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풍기
(건팽계)
건조하게 볶아낸 닭고기
어느 날 심야, 갑자기 깐풍기가 먹고 싶어 져서 룸메에게 자주 가는 중국집에 가자고 졸랐습니다. 나가기 귀찮다고 배달시켜 먹자는 룸메의 의견에 동의했고, 약 한 시간이 지나자 빨간색 마포깐풍기 박스가 집 앞에 배달되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근처 중국집에서 철가방이 배달 올 줄 알았는데, 치킨 박스 비슷한 것이 눈앞에 있으니까 꽤 당황했습니다. 룸메 왈, 유우명한 인터넷 방송인 감스트도 맨날 시켜먹는 깐풍기 맛집이랍디다. 매장은 이대역 근처에 있고 프랜차이즈도 아니라고 하네요.
이대에 다니는 감스트는 잘 모르겠고, 우선 냄새는 죽이니까 합격.
양이 엄청 많습니다. 박스를 열자마자 뻘건색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널찍하고 낮은 박스에 치킨무 같은 구성품을 끼워넣기 위해 구역을 만드는 만행 따윈 없이, 전체를 깐풍기로 꽉꽉 채웠습니다. 가장 큰 대자로 시키면 25,000원 정도 한다는데, 가격도 좋고 상당히 마음에 드는 양입니다.
우직한 매콤한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요새 나오는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출시되는 깐풍 스타일 치킨들은 설탕인지 물엿인지 모를 달달한 맛을 집어넣어서 맛을 깎아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정말 깐풍기처럼 강한 매콤한 맛과 적당히 깔리는 단맛을 통해서 맛이 아주 좋습니다. 또한 아삭아삭한 피망, 양파와 바삭한 깐풍기의 조합 때문에 식감도 좋았습니다. 덕분에 술이 술술 들어가는 최고의 안주였습니다.
곱창전골, 탕수육, 참치회 등 기름진 음식을 잔뜩 이것저것 많이 주워 먹은 뒤에 아쉬워서 주문한 것이 마포깐풍기였음에도 맛있는 매콤한 맛이 입맛을 다시 돌게 만드는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이미 기름져 있는 위장에 기름진 깐풍기를 끼얹었는데도 맛있다면 진짜 맛집 아닐까요?
덕분에 오늘도 깔끔하게 먹어치웠습니다!
수제 깐풍기 + 대(3인분) + 중간맛 = 16,900 + 8,000 = 24,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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