向日庵
해를 바라보는 암자
돌산맛집이라는 로컬 식당에서 정말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바로 향일암으로 향했다. 향일암은 해를 향하는 암자(작은 절)라는 뜻으로 그만큼 일출이 아주 잘 보이는 곳이다. 그렇기에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한다. 역시 밥을 먹었으면 소화를 시켜줘야 한다. 비가 조금씩 끊임없이 추척추적 내리고 있었다.
'겨울에 눈썰매타면 재밌겠다.' 초입부터 만나는 경사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향일암 매표소까지 가는 길은 가파른 경사와 갓김치 상점의 나열이다. 매콤한 김치 양념 냄새가 골목에 가득하다.
향일암 관람료(입장료)
성인 2,500원 / 청소년 1,500원 / 어린이 1,000원
미취학, 경로, 유공자, 조계종 신자 무료
시작부터 계단이다. 엄청나게 높고 기다란 계단. 계단의 끝에 향일암의 입구라고 볼 수 있는 등용문이 나온다. 용이 드나드는 문이라는 뜻의 등용문은 출세를 위한 길이라는 관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슬쩍 중앙에 있는 여의주를 스치듯 만지고선 재빠르게 출세 소원을 빌었다.
해탈문, 지금까지 그냥 '향일암 좁은 길'로 알고 있었다. 저 좁은 길을 지나면 속세에서 벗어나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일까. 바위 사이로 난 아주 좁은 길은 그러한 신비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게걸음을 쳐야 할 정도로 좁은 길이다.
해탈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동전 바위다. 다양한 동전들이 덕지덕지 바위에 위태롭게 붙어있다. 아니, 얹혀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사람들은 10원을 축축한 바위에 붙이고선 어떠한 소원을 빌었을까? 와, 저 위에는 500원짜리 동전도 보인다. 복채가 크면 클수록 소원 달성률도 높아지겠지?
바로 이어지는 바위 사이에 난 계단이다. 머리를 숙이지 않으면 머리가 위쪽 바위에 닿을지도 모른다. 바위의 배치가 위태롭게 보여서 조금 무섭다.
드디어 도착한 향일암. 정상은 작은 절간과 종이 보인다. 비가 오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하고 불경을 드리고 있었다. 암자 안에는 황금빛 부처님이 인자롭게 웃고 있었다.
처마 밑에서 잠시 비를 피하면서 땀을 식혔다. 솔직히 말해서 진짜 힘들다. 경사도 가파르고, 비 때문에 미끄럽기도 하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땀이 뻘뻘 나면서 겉옷을 잠시 탈의해야 할 정도였다.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구름이 꽉 차있어서 수평선조차 보이지 않았다. 저 방향에는 남해군이 있다. 날씨가 좋았다면 훨씬 아름다운 정경일 텐데 아쉽다. 사진을 몇 방 찍고 나니 더 이상 볼거리가 없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내리막길은 올라올 때와 구성이 아주 똑같다. 가파른 길과 갓김치 상점들. 라임도 어느 정도 맞는 것이 참 좋다. 오를 때는 힘이 들고, 내려올 때는 무릎이 시큰한 것이 등산은 과연 건강에 좋은 운동인가 다시금 생각해본다.
비어있는 상점에서 비를 피하면서 졸고 있는 고양이를 보았다. 편하게 감겨 있는 눈을 보니 왠지 모르게 향일암에서 본 부처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저 모습에 평안과 미소를 얻었으니 이것 또한 부처를 만난 것이겠지. 괜히 깨달은 척해봤다. 그냥 고양이가 귀엽다.
이제 숙소로 이동할 시간이다.
향일암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향일암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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