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요리 모음
정가네 촌닭 숯불구이, 기름에 튀기고 오븐에 굽는 닭고기(치킨)는 엄청 많이 먹어봤지만, 숯불에 구워 먹는 것은 처음이었다. 철판이 아닌 석쇠를 놓고 숯불에 닭고기를 구워 먹는다?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하다.
닭고기를 구워 먹는 것뿐인데 가격이 꽤 나간다. 한 마리에 5만 원이 넘는 가격이라니, 크기가 얼마나 크길래 그럴까? 우리가 주문한 것은 반마리 세트, 닭구이 반마리와 닭발, 똥집, 닭볶음탕이 전부 나오는 구성이다. 전부 닭, 닭뿐이다.
술을 시켰더니 커다란 양철 양동이에 얼음을 가득 담아준다! 한 병씩 깔짝깔짝 주문하지 말고 그냥 옆에 두고 꺼내 먹으라는 의미다. 맥주도 시원함이 유지된다. 강가에 캠핑을 가서 아이스박스에서 술을 꺼내먹는 기분이 들어서 엄청 즐거웠다.
시작부터 닭 요리다. 애피타이저로 닭죽이 작은 그릇에 나왔다. 백숙처럼 걸쭉하고 고소한 것이 맛있다.
터질듯한 계란찜, 폭신폭신한 것이 아주 맛있다. 계란 역시 닭에서 났으니 닭요리라고 할 수 있다. 밑반찬은 파지리와 김치 정도가 전부다. 그나저나 깻잎이 바짝 붙어있다. 한창 깻잎 떼주기 논쟁이 유행할 때 방문했었는데, 덕분에 앞에 앉은 사람이 시끄러워졌다. 그놈의 깻잎이 뭐라고.
뜨거운 숯불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요새 숯불 쓰는 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오랜만에 열적외선을 쐬니 좋다.
닭구이는 전부 초벌로 반쯤 익혀서 나온다. 우선 뼈가 있으면서 두꺼운 부분은 잠시 빼 두고, 껍질과 살코기 부분을 먼저 석쇠에 올린다. 반마리치고는 양이 꽤 많다. 진짜 촌닭 노계를 쓰나?
얇은 부분이라서 강한 숯불에 순식간에 익어간다. 돼지갈비처럼 옅게 나는 달콤한 향기가 식욕을 자극하고 있었다. 구운 닭 특유의 냄새가 참 맛있다. '닭고기를 석쇠에 구웠다.'라는 행위가 닭고기 맛에 큰 차이가 있을까 의문이다.
구운 치킨과는 다르게 바삭바삭하고 쫄깃한 식감이 있다. 소금에 찍어서 한 입, 소스에 찍어서 한 입. 달콤짭잘한 것이 분명 맛있는데, 비교할만한 음식을 찾지 못하겠다. 바짝 구운 오리고기의 느낌과 비슷하려나.
깻잎과 파절임과 함께 쌈 싸서 먹으면 이상하게 숯불 돼지갈비 느낌이 난다. 생소한 음식이다 보니 이런 느낌이 꽤 기껍다.
생 닭근위, 대부분 반조리 상태로 포장된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싱싱한 상태는 처음 본다. 보기만 해도 쫄깃하다.
얇아서 빨리 익기 때문에 석쇠 가장자리에 두고 천천히 익혔다. 질길 정도로 쫄깃하고 짭짤한 것이 정말 맛있다.
똥집을 익히면서 드디어 뼈가 붙은 닭고기를 올렸다. 거의 탈 때까지 익혀주자. 이것도 뼈 있는 갈비를 익히는 것이랑 비슷하다.
닭고기를 이렇게 구워 먹으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익숙한 음식인 치킨이 눈앞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이 어색해서 그런가 보다. 그나저나 뼈에 붙은 닭고기가 훨씬 맛있다. 반마리다 보니 닭다리와 닭봉이 하나뿐이다. 반마리임에도 양이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닭발,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딱 배부를 때쯤 나오기 때문에 입가심으로 좋다. 매콤하고 쫄깃한 것이 맛있다.
닭도리탕, 역시 작은 양은 냄비에 담겨서 나온다. 고추장 맛이 강하고, 걸쭉하고 칼칼한 것이 소주 안주에 좋다.
닭 떡국, 서비스로 받은 닭떡국이다. 시원하고 칼칼한 닭 육수에 가래떡, 계란, 닭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넣었다. 배가 부른데 술술 들어가는 맛이다.
대충 세어도 지금 이 식사 한 번에 8가지의 닭요리를 씹고 뜯고 즐겼다. 굽고 볶고 삶고 등등 닭고기는 정말 무궁무진한 식재료라고 생각한다. 정말 맛있다.
비싼 가격에 살짝 걱정했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운 양과 맛이어서 좋았다.
정가네 촌닭 숯불구이
061-281-9289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1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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