는데, 인도 모기는 너무 매너가 없다. 방이 너무 넓어서 모기를 찾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바닥에서 한 마리를 발견하고 있는 힘껏 밟았다. 피가 정말 크게 튀었다.

 

모기 때문에 도중에 깬 덕분인지 방금까지 꾼 꿈이 아주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너무 짜증나고 먹먹한 ㅈ같은 꿈이었다. 동이 트는 것을 바라보고 있자니, 모기 물린 데가 너무 아픈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울었다.

 


 

16/05/11 - 늦은 시간에 호수에 갇히다

후루룩짭짭 맛좋은 라면
맛좋은 라면

아재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내려갔더니, 점심 도시락이 준비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라면을 직접 끓였다. 계란과 파, 그리고 후추 등 나만의 라면을 뚝딱 끓여냈다. 주방 사람들이 해주는 라면도 맛있지만, 내 취향껏 끓여먹는 라면은 훨씬 맛있었다. 아재는 맥주 한 잔 하시면서 공부하는 방법과 조카들을 공부시키는 법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하셨다.

 

오후 6시쯤, 귀찮음을 이겨내고 호수에 나가서 운동을 했다. 가볍게 2바퀴 정도 돌면서 조깅을 했다. 호수 둘레가 얼마나 되는지 몰라서 걸음수로 대충 계산했더니, 800m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뛰는 도중에 저기 입구 쪽에서 커다란 호루라기 소리가 5번 정도 들렸다. 그냥 아이들이 장난치는 거니 생각하고 무시했었다. 조깅을 마치고 입구로 가보니, 문이 닫혀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완전히 갇혀버렸다...! 같이 갇혔던 꼬맹이들은 담을 넘어서 집에 가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외로워졌다.

 

문제라면 통화가 가능한 핸드폰도 들고 오지 않아서 아재께 연락도 하지 못하고 있다. 곧 저녁시간인데 갑자기 사라져서 엄청 걱정하고 계실 것 같았다. 다행히도 10분 전에 집으로 가는 줄 알았던 꼬맹이들이 경비원을 데려왔다. 밤 7시가 넘어서야 호수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20분 넘게 긴장하고 있다가 풀리니 배가 엄청 고파졌다. 역시 아재께서는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 있었던 일을 설명하니 인도는 원래 그렇다고 하셨다. ㅋㅋ 오늘 저녁은 닭볶음탕이었다. 운동 후에 먹으니까 진짜 진짜 맛있었다.

 

 

 

-5월 12일 ~6월 13일까지의 일기를 찾아야해서 잠깐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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