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한 지 2박 3일 차인데, 아직도 밖을 나가보지 못했다. 밀린 일기 쓰고, 지친 몸을 달랜다는 핑계 덕분에. 파란 하늘, 강렬한 태양, 겨울 같지 않은 따뜻함 등 모든 것이 여행하기 정말 좋은 조건이었음에도 말이다.
그 덕분에 어제 형님은 홀로 마드리드 여행을 다녀오셨고, 그 덕분에 스페인 여행에 관해선 나보다 선배가 되셨다! 무려 1일 차 여행객인 형님을 가이드 삼아 나도 오늘은 마드리드를 둘러볼 생각이다. 가이드를 받는 것도 정말 편하고 좋은 걸 깨달았다 ㅋㅋ.
빵으로 간단하게 늦은 아침을 먹고, 형님의 가이드를 따라 마드리드의 최중심부인 솔 광장으로 향했다. 오오, 형님은 집 바로 앞에서 탈 수 있는 44번 버스 소개하셨고, 정말 쉽게 솔 광장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리에는 하몽으로 보이는 엄청난 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매장이 정말 많았다. 날씨 덕분일까 거리가 엄청 활기차고 열정 있어 보였다.
솔 광장에 도착해보니 많은 사람들과 많은 공연자(?)들이 보였다. 각종 인형탈을 쓰고 춤을 추는 사람들, 민망한 복장(하이레그)을 하고 홍보를 하는 여성들, 정지 예술가, 마술공연 등 엄청 다양했다. 정말 고대 광장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끔 휴식하기 위해 인형탈 머리를 벗은 분들이 계셨는데 전부 나이 든 분들 이어서 동심 파괴가 제대로였다 ㅋㅋㅋㅋ.
우리는 곰과 마드료노 나무 동상에서 사진을 찍었다. 나무 꼭대기에 있는 새를 잡기 위해 손을 뻗는 귀여운 곰 동상이었다. 발 뒤꿈치를 만지면 마드리드로 반드시 돌아오고, 엉덩이를 만지면 반드시 금전적인 행운이 온다는 전설이 있다. 돌하르방 코를 갈아먹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식의 엉터리 전설일 뿐이다. 흥!......
엉덩이는 좀 높아서 손이 잘 닿는데? ;;;;
마드리드엔 광장이 정말 많다. 이번엔 멋진 동상을 멋진 건물로 둘러싼 광장인 마요르 광장이다. 솔 광장, 마요르 광장 말고도 몇 군데나 유명한 광장이 더 있다고 한다. 우리의 가이드님께선 내가 배고플까 봐 바로 점심식사를 먹이기 위해 산 미겔(미구엘) 시장으로 이끌었다. 마요르 광장 바로 옆에 있었다!
산 미겔 시장, 스페인 마드리드
어제 사진으로만 봤던 시장은 꽤나 넓었다. 통유리로 멋있게 지어진 시장은 내부에 손님과 매장으로 가득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시장이라기엔 그냥 푸드코트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맛있는 것 천지인데 무슨 상관있을까?
집 앞 케밥집의 치킨 가격이 싼 것일 뿐이었다. 관광객 전용인지, 스페인의 물가가 원래 이런 것인지 타파스 빠에야가 무려 10유로 (약 13,000원)나 했다. 여기서 타파스란 식욕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란 의미로 작은 그릇에 적게 담아주는 음식을 총칭한다. 잔뜩 먹고 싶은 욕구가 훅 줄어들었다. 적당히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두 가지씩 고르기로 합의하고 흩어졌다. 흠. 어떤 음식을 먹어볼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은 시장 중심부에 있는데 전부 손님으로 가득 차서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시장 벽에 설치된 스탠딩 테이블로 이동해서 음식을 풀었다. 사람 구경도 하고 좋네.
맥주 2잔 10.0 eu
빠에야 M 15.0 eu
크로켓 4개 6.0 eu
꼬치 2개 13.0 eu
= 44.0 eu
놀랍게도 이게 44 유로(약 6만 원) 치다 ^^b. 맛은 좋았지만 속은 쓰린 이 기분은 뭘까.
문어꼬치는 육즙이 가득했으며, 새우 크로켓은 전혀 색다른 맛이었다. 새우가 들어간 튀김빵이라고 말해야 할까? 가장 기대했던 빠에야는 꽤 맛이 좋았다. S 사이즈는 너무 적은 것 같아서 M 사이즈로 시켰는데, 여전히 양이 적다. 시원한 생맥주와 아주 어울리는 안주의 느낌이었다. 식사 말고 안주거리.....
맛은 좋았으나, 입맛만 돋우는 정도여서 꽤 실망했다. 가벼운 식사를 마치고 알무데나 대성당으로 향했다.
아무데나 말고 알무데나 엌ㅋㅋㅋㅋ.
오후 일정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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