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인도 벵갈루루 윈드밀 수제 햄버거
윈드밀 수제햄버거

16/04/29 금요일

무더운 오후,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날이었다. 열심히 돌아가는 에어컨을 보면서, 제발 오늘은 정전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스마트폰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아재께서 시원한 맥주에 어니언링이 먹고 싶다고 하셨다. 그렇게 오늘 저녁은 윈드밀 크래프트 하우스로 결정되었다.

 

(윈드밀 수제 맥주집은 아재의 최애 장소이기 때문에 꽤 상당히 자주 가게 될 예정이다.)

 

인도 벵갈루루 윈드밀 맥주 바
윈드밀 맥주 바

태양은 강렬한 빛을 내뿜으면서 하늘 높이 떠있지만, 시각은 벌써 오후 6시를 넘었다. 바로 이곳이 적도가 가까운 도시, 북위 12도의 인도 벵갈루루다. 우리는 저녁시간에 맞춰 윈드밀 크래프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그런데 인도에도 불금은 존재하는지, 테이블에 손님들이 꽉꽉 차 있었다. 마침 모시고 온 숙박객도 없이 아재와 나 단 둘이 맥주 한 잔 마시러 온 것이었기에 그냥 비어있는 바에 자리를 잡았다.

 

인도 벵갈루루 인디아 페일에일 IPA
인디아 페일에일 IPA

맥주의 시작은 당연히 India Pale Ale, IPA였다. 지난번에는 가벼운 맛을 가진 수제 맥주부터 시작했던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었다. 그렇다. 나의 혀는 강렬하다 못해 폭력적인 맛과 향을 가진 IPA를 원하고 있었다. 아재는 첫 잔부터 IPA를 주문하는 나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셨다. 자기가 말하지 않았냐고, 헤어 나올 수 없는 맛이라고.

 

어니언링
어니언링과 수제햄버거

안주는 가볍게 햄버거 하나와 어니언링을 시켰다. 나는 생전 처음으로 이곳에서 어니언링을 먹어보게 되었다. 분명 겉은 바삭바삭한 튀김인데, 내부에는 물렁물렁한 양파가 나오는 식감은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어니언링의 맛과 맥주가 아주 잘 어울렸다. 수제 햄버거 역시 처음 먹어봤다. 롯데리아나 버거킹만 먹어봤지, 이렇게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를 높게 쌓아서 중앙에 꼬챙이를 꽂아주는 햄버거는 처음이었다. 와! 햄버거를 칼로 썰어서 먹어!? 물론 맛도 아주 좋았다.

 

인도 벵갈루루 윈드밀 흑맥주
다크한 흑맥주

오늘의 마무리는 흑맥주였다. 지난번에는 IPA의 쓴맛에 중독되어서 다른 맥주를 마셔볼 생각조차 못했는데, 오늘은 시작부터 IPA를 마셨더니 살짝 질리는 바람에 다른 맥주도 먹고 싶어 졌다. 아재가 말씀하시길 아마도 IPA보다 옅은 맥주를 마시면 맛이 없을 거라고, 흑맥주를 추천해주셨다. 곧 바텐더가 한약만큼 시꺼멓고 내부가 거의 비치지 않는 맥주를 내줬다. 한국에서 먹어본 스타우트 흑맥주는 애매한 단맛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수제 흑맥주는 정말 시원하고 깔끔한 단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IPA와 흑맥주까지 거의 4잔을 연거푸 마시니 알딸딸해졌다. 거의 오후 9시가 되어서 집에 도착했는데, 이 시간에도 거리에는 뜨거운 열기가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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