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양수리 맛집 한강민물장어
양수리 맛집

한강에 장어가 사나?


양평군 경계
양평군

오랜만의 경기도 나들이, 양평군 팔당호에 가게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날씨는 흐리다. 비가 안 오는 것이 다행이지. 귀신같이 양평군 글씨가 백미러에 가려져 버렸다.

 

양수리
양수리

남한강과 북한강이 서로 만나는 곳에 작은 섬이 있는데, 바로 이곳이 두물머리(양수리)다. 두 물길이 만나 팔당호를 이루고,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이 되어서 서해로 나아간다. 오늘의 메뉴는 두물머리에서 잡히는 민물장어구이다. 한강 상류에서 먹는 장어의 맛은 어떨까?


한강민물장어
한강민물장어

양수리로 넘어오는 다리 근처에 위치한 한강민물장어! 바로 앞에 북한강이 지나가기 때문에 강바람도 솔솔 불고, 경치가 좋다. 특히 전용주차장이 있어서 무척 편했다.

 

한강민물장어 메뉴판
메뉴 및 가격

한강민물장어의 메뉴는 장어돼지갈비가 전부다. 왕짱장어와 왕특장어의 차이점은 잘 모르겠다. 우선 왕짱장어를 사람 수만큼 주문했다.

 

장어죽
장어죽

식전 음식으로 장어 죽이 한 그릇씩 나온다. 메뉴에도 있어서 무료로 추가는 안된다. 비싼 장어를 먹기 전에 장어 빠진 죽으로 위장을 보호하는 느낌이다. 고소하고 심심한 것이 애피타이저로는 딱이다. 

 

초벌 장어
초벌 중인 장어

식당 입구에 있는 커다란 화로에서 손질된 장어 수십 마리가 초벌 되고 있었다. 손님이 꽤 많았기에 초벌 하는 직원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숯불
숯불

곧 밑반찬과 숯불이 준비되었다. 강한 화력의 숯불에 굽는 민물장어라니 정말 맛있겠다!

 

야채
다양한 야채

기본적인 야채상이다. 상추, 마늘, 쌈장은 익숙하지만 썰은 생강과 미나리는 조금 색다르다. 의외로 미나리의 아삭하고 씁쓸한 맛이 장어랑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처음은 세팅해줌정렬 장어
장어 굽는 중

첫 주문한 장어는 직원분께서 직접 예쁘게 세팅해주신다. 소금을 골고루 촥촥 뿌리시고 먹기좋게 자른 뒤에 세로로 세워주신다. 초벌만 된 상태라서 속살까지 익히기 위해서 정렬된 모습이 상당히 기괴하다. 군침이 싹 돈다.

 

장어의 맛은 아주 괜찮았다. 왕짱장어라고 명명한 것치곤 좀 얇긴 했지만, 고소하고 기름기 꽉 찬 것이 먹을만했다.

 

장어숯불구이
장어숯불구이

주방에서 나온 장어는 따로 양념이나 간이 된 것이 아니다. 오직 초벌만 되어 있다. 그래서 따로 준비된 소금 및 양념으로 직접 조절해서 먹어야 한다. 솔트비처럼솔트비처럼 팔꿈치에 소금을 뿌리기도 하고, 장어 양념이 잔뜩 묻은 붓으로 명화를 그리기도 한다.

 

소금구이
장어 소금구이

의외로 양념보다 소금구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단 한 마리에만 양념을 바를 수 있었다. 장어와 숯불의 향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단연 소금구이를 추천한다. 짭짤하고 고소한 맛의 끝판왕이다.

 

양념구이
장어 양념구이

양념이 숯불에 떨어지면 휘감는 연기가 되는 모습이 아름답다. 달달한 양념이 장어와 어우러져 꽤 맛있다.

 

달콤한 양념장어

하지만 강한 양념과 기름진 생선의 만남은 쉽게 질리는 법, 소금구이에 더 손이 가기 시작했다. 양념을 한 마리에만 발라서 다행이다. 정말 오랜만에 먹는 나와는 다르게 동료들은 장어를 많이 먹어봤나 보다.

 

민물장어구이쌈
장어 쌈

미나리와 마늘, 쌈장까지 전부 장어랑 미친 듯이 어울린다. 기름진 돼지고기, 소고기와 먹으면 맛있는 야채들인데, 기름진 생선인 장어까지 어울릴 줄은 몰랐다.

 

장어뼈
장어뼈

장어 뼈는 바삭바삭, 크런키하고 고소한 맛이 꼭 과자 같아서 좋았다. 맥주 안주로 자주 먹는 꾸이짱......?

 

지평생 막걸리
막걸리 한 잔

오늘의 술은 지평생 막걸리! 소주나 맥주는 어젯밤에 너무 먹어서 그냥 목을 축일 막걸리를 선택했다. 의외로 기름기 있는 음식에 막걸리의 달달함이 시원한 사이다 같아서 꽤 어울린다는 사실. 장어에 어울리는 술로 막걸리도 추천한다.


돼지숯불갈비
돼지갈비

인당 1.5마리의 장어를 먹었음에도 허기가 가시질 않는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남은 메뉴인 돼지갈비를 주문했다. 주문서가 미친 듯이 쌓여가서 종업원의 눈치가 보인다. 

 

숯불갈비
숯불갈비

외국산 1인분에 250g 13,000원! 가격이 꽤 나간다. 돼지갈비는 역시 숯불에 구워야 한다. 느끼한 장어만 먹다가 달콤한 돼지고기를 먹으니까 입맛이 다시 돈다. 장어 입가심을 돼지고기로 하는 집단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 돼지갈비도 맛집이다.

 

장어를 먹는 그룹말고도 돼지갈비만 드시는 그룹도 많았다. 양념돼지갈비도 꽤 맛있어서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돼지갈비를 배불리 먹고 장어 한 마리로 입가심으로 먹는 것도 추천한다. 고기를 고기로 입가심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장어집에 와서 돼지갈비만 먹고 가는 것도 뭔가 아쉽다.

 

된장찌개
된장찌개

생선과 돼지까지 단백질을 든든하게 먹었어도, 마무리는 고기 말고 곡기로 해야 한다. 된장찌개와 밥 2 공기를 말아서 된장 죽을 해 먹었다. 된장찌개가 구수하고 칼칼한 것이 맛있다. 아직까지도 꺼지지 않는 숯불이 정말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 가격대는 조금 나가지만 분위기와 풍경도 좋고, 맛도 아주 괜찮았다. 주차장도 넓고 편리하고 객석수도 많아서 불편함 없이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한강민물장어

031-772-6079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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