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먹는
부산식 돼지국밥
목포시 중심부에 볼일이 있어서 친구 차를 빌려 타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점심때가 훨씬 지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질 못했더니 정말 출출했다. 꼭 이럴 때마다 문득 떠오르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국밥이다. 뜨뜻한 국밥 든든하게 먹어볼까 하고 근처 국밥집을 검색했다. 약 10분 거리의 삼학동 자유시장 내에 유명한 국밥집이 있는 것 같았다.
자유시장엔 넓은 무료주차장이 있다. 시장 주차장 입구와 출구가 엄청 헷갈리게 배치되어서 무척 헷갈렸다. 덕분에 크게 시장 한 바퀴를 돌아야 했다. 시장 내부는 아주 깔끔해서 마치 대형마트 느낌을 주었다. 전통시장 특유의 노점상보다 점포만 정갈하게 배치된 모습이어서 그럴까?
오늘의 목적지인 코끼리 가마솥 국밥집은 시장 외곽 큰 도로가(주차장 입구가 있는 큰길)에 위치해있다. 덕분에 시장 내부에서 찾는다고 조금 헤맸지만, 구경이라는 핑계를 조심스럽게 대본다.
식당의 바로 입구에는 흰색 김을 펄펄 내뿜으면서 끓고 있는 가마솥이 손님들을 맞아준다. 정말 뜨거워 보인다.
늦은 오후여서 식당 내부에는 자리는 충분했지만, 그래도 좌석이 꽤 채워져 있었다. 적당히 자리를 잡고 가장 기본 메뉴의 돼지국밥으로 주문했다. 당연히 특 추가 곱빼기다.
곧 펄펄 끓는 뚝배기와 기본찬이 나왔다. 국밥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깍두기, 배추김치, 부추가 기본으로 제공되었고, 고추와 다진 고추가 따로 제공되는 것 참 만족스러웠다.
김치, 깍두기, 부추김치, 고추 등은 전부 셀프코너에서 양껏 먹을 수 있다. 또한 소면은 셀프코너에서 직접 가져와야 한다. 소면과 부추를 이렇게까지 준비해두는 돼지국밥집은 전라남도에서 처음 봤다. 이곳에선 어색하지만 내겐 익숙한 그런 모습.
다대기, 새우젓, 소금 등은 테이블에 전부 갖춰져 있으니 취향껏 첨가해서 넣으면 된다. 나는 새우젓, 다대기를 반의 반 숟갈씩 넣고 부추와 청양고추를 와장창 넣어먹는 스타일이다. 물론 소면도 한 덩이 풍덩 넣어준다.
순수한 국물은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밍밍한 진한 돼지육수 맛이다. 꽤 싱겁다. 거기다 밥까지 말고 부추를 왕창 넣으니 간이 모자랐다. 새우젓과 다대기를 조금 더 넣어야 했다. 그러고도 모자란 염분은 김치로 대체하자. 배추김치가 진짜 맛있다. 시원하고 달달하고 매콤한 보쌈김치 맛, 국밥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간이 어느 정도 맞춰지고 밥의 전분이 풀어지자 국물이 엄청나게 진해지기 시작했다. 사진의 국물 색깔을 보면 다대기를 그렇게 많이 풀지 않았는데, 감칠맛이 미쳤다. 맑고 밍밍했던 느낌의 국물이 내가 어디선가 먹어본 진짜 부산 돼지국밥으로 변신해버렸다.
전라도 시장국밥들은 왠지 모르게 콩나물로 시작해서 콩나물로 끝나는 느낌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콩나물 대신 부추가 넘치는 국밥을 먹으니 정말 좋았다. 가격도 적당하고 정말 든든하고 맛있다. 살짝 멀지만 자주 방문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061-242-2282
전남 목포시 산정동 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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