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190204 파리,마드리드 날씨
190204, 파리->마드리드, 흐린 뒤 맑음, 17일 차


프랑스 숙소 앞 토끼와 당근
토끼와 당근

 여행에서 동선은 정말 중요하다. 이동거리가 길면 하루를 전부 소모할 수도 있고, 장기 여행이라면 이동하다가 지쳐버릴 수도 있다. 우리는 비행기를 로마 IN - 바르셀로나 OUT으로 예약했다. 우리는 33일의 일정을 2가지 목적을 가지고 나누었다. 2주는 달리고, 2주는 쉰다. 즉, 첫 2주는 유명 도시들을 최대한 많이 방문하고, 남은 2주 이상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여유롭게 보내는 것이다. 유명 랜드마크에 눈도장을 찍고 싶은 욕망과 따뜻한 지중해에서 쉬고 싶다는 욕망이 충돌한 결과이다.

 


 

 늘은 일정이 빠듯하다. 파리에서 마드리드까지 엄청난 거리를 여행해야 한다. 파리에서 우선 바르셀로나로 간 뒤에, 바르셀로나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기차로 환승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사실 OUT 할 도시를 리스본으로 정했으면 이런 장거리 기차여행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 비행기표는 가격이 너무 비쌌다.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이 로마 in - 바르셀로나 out이었다. 바르셀로나는 마지막 일정으로 반드시 들어가야 하기에, 오늘은 단순히 환승역의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아침 7시에 일어나 후다닥 체크아웃을 하고 나서, 숙소를 나섰다. 어제까지만 해도 싸늘했던 거리가 오늘은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활기가 넘쳤다. 거리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우글우글했기 때문이다. 또한 드엉시 역에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표를 사려고 발권기 앞에서 있었는데, 그 덕분에 도착한 열차 3개를 놓치고서야 표를 구매할 수 있었다. 이거 열차 놓치는 거 아니야??

 

프랑스 파리 리옹 역 앞 광장
리옹 역 앞 모습

 

 다행히 아침 9시경에 파리 리옹역(Paris Gare de Lyon)에 도착했다. 이때까지도 파리의 기차역 개념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북역 동역 리옹역 등등 무슨 역이 이렇게 많은지. 독일에서는 동역을 통해서 들어왔는데, 스페인으로 가는 고속열차를 타려면 왜 리옹역으로 가야 할까?

[유럽여행정보] 파리 기차역 종류 및 탑승 정보

 

[유럽여행정보] 파리 기차역 정보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은 총 5개가 있습니다. 각 기차역마다 맡은 역할까지 다릅니다. 만약 파리에서 기차를 이용하려고 하면 반드시 알아야하는 기차역정보...

kosimpler.tistory.com

 

 리옹역은 북역이나 동역과는 다르게 깔끔한 현대식 건물이었다. 표를 미리 예약을 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매표소로 향했다. 매표소는 은행처럼 엄청나게 크고, 사람도 직원도 많았다. 출발 30분 전이어서 조금 불안했지만, 원하는 시간의 바르셀로나 행 테제베를 예약할 수 있었다.

 

북적이는 리옹역

 

 그런데 1인 당 예약비(유레일패스 소지함)가 34유로나 나오는 것이 아닌가? 거리가 좀 멀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낸 예약비 중에선 최고치여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나중에 우리가 탈 기차의 탑승권 가격을 검색해보니 한 좌석에 270달러(약 30만 원) 짜리 열차였다. 1등석도 아니고 2등석인데...... 엄청난 가격이었다.

 

프랑스 파리 리옹역에 정차한 테제베
바르셀로나 상트 행, TGV 9713 - 17

 

 탑승시간이 가까워지자 우리는 플랫폼으로 진입했다. 나름 국외선이라서 그런지 표와 신분증을 역무원에게 검사받고 진입할 수 있었다. 열차가 얼마나 긴 지, 우리의 탑승할 칸은 꽤 걸어야 나왔다. 탑승하고 보니 꽤 많은 한국인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는데, 이상하게도 외국인들보다 한국인들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 훨씬 불편하게 느껴졌다. 왜...?

 

리옹역에서 사온 점심용 샌드위치
점심용 샌드위치

 

 6시간이 넘는 기차여행임에도 일기는 거의 쓰지 않았다. 아직 일주일 전 프라하 마지막 밤도 글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끝.


 

 기차는 빠르게 달리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어느 순간부터 날씨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 느껴졌다. 정차할 때마다 흡연을 위해 역무원 + 기차 바퀴와의 눈치싸움을 시작했는데, 그때마다 날씨가 덥다는 생각을 했다. 2월의 한 겨울 햇빛이 뜨겁다는 것이 너무나도 어색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앙역
Barecelona-sants 역
스페인 바르셀로나 상트역 앞
바르셀로나

 

 오후 4시쯤에 기차는 드디어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아직 목적지는 아니지만, 완전히 처음 와보는 나라와 도시여서 더욱 설렜다. 기차에 걸려있는 온도계가 23도를 가리키고 있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실외로 나가보니 그건 그냥 실내온도였을 뿐인 것을 깨닫고 크게 웃었다. 근처 맥도날드에서 저녁용 햄버거를 산 뒤에, 마드리드로 가는 열차를 예약했다. 3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

 


 

밤 늦게 도착한 스페인 마드리드 역
마드리드 아토차 역 도착!!
스페인 마드리드 밤거리
마드리드 밤거리, 숙소를 향해 걸어가는 중

 

 밤 9시가 다 되어서야 Madrid-Puerta de Atocha에 도착했다. 마드리드도 기차역이 여러 개라서 꽤 머리 아팠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마드리드 역사 내부에 지하철 플랫폼이 있었다.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무거운 짐을 끌고 300m는 이동해서 지하철 역으로 진입했었다.

 지하철 표는 10회권을 끊었더니, 매표기에선 얇은 카드 한 장을 툭 뱉었다. 사실 파리처럼 10장이 와르르 쏟아질까 봐 걱정했었다. 우리나라와 지하철 1회권과 비슷한 방식인 것 같았다. 마드리드도 하차태그는 없으므로 중복 태그가 가능하다고 한다. 즉, 2명이면 그냥 개찰구에서 교통카드를 2번 태그 하면 탑승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에어비엔비 침실스페인 마드리드 에어비엔비 숙소 화장실스페인 마드리드 에어비엔비 테라스
스페인 마드리드 에어비엔비 거실스페인 마드리드 에어비엔비 주방
마드리드 에어비엔비 수준
스페인 마드리드 에어비엔비 테라스에서
테라스에서

 

 지하철을 타고 꽤 가야하는 곳에 숙소를 잡았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호스트 아주머니가 우리를 반겨줬다. 그녀는 간단한 설명과 열쇠 꾸러미를 건네주고 웃으며 떠나갔다. 늦은 시간임에도 정말 친절해서 다행이었다.

 언제나처럼 테라스가 있는 독채를 빌렸었는데, 프라하만큼 좋은 숙소는 역시 찾기 힘든 것 같다. 조금 낡기는 했지만 충분히 넓고, 만족스러웠다. 특히 근처는 전부 주택가라서 정말 조용했다. 단, 4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점 빼고 말이다. 

 

 

 우리는 야식거리를 찾다가 KFC를 사 와서 치맥을 먹기로 했다. 하지만 늦은 시간이고 KFC는 너무 멀리 있었다. 근처 패스트푸드점이라도 갈 생각에 거리를 나섰다가 숙소 건물 근처에서 RICO & HOT이라는 터키 요릿집을 발견했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아주 밝게 영업 중이었다. 케밥과 크리스피 치킨, 각종 튀김류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그리고 놀라웠던 점은 가격이 너무 저렴했다. 다리 6개, 날개 6개를 단돈 9.5 eu에 구매했다.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슈퍼도 이 늦은 시간에 영업 중이었다. 처음 보는 맥주인 MAHOU 맥주 4캔을 구매했다. 알고 보니 마드리드 토종 맥주였다. 1캔에 단돈 1.0 eu! 봉투값을 0.02 eu 받는 것도 신선했다. 

총 13.52 eu, 약 17,000원.

 

스페인 마드리드 mahou 맥주과 터키식 프라이드 치킨
mahou 맥주와 터키식 프라이드 치킨

 

 숙소의 tv는 LG tv 였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까지 나오는 스마트 tv. 우리는 좋은 텔레비전으로 라리가 축구경기를 보면서 치맥을 먹었다. 치킨의 맛은 조금 특이했는데, 튀김옷에 약간의 향신료가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먹다 보니까 오히려 기름 맛을 잡아줘서 정말 잘 어울렸다. 향신료 치킨과 마드리드 맥주 덕에 하루의 마무리가 완벽했다.

 


19/02/04 지출내역

파리

- 드엉 시-> 파리 리옹역 RER 티켓 : 3.65 x2 = 7.3 eu

- 기차 예약비(파리 -> 바르셀로나) : 34.2 x2 = 68.4 eu

- 점심(리옹역 샌드위치) : 10.95 eu

 

바르셀로나

- 저녁(바르셀로나 역 맥도날드) : 4.6 eu

- 음료수 : 2.25 eu

- 기차 예약비(바르셀로나 -> 마드리드) : 21.10 eu

 

마드리드

- 지하철 교통카드(10회 사용) : 14.7 eu

(치킨 맥주 값은 다음날로 이동)

 

총 129.3 eu

영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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