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와 샐러드
샐러드만 판매하는 전문점이 있다고? 근데 샐러드를 굳이 비싼 돈 주고 거기서 꼭 사 먹어야 해? 애인 없는 남정네의 사고방식은 어쩔 수가 없다. 절대 방문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곳,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방문하게 된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의 날것 체험기다.
주문대 앞에 섰을 때,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에 방문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샐러드 재료가 잔뜩 들어있는 트레이가 늘어져있었기 때문이다. 추가로 복잡한 메뉴판도 마찬가지다. 서브웨이 같은 이곳에서 주문하는 것은 나 같은 사람에겐 무척이나 고역이다. 왜냐하면 샌드위치(샐러드) 하나 만드는데 질문이 엄청 많기 때문이다.
같이 온 사람들도 피그인더가든은 처음이었는지, 당황하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주문대 줄에 서서 거의 5분 동안 눈치만 봤다. 메뉴판 혹은 주문 설명서를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른 사람이 주문하는 것을 훔쳐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그인더가든의 메뉴는 가장 큰 분류로 PLATE/BOWL/ROTISSERIE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메뉴판에서 원하는 샐러드를 선택한 뒤에, 추가할 재료와 뺄 재료를 점원에게 이야기하면 끝이었다. 휴, 꽤 쉽네 ㅎㅎㅎ;;;
커스텀 샐러드를 만들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있어서 참고하길 바란다. 따로 커스텀을 하지 않는 이상, 정해진 구성으로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던 것이다.
사실 저 수많은 샐러드 재료 트레이 때문에 지레 겁먹은 것이었다. 따로 빼거나 추가할 재료는 없었기에 우리는 순정으로 주문했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비프 머쉬룸 라이스(보울)와 수비드 치킨 브레스트(플레이트) 두 가지였다.
샐러드 전문점이라고 해서 풀만 잔뜩 주고 비싸게 판매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익힌 요리가 구성에 많이 들어가 있다. 계란이나 감자, 브로콜리 등 볶거나 구우면 맛있는 재료들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로티세리(꼬챙이 회전구이를 뜻함) 구간에서는 정말 먹음직스러운 고깃덩어리들이 열기를 내뿜으면서 진열되어 있었다. 또한 수비드로 저온 조리한 치킨도 있었다. 그렇지, 탄단지의 균형은 아주 중요하다.
샐러드 구간을 지나면 드디어 계산대다. 계산대에서는 앞서 구매한 샐러드를 결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음료와 수프를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마지막 4단계다. 우리는 여기서 음료 하나씩과 단호박 수프를 추가 주문했다. 특히 다양한 생과일 혹은 생야채 주스가 준비되어 있어서 무척 건강한 느낌이다.
샐러드
비프 머시룸 라이스 13.9
수비드 치킨 브레스트 15.5
수프
단호박 수프 5.9
음료
아메리카노 3.8
ABC Pig 6.9
Skinny pig 6.9
가격이 꽤 상당해서, 정말 데이트 코스 아니면 식사로 오기엔 무리가 있다. 또한 SPC 계열사라서 해피포인트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하다!
비프와 머쉬룸보다 라이스와 부추같은 풀떼기의 비율이 높은 비프 머쉬룸 라이스다. 전체적으로 무척 건강한 맛이어서 간이 심심했다. 원래 싱겁게 먹는 것을 즐기고, 샐러드 자체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무척 맛있었다. 다만 양이 조금 적어서 아쉬웠다.
수비드 치킨 브레스트, 수비드로 조리한 닭가슴살, 구운 감자, 구운 토마토, 바게트 빵 한 덩어리의 조합이다. 수비드 닭가슴살은 놀랍도록 부드러운 속살이 정말 별미였다. 특히 저 초록색 소스(민트 소스? 살사 베르데?)가 심심한 닭가슴살의 맛을 완벽하게 보조한다. 감칠맛이 폭발할 것이 분명한 토마토는 후배한테 뺏겼다. 흑흑
빵조각이 동동 떠있는 단호박 수프다. 달콤한 단호박 향과는 대비되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수프에 잠겨서 살짝 눅눅해진 빵조각이 정말 맛있다.
이상하다. 내가 전화를 잠시 받고 온 사이에 음식들이 전부 사라져 있었다. 다들 식사를 하고 가볍게 만난 것이라 샐러드 바에서 조금만 주문한 것인데, 왜 순식간에 빈 접시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평소에 생각하던 그대로 양은 적고 비싼 샐러드가 나왔다. 다만 확실히 맛은 있으며, 나름 분위기 있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양한 고기 메뉴가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가성비를 따진다면 절대 가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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