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 코스 요리
파인다이닝 vs 오마카세
파인다이닝(Fine Dining) 직역하면 좋은 식사, 고급 정찬이라는 뜻이다.
요즘은 전채, 메인, 후식이 나오는 이태리 요리, 프랑스 요리 등 유럽식 코스요리의 형태를 일컫는다.
오마카세(お任せ)는 일식 초밥집에서 나온 말으로 '주방장께(오) 맡긴다(마카세).'는 뜻이 있다.
주문을 하면 손님이 원하는 음식이 아니라, 주방장 마음대로 음식을 내어준다.
주방장이 결정한 순서로 다채로운 요리가 나오니까, 코스 요리라고 볼 수도 있겠다.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는 꽤 비슷하다.
공통점으론 작은 양을 여러 번 나누어 주는 코스 형태라는 것과 가격이 꽤 비싸다는 점이다.
또한 플레이팅에 최대한 신경 써서 보기만 해도 즐거운 예쁜 요리가 계속해서 나온다.
덕분에 SNS에 올리고 자랑하는 젊은 층의 과소비 문화로써 비판받기도 한다.
차이점으로는 파인다이닝은 양식에 국한되어 있는 것에 반해, 요즘 오마카세는 국가와 재료를 가리지 않는다.
요즘엔 소고기 오마카세, 치킨 오마카세 등 별의별 음식에 붙어서 프리미엄+ 가격을 받는 상술이 생길 정도다.
목포역과 목포항 사이의 구 시가지,
민어를 이용한 코스요리를 파는 파인다이닝 식당이 있다고 한다.
목포역과 항동시장 근처는 유동인구가 무척 적은 구 시가지다.
그런 곳에 파인다이닝 식당이 있다고 하니 무척 신기했다.
오, 네이버를 통해서 미리 예약도 하고 가야 했다.
너무 기대된다.
피쉬테리안 FISHTERIan
내부는 기다란 형태는 작은 가게였다.
오픈 주방과 8석 정도의 작은 바 테이블.
여성 셰프님과 보조 셰프, 두 분께서 운영을 하고 있었다.
입구 근처에 생선이 매달린 냉장고를 볼 수 있다.
말로만 듣던 드라이에이징인가?
다양한 와인과 삼페인들 역시 볼 수 있다.
오늘 맛볼 코스의 요리 구성이다.
구성은 계절 및 재료에 따라 계속 바뀌는 듯하다.
코스의 구성은 7단계지만,
음식의 가짓수는 더 풍성하다.
요리가 엄청 맛있었다면,
단품으로 추가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스에는 들어가 있지 않은 특별한 안주도 있다고 한다.
받침대 한 장, 젓가락, 수저받침대, 물 한 잔.
사실 이런 코스요리는 난생처음이라 어색하고 신기하다.
커다랗고 두껍고 무거운 도자기 접시에 점 3개가 찍혀있다.
각 요리의 크기는 엄지손가락 한마디와 비슷했다.
작은 요리지만, 셰프님의 설명은 작지 않았다.
각 요리마다 친절하게 재료와 조리법을 읊어주셨다.
'아, 완벽하게 이해했어.'
잘 몰라도 고개만 열심히 끄덕였다.
쫄깃한 세발 낙지와 달콤한 군고구마의 만남,
쫄깃 달콤한 여운만 남기고 사라진다.
팝콘 위의 빨간색은 파프리카 소스
덕분에 바삭하다가 매콤함과 함께 사르르 녹아내린다.
잘 보면 아래쪽에 파프리카 소스가 접착제 역할도 하고 있다.
잠봉은 햄, 뵈르는 버터라는 뜻이다.
향긋한 빵 위에 크림 같은 버터 위에 민어햄이 얹어져 있다.
달콤하게 사르르 녹아내린다.
다 먹고 나니 설명해 주신 순서대로 먹는 거라고 하더라. 이런
루이 페트리에 브뤼(Louis Perdrier Brut)
달달한 과일 맥주 같았던 샴페인이다.
부담 없이 식전주로 마실 수 있는 맛난 술이다.
카르파치오(카르파쵸)는 일종의 '회 요리'를 말한다.
부들부들한 식감의 숙성 민어회에
새콤한 유자 소스와 아삭한 사과 슬라이스를 곁들이니 엄청 맛있다.
회 주제에 감칠맛이 넘친다.
꼭 스카치 사탕처럼 생긴 그릇에 담긴 전복 껍데기가 무척 아름답다.
전복을 쪄서 살짝 익힌 후, 훈연으로 향을 입히고, 무화과 오일을 뿌려서 마무리.
전복 자체의 기름진 맛과 무화과 오일의 조화에 풍미가 폭.발.한다.
구석에 있는 소스는 아몬드가 들어간 미친 고소한 맛 아이올리.
아이(마늘) + 올리(올리브오일)
점점 음식 이름이 어렵다.
셰프님의 설명을 듣고 열심히 기록하고 기억했지만,
대부분은 나중에 인터넷으로 다시 한번 용어 검색을 해야 했다.
그라띠네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라탱을 말한다.
작은 가리비 껍질 위에 있는 걸쭉한 스튜 느낌이다.
쫄깃한 조갯살이 자꾸 혓바닥을 괴롭힌다.
브랑다드는 생선과 감자를 으깨 넣은 일종의 매쉬 포테이토라고 한다.
쫄깃한 씹는 맛이 좋은 민어 뱃살에 치즈와 감자가 어우러져 진짜 진짜 맛있다.
다음 술은 위스키다.
따로 콜키지로 들고 온 락 아일랜드.
위스키인데 생선음식에 무척이나 잘 어울려서 정말 좋다.
이렇게 맛있는 위스키는 처음이다.
비싼 값을 하는 듯싶다.
색다른 음식만 먹다 보니 익숙한 음식이 무척 반갑다.
두툼하고 통통한 소시지인데, 저게 민어로 만들어졌다니 다시 한번 놀란다.
노릇노릇 겉면이 살짝 구워져서 침이 고인다.
어육으로 만든 소시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육즙이 미쳤다.
접시에 깔린 걸쭉한 소스도 민어뼈로 만든 소스라고 한다.
생선 재료에 생선 소스임에도 바다 맛보다 감칠맛이 더 놀라웠다.
거품 플레이팅!!
파인다이닝을 먹으러 왔다는 사실이 다시금 환기되었다.
민어의 민어에 의한 민어를 위한 코스요리가 끝이 났다.
메인 코스의 마지막은 아나고(붕장어) 리조또다.
역시 마무리는 곡기가 있어야 한다.
밥알에 걸쭉하고 고소한 가다랑어 소스가 가득 차있다.
쫄깃쫄깃한 장어살과 통통한 밥알이 만나니 진짜 진짜 맛있다.
마지막이 진한 맛이 나는 볶음밥이라니, 한국식 마무리다.
함께 나오는 피클마저 놀라운 맛이다.
장어볶음밥의 중후한 기름맛을 싹 씻어내려 준다.
후식은 향긋한 페퍼민트 아이스크림.
화한 향과 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과하지 않다.
달콤 상큼한 맛으로 마무리를 확실하게 짓는다.
즐거운 코스가 끝났지만, 위스키가 살짝 남아서 주문한 피시테리 플래터.
부레팝콘, 민어햄, 베이컨, 껍질 튀김, 바게트로 구성되어 있다.
민어로 만든 마른안주 세트 같다.
중앙의 소스는 민어로 만든 잼인데, 찍어먹으면 엄청 맛있다.
전체적으로 무척 맛이 좋았다.
민어의 다채로운 맛과 파인다이닝의 분위기를 제대로 즐겼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 처음 들어보는 요리, 처음~처음~
처음이 너무 많아서 너무 신선했다.
단, 코스를 모두 먹어도 양이 무척이나 적다.
식사를 한 뒤 방문해서 여유롭게 즐기거나 단품을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피시테리안
061-981-0350
전남 목포시 수강동 1가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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