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돼지고기 오겹살
돼지고기 오겹살

두껍다

맛있다


어느 날, 친구의 본가로 초대를 받았다. 집 앞마당에서 다 같이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다.

 

믿음한우 남악점믿음한우 내부
믿음한우 남악점

처음으로 가는 친구의 본가였기 때문에 음료수 한 박스와 약간의 고기를 구매했다. 믿음한우 남악점은 얼마 전에 오픈(5월경)했다길래 찾아가 봤는데, 고기가 꽤 저렴했다. 구매한 고기는 아주 두꺼운 돼지고기 오겹살이다. 우리가 원체 많이 먹으니 잔뜩 구매했는데도 가격이 그렇게 높지 않아서 아주 좋았다.

 

장작불
장작불

영암 산골 아래에 있는 집은 아주 좋았다. 바로 친구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밑준비를 시작했다. 창고에서 화로와 솥뚜껑을 꺼내와서 장작에 불부터 피웠다. 따로 숯이나 번개탄 없이 나무장작을 토치로 지져서 불을 냈다.

 

가마솥뚜껑강한화력
가마솥뚜껑 구이

가마솥뚜껑을 뒤집어서 올리고 천천히 달궜다. 잠시 뒤, 오겹살을 뚜껑 위에 얹어봤더니 순식간에 익어간다. 화력이 너무 강했다. 장작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장작 조각 잔불로 화력을 조절할 수밖에 없었다.

 

솥뚜껑구이구워지는 오겹살
지글지글 구워지는 오겹살

또한 오목한 솥뚜껑의 중앙에 엄청난 양의 기름이 모이기 시작했다. 키친타월로 열심히 제거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포기하고 기름에 열심히 볶듯이 오겹살을 익혔다. 저 두꺼운 고깃덩어리가 순식간에 익어가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맛있는 냄새와 함께.

 

오겹살
돼지고기 오겹살

오겹살은 삼겹살에 껍데기와 지방층이 더 붙는다. 삼겹살과 맛에서는 큰 차이는 없겠지만, 잘 익은 껍데기의 식감은 고기를 먹는 것을 훨씬 즐겁게 만들어준다. 강한 불로 빠르게 익혔고, 고기 자체도 품질이 엄청 좋은지 아주 맛있었다.

 

갈치속젓
갈치속젓

후배가 차에서 꺼내온 비장의 무기. 갈치속젓이었다. 나는 쌈장이나 고추장처럼 생겨서 그러려니 했는데, 먹어보고 놀랐다. 바다라는 개념을 찍어먹는 듯한 맛이었기 때문이다. 생선 맛? 매콤한 맛? 이런 기본적인 맛 말고도 바다내음 가득한 살짝 비릿하지만 감칠맛이 넘치는 맛이었다. 정말 살짝 소량만 찍어 먹어도 그런 맛이 났다. 와......

 

돼지고기 오겹살
오겹살+멸치속젓

생선이 육고기와 함께 먹는 것이 어울릴까 의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돼지고기엔 새우젓이라는 훌륭한 조합을 잘 알고 있다. 아주 맛있다. 쌈장을 대체하면서도 훨씬 감칠맛 넘치고 다채로운 맛을 낸다.

 

야채볶음
아스파라거스 김치볶음

고기를 다 먹고 난 뒤, 남은 기름에 김치와 아스파라거스, 양파 등을 전부 때려 넣고 야채볶음을 만들었다. 아스파라거스는 뒷마당에서 똑똑 떼온 것이다. 거기에 전라남도 특유의 간이 센 김치까지 더하자 아주 맛있는 야채볶음이 완성되었다.

 

낙지탕탕이오이소박이
낙지탕탕이

거기에 친구 부모님께서 직접 담그신 오이소박이와 목포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낙지탕탕이까지 곁들이니 술안주는 완벽했다. 낙지탕탕이는 말 그대로 낙지를 칼로 탕탕 쳐서 만든 음식이다. 참기름과 짭짤한 낙지의 조합이 아주 좋다. 

 

해는 완전히 지고 사위가 어두컴컴해졌지만, 아직 장작불은 타오르고 술잔이 마르지 않더라. 밤이 깊어갈수록 술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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