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123 로마와 베네치아 날씨
190123, 로마->베네치아, 아주아주 맑음, 5일차


11시경, 체크아웃을 하고는 숙소를 나섰다. 아침에 해님이 인사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짜증이 났다. 우리가 로마를 떠나는 날 하필 날씨가 이렇게나 맑은 걸까?

 

산지오반니 에어비엔비 숙소 대문
큰 문.

 테르미니 역에서 출발하는 13시 50분 기차였기 때문에, 역에 가서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숙소 근처에서 5성 레이드 알이 와장창 뜨는 것이 아닌가? 테르미니 역 il mercato centrale roma 푸드코트가 우리를 불렀지만, 모른 척하고 지하철 앞 버거킹에서 와퍼를 대충 먹은 뒤, 레이드를 시도했다. 이로치 가이오가와 그란돈을 꼭 먹고 싶었다.

 

산지오반니 버거킹에서 먹는 와퍼세트
여행인의 친구 버거킹, 맥도날드는 사실 지인급이다.

갑자기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면서 휴대폰의 터치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실패! 성 베드로 성당에서의 치열한 전투 덕에 부활 아이템이 없어서 실패!! 눈보라 가이오가, 솔라빔 그란돈이라서 실패!!! 슬펐다.

 

 il mercato centrale roma는 테르미니 역 안에 있으며, 푸드코드같이 여러 식당이 군집해 있는 공간이다. 역 내부 공간을 리모델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외관이 무척 깔끔하며, 여러 가지 이탈리아 음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트러플 요리를 비싸지 않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햄버거로 점심을 먹었다......


 역 까지 걸어가면서 강한 햇빛이 거리를 비췄다. 방금 빗방울은 어째서 떨어진 건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맑은 날씨였다. 테르미니 역까지 걸어가면서 느낀 건데, 로마가 이렇게 밝고 활기찬 도시인가 싶었다. Old Bridge / Giolitti / Facci 로마 3대 젤라또 집이다. 우리는 이 중 올드브릿지와 지올리띠를 눈 앞에서 지나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 이유는 춥고 축축했기 때문이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은 전혀 생각나지 않는 그런 날씨였다.

 

Palazzo del Freddo Givanni Fassi, G. Fassi

 

다행히 테르미니 역으로 가는 길목에 파씨가 있었기 때문에 드디어 첫 젤라또를 맛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 로마 3대 젤라또 Fassi 진열대
내가 세어봤는데 31개 보다 많음.
이탈리아 로마 Fassi의 젤라또 종류
파씨의 아름다운 젤라또들.

 상당히 매장이 넓고 컸으며, 테이블도 아주 많았다. 또한 우측에 빠져있는 매대에서 따로 결제를 먼저 한 다음, 젤라또 종류를 선택할 수 있기에 처음 오면 무척 헷갈릴 것 같았다. 

 

이탈리아 로마 맛집 Facci 메뉴판
Facci 메뉴판. 선 주문 후 선택

우리는 콘(CONO)으로 중간 사이즈(medio)를 선택했다. 작은 콘에 무려 3가지 맛이나 붙여주는 엄청난 양! 나머지 메뉴는 대략적으로는 알겠지만,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건지는 알 수가 없다.

 

이탈리아 로마 젤라또 맛집 Facci의 젤라또
누텔라 / 피스타치오 / 쌀 젤라또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젤라또 맛이 아주 좋았다. 형님도 드셔 보시곤, 아이스크림이나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정도 맛이면 나머지 두 젤라또 집도 궁금하다고 하실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의 기차 시간은 1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아쉽지만 다음 여행을 위해 조금씩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이탈리아 로마 테르미니 역 앞 풍경
테르미니 역 앞 풍경.

 우리는 천천히 걸어서 역에 도착했다. 점심 먹으러 가기로 했었던 푸드코트 il mercato centrale roma를 지나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유레일 패스를 개시하기 위해 창구로 갔는데, 번호표 사출기가 특이하게 생겨서 조금 당황했다. 우리처럼 하나 뽑으면 바로 메롱 하는 기계가 아니라 원하는 업무에 대한 버튼을 눌러야 해서 당혹스러웠다. A, I, R 3가지 버튼이 있었고 I는 Information 정보, R은 Reservation 예약인 것 같은데 A는 뭐지? 받은 번호표는 A251.

 

이탈리아 로마 테르미니 역사 내부
테르미니 역 내부의 모습

 걱정과 달리 친절하게 맞아준 이탈리아 승무원 누나는 패스 개시를 하고 싶다고 말하니 순식간에 패스를 개시해주고, 13시 50분 베네치아 산타루치아 역 티켓까지 예약해줬다. 지난 이틀간 자동판매기로 패스를 개시하여 티켓을 예약해보려던 노력이 무색하게 순식간에 처리되었다. 패스를 사용하면 좌석 예약비를 제외한 티켓값이 면제가 되는데, 이탈리아 철도는 티켓 당 10.0 eu를 일괄 징수한다. 우리는 처음에 무조건 10유로나 떼어가는 것에 꽤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이탈리아를 벗어나기만 해도 이것이 얼마나 행복한 불평이었는지 알 수 있다. 일괄 10유로가 가벼워 보일 정도로 상당한 예약비를 필요로 하는 구간이 엄청 많았기 때문이다. 남은 시간에 0.7 eu나 하는 유료 화장실에도 들어가 봤는데, 놀랍게도 변기커버가 없어서 경악했다.


13시 50분에 출발하는 베네치아 산타루치아 섬 행 열차입니다.

 

13시 40분, 역 내부 그란돈 레이드 오픈.

설마 늦겠냐고 여유 부리며 레이드 입장. 22 렙 유저도 입장. 어? 가능하겠는데?

13시 46분, 아슬아슬하게 겨우 클리어.

조금 불안함. 포획은 기차 타고나서 하기로 함.

13시 47분, 역 내 입장.

플랫폼 번호는 알지만 위치는 모른다는 것을 깨달음.

하필 입구랑 꽤 먼 플랫폼이라는 것도 깨달음.

난리남.

뜀. 죽어라고 뜀. 형님은 캐리어 들고 뜀.

 

13시 49분, 열차 탑승.

헠헠..... 휴우.......

 

기차 안에서 본 테르미니 역 플랫폼
겨우 탑승한 산타루치아 행 열차

여행의 첫 기차여행이었기에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물리) 했다. 마무리가 이상했지만 3일 동안 정든 로마를 뒤로하고, 드디어 수상도시 베네치아로 떠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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