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김치
백종원이 상주에 왔다. 상주에 맛집이 어디 있는지 의문이었는데, 상주 중앙시장을 방문했더라. 시장 근처에는 숨겨진 맛집이 많다. 상주 사람들도 무심결에 지나칠 정도로 오래된 식당도 있다. 예를 들어 예전 맛있는 녀석들이 다녀간 고려분식 역시 시장 내부에 있다. 이번에 백종원이 다녀간 남천식당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소한 튀김과 담백한 시래기 해장국도 맛있지만, 오늘 방문한 곳은 자극적이고 고기가 아주 많은 음식이다. 역시 상주 중앙시장에 있는 맛집으로, 대표 메뉴는 김치와 소곱창으로만 맛을 낸 곱창전골이다. 바로 선산김치곱창이다.
메뉴는 곱창 단 하나뿐, 주류를 제외하면 전부 사리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곱창은 곱창구이가 아닌 곱창전골을 뜻한다.
선산김치곱창전골, 줄여서 선산곱창. 선산읍은 경북 구미의 지명 중 하나인데, 상주 바로 옆에 붙어있는 지역이라 한 동네 같은 느낌이다. 선산읍 내에는 원조답게 곱창전골 식당이 정말 많지만, 상주에서 먹는 것과 차이도 없다고 한다.
김치곱창전골, 겉모습은 다른 곱창전골과 차이점이 별로 없다. 붉은색 육수와 잘게 잘려있는 곱창, 김치와 파 그리고 면사리까지. 2인분인데도 정말 푸짐하게 재료가 들어가 있다.
반찬은 김치를 내어주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김치를 반찬으로 먹지 않는다. 옆에 있는 집게와 가위를 이용해서 곱창전골에 양보한다. 참고로 같이 간 사람의 눈칫밥을 먹으면서 그냥 먹어 본 결과, 엄청 맛있다.
선산김치곱창을 맛있게 즐기려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무슨 곱창전골을 예약까지 해서 먹을까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푹 끓은 것과 막 끓기 시작한 것의 맛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특히 덜 익은 곱창은 무척이나 질기기 때문에 필수다.
전화로 언제 도착하는지, 몇 인분인지만 말하면 주인아주머니는 흔쾌히 예약을 걸어두신다.
30분 동안 푹 끓은 결과 곱창의 쫄깃함과 전골의 시원함이 미쳤다. 살짝 질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쫄깃함 속에 숨어있는 육수와 육즙이 너무나도 맛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것이 정말 맛있다. 또한 김치가 푹 담긴 육수는 얼큰하고 시원하다. 공깃밥이 순식간에 사라질 정도로.
추가 육수는 양은 주전자에 담겨서 이곳저곳에 놓여있다. 참고로 육수는 단지 쌀뜨물이다. 이 감칠맛 넘치고 시원한 맛은 김치와 곱창으로만 낸 맛이라는 뜻이다!
면 사라를 넣는다면 라면사리보다 우동사리를 추천한다. 굵은 우동면이 매콤하고 시원한 김치 육수에 훨씬 잘 어울린다. 소곱창 김치 우동이라니 재료 이름의 조합만으로도 맛있어진다.
곱창에 싸서 먹으면 오동통함과 쫄깃함을 같이 즐길 수 있다. 호로록. 해장하러 와서 안주 삼아서 소주를 먹을 수 있을 맛이다.
얼큰하고 쫄깃한 곱창전골을 맛있게 즐기다 보면 국물과 재료가 거의 남지 않는 때가 온다. 이때가 바로 마무리 일격을 꽂아 넣을 때다. 바로 볶음밥! 김치 곱창만으로도 양이 상당히 많았음에도 볶음밥은 참을 수가 없다.
각종 야채와 밥, 참기름에 남은 육수를 뜨거운 철판에 마구 볶아준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매콤함에 고소함이 스며든다.
김가루, 미나리, 김치, 참기름이 매콤한 육수를 만나서 완벽한 요리를 탄생시켰다. 지금까지 먹었던 김치 곱창의 정수만 끌어모아서 밥에 밀어 넣은 것 같다. 정말 맛있다.
너무나도 배가 부르다.
선산 김치 곱창
054-533-8025
경북 상주시 성동동 6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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