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이의 복잡한 이야기

호가든 로제 캔
호가든 로제

호가든은 성인이 되자마자 처음으로 갔던 펍에서 마신 맥주입니다. 아는 형님이 호가든은 이렇게 먹는 것이라고 전용잔으로 즉석 크림 생맥주를 만들어주셨는데, 그것이 어찌나 멋있던지 어린 나이에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뻘건 음료수는 왜 호가든 이름을 달고 있죠?


호가든 로제는 라즈베리 맛
라...라즈베리 첨가?

호가든은 밀맥주입니다. 약간 달짝지근한 밀향과 어딘가 모르게 살짝 귤향 혹은 오렌지향이 나는 것이 특징인 맥주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라즈베리를 넣어서 로제 호가든이니 뭐니 하다니 악랄한 이단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먹어치워서 혼내줄 생각입니다.

 

호가든 로제 도수
도수는 Alc 3.0%

일반 호가든의 도수는 4.9%입니다. 호가든 로제는 알코올 3.0%로 꽤 낮은 도수네요.

 


호가든 특별하고 맛있게 마시는 법!

1. 호가든 전용잔(500ml)을 준비한다.

2. 호가든을 3/4을 잔에 따른다.

3. 남은 1/4 호가든을 병(캔)째 살살 흔들어서 거품을 만든다.

4. 만들어진 크리미한 거품을 잔을 완벽히 채울 정도로 붓는다.

5. 원샷

 

 

이걸 호가든 로제로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아, 시작부터 꼬였네요.

칠성사이다 유리잔

1. 전용잔, 그런 거 없습니다.

호가든 로제 색깔

2. 컵이 작아 1/2 캔도 안 들어가는군요.

거품이 많은 호가든 로제

3~4. 따르자마자 거품이 차올라서 망했네요.

빈 잔

5. 원샷은 쌉가능.

 

총 5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5단계만 성공했네요. 사실상 과정보다 중요한 것은 최종 결과이므로 '호가든 로제 특별하고 맛있게 먹는 법'은 성공이 맞습니다. 맛만 있으면 됐지, 전용잔이든 물 잔이든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호가든 Rosse
호가든 ROSE'E

호가든 로제는 호가든의 특징적인 맛은 하나도 나질 않았습니다. 밀맥주 특유의 부드러움은 있었으나, 라즈베리 맛이 강해서 애매했습니다. 안 그래도 도수가 낮은데 베리맛 덕분에 술맛도 거의 나질 않았죠. 술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천드립니다.

 

하지만 그만큼 맛은 있었습니다! 적당한 단맛에 적당히 취하는 것이 가볍게 먹기에는 정말로 좋더라고요. 부드럽고 달달해요! 맥주라고 기대하지 말고 알코올을 첨가한 베리맛 소다라고 생각하시면 참 긍정적일 것 같네요. 여성분들이 참 좋아할 만한 맛이에요. 그리고 분홍색 캔이 참 이쁘네요.

 

다음엔 소주를 살짝 섞어서 밀맥주+라즈베리+소주라는 혼종을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호가든 로제 쏘맥은 부드러운 달달함과 알코올 맛을 전부 잡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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