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을 구워준다?!
정말 문득 부대찌개가 심하게 당기는 날이 있다. 대학생 시절 학교 앞에서 미친 듯이 자주 먹었던 저렴하고 양 많은 부대찌개를 잊지 못해서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부대찌개 집을 검색했고, 남악에 있는 킹콩부대찌개로 향했다.
귀여운 마스코트 인형은 알겠는데, 옆에 사리면 인형은 도대체 뭘까?
메뉴는 부대찌개 단일 메뉴였다. 기본에 토핑이 추가되면 금액이 살짝 올라가는 식이다. 기본 부대찌개 메뉴는 1인분에 8,000원. 우리는 1인분 9,000원짜리 우삼겹 사리를 추가한 우삼겹 부대찌개를 주문했다.
그렇지! 부대찌개에는 무조건 대접에 밥이 나와야 한다. 국물과 건더기를 잔뜩 담아서 비벼먹는 것이 제일 맛있게 먹는 방법이 아닐까? 시원한 오이냉국과 각종 아삭아삭한 밑반찬 역시 아주 좋다.
잠시 뒤에, 구운 햄이 나왔다. 정말 놀랐다. 이게 스팸인지 런천미트인지는 정확히 구분하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햄을 구웠다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햄에 김가루를 잔뜩 뿌려서 밥을 크게 한 입 먹어치웠다. 맛있다.
드디어 나온 우삼겹 부대찌개 3인분. 물론 학교 앞에서 먹던 그런 느낌과는 아주 달랐다. 훨씬 다양하고 푸짐한 토핑이 눈이 어지럽다. 만두와 동그랑땡, 테두리를 빽빽이 메우고 있는 소시지와 햄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두꺼운 분모자도 뱀처럼 국물 속에 숨어있다.
양념을 풀고 어서 끓기만을 기다렸다. 참고로 매운맛이 조절 가능하다. 고양이 혀를 가진 친구가 있어서 순한 맛으로 주문했다. 그런데도 붉은 국물이 정말 침샘을 자극하더라.
무한리필 코너에 있는 사리면을 보고는 꽤 당황했다. 초록색 클로렐라면과 까만색 검은콩면이라니 정말 이게 맞나 싶었다. 다행히 색깔과 영양소만 넣은 느낌으로 만든 듯하다. 맛은 그냥 사리면과 다를 바가 없다. 가볍게 우선 두 개 투척.
역시 라면면을 넣어야 진정한 부대찌개가 완성되는 듯하다. 국물이 졸고 면의 전분 덕분에 점점 걸쭉해지면서 진한 맛을 내기 시작했다. 달달하고 얼큰한 국물에 여러 가지 토핑이 어우러지니 손이 쉬질 못한다. 3명이 열심히 퍼먹어도 건더기가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벌써 밥만 3번째 리필이다. 정말 맛있다. 사각햄, 소시지, 우삼겹을 끌어모아서 밥에 얹었다. 라면도 살짝 얹어서 마구 비벼 먹었다. 달큰한 국물이 스며든 밥알에 고소한 햄과 소시지가 씹히다 보면, 살짝 불어버린 면이 씹힌다. 밥 맛, 햄 맛, 고춧가루 맛, 밀가루 맛 등 마구잡이로 섞여있다. 이게 부대찌개의 참맛이지!
햄 구이부터 시작해서 부대찌개까지, 3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완벽한 코스요리였다고 생각한다. 면과 밥이 무한리필이라 반드시 또 방문할 것 같다.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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