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2016/05/05/목 - 인도의 어린이날은 언제?

비빔카페 계산대에서

오늘은 어린이날, 하지만 인도의 어린이 날은 11월 14일이다.

 

특별한 일 없이 벵갈루루 삼성 지사로 가서 라면을 팔았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영어 숙제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영어 동화책과 노트를 비빔카페까지 들고 가서 계산하는 틈틈이 독해와 작문을 했다. 그런데 몇몇의 인도인 직원들이 나의 초보 수준의 영어작문과 영어 동화책에 관심을 가졌다. 부끄럽지만 영어 공부 중이라고 설명하고 계산과 숙제를 이어갔다. 불쑥불쑥 영어 대화가 시작되는 것은 무척 당황스럽지만, 실전 경험이라는 점이 상당히 기껍다. 오늘 점심은 비빔카페의 대표 메뉴인 비빔밥, 계란 프라이까지 2장 올려서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곧 상키 선생이 찾아와서 2시간 동안 영어 공부를 하고 나서 객실 정리를 조금 도왔다. 며칠 뒤에 무려 8명의 손님이 예약되어있다고 해서 급히 손을 보탰다. 처음으로 와글와글한 엘리트 비즈텔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2016/05/06/금 - 블랙아웃

뭄바이에서 공수해 온 소주

하루에 꼭 1시간씩은 강한 소나기가 내린다. 인도에선 스콜은 당연한 일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가 시작되자마자 벵갈루루 전체가 정전이 된다는 것이다. 에어컨이 먹통이 된다는 소리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습기까지 더해져 방 안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쏟아내리는 장대비를 뚫고선 밖을 나갈 수도 없다. 제발 정전이 끝나기를, 에어컨이 가동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다행히도 비가 그치면 1시간 내로 전력이 복구가 된다. 한때 2일 내내 정전이 유지된 적도 있었다는 아재의 끔찍한 이야기도 놀라웠다.

 

오늘도 오전 11시쯤에 영어 선생님 상키가 찾아왔다. 그런데 영어공부가 끝나질 않았다. 소나기 때문에 정전이 되어서도 영어 수업은 계속되었고, 결국 오후 6시쯤 마무리되었다. 오늘은 한국 문화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했다. 대학교의 술 문화, 자취, 한국 속담까지 여러 분야를 끊임없이 나눴다. 장기간 영어만 쓰니 상당히 실력이 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상키를 소개해줬던 한국인 분은 아재의 친구시다. 그런데 아재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수업이 끝날 때쯤 찾아오셔서 같이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술자리가 열렸다. 나, 상키, 상키의 친구, 아재 친구분 4명이서 막걸리와 소주를 엄청나게 퍼 마시기 시작했다. 안주는 다금바리 고추장 무침회!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니까 영어가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알코올의 힘이 어색함과 버벅거림을 없애주는 듯했다. 기본적으로 한국어 - 영어로 변환 - 말하기라는 3단계로 회화를 했었는데, 단계 하나가 없는 것처럼 떠들어댔다. 술을 먹어서 혀가 꼬여서 그런 것일 지도 모르겠다. 의외의 영어 수업의 연장선이었다. 그렇게 추가 영어수업(?)을 새벽까지 이어갔다. 그 시간 동안 낮의 수업 주제였던 한국 대학생들의 술 문화를 직접 보여주었다. 특히 술 게임을 말이다. ㅋㅋㅋㅋ 그런데 밤 11시 이후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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